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대관으로서~통치와 군무~ ――126――
    2022년 04월 12일 04시 31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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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28/

     

     

     

     대관의 정벌군이 안하임을 나왔다고 알게 된 다고파는, 그걸 일단 지나쳐가게 할 셈으로 길에서 떨어진 함몰지로 집단을 이동시켰다.

     

     "왕도에서 온지 아직 한 달 정도의 대관이라면, 이쪽이 지리에 밝지. 장소를 알기 쉬운 제가스나, 얼쩡거리고 있는 그라낙 쪽으로 갈 거라고."

     

     촌락을 습격해 얻은 고기를 뜯으면서 다고파가 중얼거렸다.

     

     "이 부근에는 물이 없으니 내일 정도에는 이동해야만 하겠는데요."

     "그 정도는."

     "으악!?"

     

     참아라, 라고 말하려던 다고파의 말을 끊는 듯, 비명이 울렸다. 무슨 이인가 하며 주변을 돌아본 순간, 다시금 몇 명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두목, 저쪽입니다!"

     

     수하 1명이 언덕 위를 가리킨다. 능선에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늘어서서는, 언덕 위에서 계속 슬링으로 돌을 던지고 있었다.

     

     "저놈들!"

     "저 녀석들 죽여버린다!"

     

     여러 산적이 잡다하게 모인 것이 화근이 되었다. 다고파가 뭔가 말하기도 전에, 몇몇 남자들이 검을 뽑고는 언덕 위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몸을 숨길 수도 없는 경사를 올라오는 것이다. 방패라도 없으면 무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먼저 그 남자들이 다음 투석을 받고 비명을 지르며 연이어 쓰러졌다. 어깨를 직격 당해서 발버둥 치는 남자는 운이 좋은 편이고, 안면에 돌을 맞은 남자는 대각선으로 쓰러지더니 꿈쩍도 안 한다.

     

     "저 바보놈들!"

     "괜찮을 겁니다, 두목. 녀석들 대단한 무기도 없다구요."

     

     옆에 있던 부하가 그렇게 말해서 다시 보니, 확실히 슬링을 휘두를 뿐이고 활도 방패도 갖고 있지 않다. 잘 보면 갑옷에도 통일성이 없다. 그중 1명은 슬링조차 갖고 있지 않다.

     

     "어느 습격당한 촌락 녀석들이 사냥꾼이라도 고용했나?"

     "그럴지도 모릅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사람이라면 지리에 밝은 것도 납득이 간다. 혀를 찬 다고파는 바로 결단했다.

     그는 검을 뽑으면서 주변을 압도하는 함성을 질렀다.

     

     "아그들아, 저 파리들을 쳐 죽여라!"

     

     그렇게 말하고서 자신이 선두에 서서 언덕을 달려 나간다. 뒤늦게 부하들도 달려갔다. 그러자 언덕 위에 있던 무기가 없는 남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손을 내저었다. 손에 들고 있던 금속판이 반짝거린다. 길게 2번, 짧게 2번.

     뛰어오른 산적들한테서 몸을 숨기려는 듯, 언덕 위에 있던 슬링 집단이 일제히 능선의 저편으로 달려서 내려갔다. 다음 순간, 능선상에 무수한 창이 숲처럼 일어났다. 중턱까지 달려왔던 산적들이 깜짝 놀란 듯 다리를 멈춘다.

     동시에, 오른편에서 비명이 일어났다.

     

     "기병이다, 기사단이다!"

     

     목소리에 응해 모두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기병 쪽을 바라본 것은, 사람의 심리일 것이다. 하지만 곧장 자신들이 비명을 지르는 일이 되었다. 언덕 저편에서 숨어있던 창병이 일제히 능선을 건너서, 함성과 함께 대려온 것이다.

     곧장 무수한 비명과 절규가 언덕 경사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더러운 가죽 갑옷을 입은 사람이 얻어맞고 꿰여서 지면을 붉게 물들인다. 옆에서 뿜어 나온 선혈에 겁먹고 도망치기 시작한 산적의 등에 주저 없이 창이 꽂히자, 남자는 소리 없이 그 자리에 허물어졌다.

     

     언덕 위에서 경사를 내려오면서 창을 다루는 보병들이 산적 집단 자체를 돌파하는 것처럼 함몰지까지 도달하자, 그곳에 시간차로 밀고 들어온 기병이 편자와 무기로 유린하기 시작한다. 앗 하는 사이에 아비규환의 혼란은 일방적인 전장으로 바뀌었다.

     

     "바보 같은....."

     "집중력이 부족해."

     

     냉랭한 목소리로 다고파의 중얼거림에 대답하면서 눈앞에 선 자는, 귀족은 아니지만 잘 벼려진 칼날 같은 남자였다. 다고파는 등줄기에 서늘한 것을 느끼면서도, 검을 다시 들었다.

     

     "니, 니놈, 누......"

     

     누구냐, 라는 말조차 할 수 없었다. 날카롭게 휘두른 상대의 검을 받아내는 것이 겨우였다. 주변에서 부하들이 연이어 절규를 내지르며 쓰러지는 와중에, 산적으로서 조금 폭력에 익숙하다 해도 보다 실전에 익숙한 용병을 상대하기에는 짐이 무거웠던 모양이다.

     불쑥 휘두른 검을 밑에서 차올리자, 검이 손에서 떨어져서는 공중을 크게 난다. 무기를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 다고파는 몸을 날려 도망치려고 했지만, 달리려는 순간 무수한 돌멩이가 날아와서 그중 하나가 정강이에 직격 당했다.

     

     굵은 목소리를 내며 다고파가 그 자리에 쓰러진다. 투석을 그만두도록 지시를 내린 슌첼이 다가가며 구속시키도록 지시를 내리며 말을 걸었다.

     

     "훌륭했습니다, 겟케 경."

     "베는 편이 편했을 텐데."

     

     묶여서 꼼짝달싹을 못하게 된 산적 두목을 바라보면서, 겟케가 입을 열었다.

     

     "돌이라면 이쪽을 얕볼 거라는 베르너 경의 판단은 맞아들었구만."

     "군에서도 돌은 자주 씁니다만."

     

     하지만, 기사단과 병사는 활을 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보통 힘을 과시하며 날뛰던 산적에게 있어, 화살이라면 몰라도 투석으로 당한다는 것은 체면을 구기는 문제였음이 틀림없다.

     그런 이유에서 먼저 슬링의 공격을 지시한 베르너의 책략이 멋지게 적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베르너 경은 뭐 하고 있지."

     "이미 창병을 이끌고 유격전에 들어갔습니다. 항복은 전혀 허락하지 않고, 그 방향으로 몰아세운다고 합니다."

     "예정대로구만, 알겠다."

     

     겟케가 자기 부대한테 장비를 갖추도록 지시를 내리자, 슌첼도 끝에서 남은 산적들의 숨통을 끊은 뒤에 뒤를 쫓겠다는 취지를 전하고, 두 사람은 바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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