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대관으로서~통치와 군무~ ――129――
    2022년 04월 12일 13시 11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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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31/

     

     

     

    부근의 촌락에 모험가들 뿐만이 아닌 기사와 병사들까지 도착했다는 수하의 보고에, 세가스는 곧장 부장격인 아이크슈테드를 불렀다.

     

     "어, 아이크. 예상대로 녀석들이 온 모양이라고."

     "......그런 모양이군."

     

     아이크슈테드의 안색은 밝지 않다. 그보다도, 어딘가 포기에 가까운 표정이 엿보인다. 그런 아이크슈테드를 본 세가스는 웃음을 터트렸다.

     

     "네 예상대로잖아. 이거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예상대로였기 때문에, 빨리 여기를 벗어났어야 했다."

     

     두령의 느긋한 발언에, 아이크슈테드는 그것만을 짧게 대답했다. 유리한 지형을 얻어 일시적인 거점으로 만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다른 소규모 산적과의 알력에서 일방적인 우위를 점한 일 때문에, 세가스는 이 땅에 뿌리를 박으려고 움직이고 만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에 어긋남도 생겨났다. 아이크슈테드는 다른 집단과 합류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세가스는 먼저 자신을 따르라는 태도의 사자를 다른 집단에게 보내고 말았기 때문에, 완전히 독립되고 만 것이다. 얄궂은 일이지만, 단순히 이용하기 쉽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너무 단순해서 아이크슈테드가 낙관적인 시점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생긴 현재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식량부족도 비관적인 쪽으로 생각이 흐르는 원인이기도 하다. 모험가 집단이 촌락에 들어온 뒤로부터 식량을 얻을 수 없게 된 시점에서 굶주릴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이 언덕의 우위성에 사로잡힌 세가스는 이동을 계속 거부했던 것이다.

     세가스와 아이크슈타드에게 있어 가장 불행했던 것은, 그들 자신의 태도가 화근이 되어, 다고파와 그라낙의 생존자들도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보면에서도 그들은 독립되고 말았는데, 본인들이 알 여지도 없었다.

     

     "두목, 녀석들이 옵니다."

     "왔구만."

     

     어두운 표정인 아이크슈테드를 방치하고서 건물을 나온 다음, 급조한 방책에서 언덕 밑을 바라본 세가스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띄웠다.

     

     "저 녹색 판하고, 뒤의 탑 같은 것은 뭐냐."

     "모르겠습니다."

     

     수하 중 1명이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누구도 그 이상 대답하지 않는다. 무리도 아닐 것이다. 산적이나 평민 출신이 캐터펄트라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쪽이 많은 것이다. 그리고 그 밑부분이 숨겨진 상태라면 '나무의 무언가'라고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잠시 그 주변에서 병사들이 움직이는가 싶더니, 거대한 소리와 함께 어린이의 머리만한 돌이 울타리 안으로 날아오자 산적 내부가 시끄러워진다.

     

     "뭐, 뭐냐 저건."

     "투석기..... 저런 것까지 갖고 온 건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달려온 아이크슈테드가 물체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놀람의 소리를 내었다. 그 후, 날아온 두 번째 돌이 울타리의 외측에 떨어져서 지면을 움푹 파이게 했다.

     

     "큰일날 뻔했네......"

     "하, 하지만 명중률은 좋지 않아 보인다고."

     "어이 아이크, 차라리 뛰쳐나가서 저걸 불태울까."

     "안 돼, 판 뒤에 있는 병사들은 크로스 보우를 장비하고 있어. 다가가기 전에 피해가 커질 거다."

     "쳇."

     

     혀를 차던 세가스였지만, 이윽고 약간 안심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계속 날아오는 돌이었지만, 의외로 인적피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타리 안에서 우왕좌왕하던 산적들도 돌이 떨어지는 순간에만 신경 쓰고는 있지만, 처음 정도의 동요는 없었다.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구만."

     "애초에 성벽 등을 파괴하기 위한 거니까. 여러 개라면 몰라도, 1기만으로 이런 곳에서 써도 그다지 의미는 없지."

     

     그런 만큼 왜 이런 곳에 투석기를 가져왔냐면서 아이크슈테드가 의문을 품었을 때, 새로운 그림자가 날아왔다. 거점의 거의 중심에 떨어진 그것이, 나무가 쪼개지는 소리를 내며 터진 직후, 시끄러울 정도의 날개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소리의 정체를 이해한 여러 도적이 절규하였다.

     

     "버......벌이다아아아아!?"

     

     세가스와 아이크슈테드조차 얼어붙었다. 지면에 떨어진 통 속에 있던 벌집이 파괴된 벌 무리가, 검은 덩어리가 되어 주변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곧장 주의가 아비규환의 도가니로 변했다.

     

     "아얏, 아파앗!!"

     "살려줘어어어어!"

     

     사람을 죽이기를 주저하지 않는 산적들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쳐 다니고, 무기를 버리며 도망치려고 우왕좌왕한다. 하지만 도망칠 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울타리로 둘러싸인 그들의 요새는 그대로 그들 자신을 가둔 감옥이 되어버렸다.

     

     "뭐, 뭐, 뭐......."

     

     세가스도 아이크슈테드도 급변한 눈앞의 상황에 대응방법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망연자실한 사이 벌의 무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은 사태를 이해하기보다도 먼저 얼굴을 공포로 일그러뜨렸다.

     

     

     

     "남겨둬도 별 수 없으니 전부 쏴버릴까."

     "벌집은 단맛이 나서 귀중품인데 아깝군요."

     

     베르너의 지시에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슌첼이 지시를 내리자 투석기를 움직이던 병사가 핼쑥한 표정 그대로 날개소리가 나는 통을 설치한다.

     그대로 재빨리 멀리 가버리라는 듯한 속도로 병사들이 투석기를 조작하자, 새로운 통이 산적들이 농성하던 울타리 안으로 날아갔다. 새로운 비명이 여기까지 들려온 듯한 기분도 들지만 착각일지도 모른다.

     벌집이 든 통이 멀리 날아감에 의해, 병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지은 것은 사실이다.

     

     "벌집을 날려버리다니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만."

     "그래?"

     

     어이없다는 듯 홀츠데페가 중얼거리자, 베르너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생에서는 역병을 퍼트리기 위해 일부러 투석기로 성내에 시체를 던져 넣은 예도 있을 정도라서, 베르너가 보기에는 그리 이상한 일을 하는 감각은 없다.

     하지만 벌통을 통째로 나무통에 넣어서 들고 와달라고 의뢰한 모험가들한테는 다른 할 말도 있을 것이다. 숙련된 전투 집단인 겟케의 용병단원들조차 뭐라 말할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기 때문에, 그들도 모험가들에게 동의하는 걸지도 모른다.

     

     "벌집을 연기로 쐬이면 벌이 도망가거나 잠잠해진다니 몰랐습니다."

     "나도 듣기만 했을 뿐이지만. 그리고 연기로 벌이 죽거나 하는 것도 아닌 모양이고."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생의 티비 프로에서 벌집 구제를 하는 모습을 봤을 뿐이다.

     

     "벌집 채로 통속에 넣어두면 벌 안에 있는 여왕벌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니까. 그 뒤에는 야간에 뚜껑을 덮고 그대로 옮길 뿐이지."

     "그것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잘 된 모양이라 다행이라며 베르너는 안심하고서 다시 한번 산적이 세운 울타리로 눈을 향했다. 슌첼의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은 무시하고 있다. 확실히 귀족답지 않은 지식이라는 자각은 있기 때문에, 그 이상 지적받고 싶지 않았던 베르너는 주제를 바꿨다.

     

     "하지만, 투석기는 준비에 시간이 걸리네."

     "익숙함의 문제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설치형의 용도로 쓰는 편이 무난하겠다며 내심 평가를 낮췄던 베르너의 시야에, 산적이 만든 울타리에 설치된 문이 열리면서 벌에 내쫓겨 도망치듯 오는 사람의 집단이 눈에 들어왔다.

     

     "크로스 보우 준비."
     "준비 끝."

     "쏴라!"

     

     벌한테서 도망쳐 온 산적이, 베르너가 명령을 내릴 필요도 없이 전선에 있던 노이라트의 지시에 의해 노궁대의 일제사에 의해 고슴도치로 바뀐다. 그 자리에 철퍼덕 쓰러진 도적을 곁눈질하면서, 베르너는 횃불의 준비를 지시했다.

     

     "뒤처리가 큰일이네."

     "벌집 남았을까요."

     "남았으면 먹어도 돼."

     

     역시 이 상황에서는 벌을 태울 수밖에 없다. 산적보다 그쪽이 번거로울지도 모르겠지만, 아군의 피해라는 의미에서는 방심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이다. 노이라트의 농담에 이쪽도 가볍게 대답하면서, 베르너는 병사에게 주변 경계의 지시를 내리고 벌이 피로해서 움직임이 느려질 때까지의 시간을 두뇌운동으로 보내기로 했다.

     사실 거의 괴멸한 산적보다도, 피해를 입은 촌락에 대한 보상문제 쪽이 지금의 베르너에게 있어서는 중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벌을 구제하면서 산적의 거점을 확인하는 동안, 그들은 몇 명의 생존자를 포로로 잡게 되었다.

     


     성 안에 벌집을 던져 넣은 예는 실제로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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