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9 창공⇒cherry tree/In the dark scene42022년 04월 09일 16시 23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62/
유리 바닥에 떨고 인파에 떨고 너무 놀래서 조금 지치기 시작했을 무렵, 시설 안의 까페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하지만 식사 시작 전까지는 촬영을 하고, 도중에 편집을 할 것이니 잠깐 카메라를 쉬고서 스탭들이 영상 체크를 하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긴다.....는 흐름이 된다고 한다.
"아무거나 주문해도 된다고 해."
절경의 자리에 걸터앉고서, 이제야 한숨 돌린다. 오우카 씨도 그렇게 말해줬으니, 린과 어깨를 맞대며 메뉴를 바라본다.
"카레라이스가 귀엽지만, 햄버그를 먹고 싶어."
"토핑도 있어, 린쨩.""그렇게나 다 못 먹어."
"그럼 린쨩이 햄버그 정식에, 내가 카레면 어때?"
"그래도 돼?"
고개를 갸웃거리는 린에게, 나는 "나도 카레를 먹고 싶었어." 라고 전했더니 동의한다.
"응, 그러자."
"고마워! 역시나 친구야!"오우카 씨는 믹스 샌드위치인가. 으음, 스마트한 어른이다.
요리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은, 잡담 타임이다. 영상을 쓸지 안 쓸지는 이후의 방송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은 이곳의 잡담도 촬영한다고 한다. 큐 카드에는 '오우카 씨한테 물어볼 일은 있어?' 라고 쓰여 있다. 묻고 싶은 일인가~ 그래.
"스승님은 어째서 배우가 되려고 생각했나요?"
고민하는 사이, 린이 물어보았다. 하지만 사쿠라의 이유는 분명ㅡㅡ
"어쩌다 보니, 려나."
"예?"
"어설픈 기분으로 배우가 되었지만, 그 후에 진심으로 배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단다."
"왜 진심으로 하려고 생각하셨나요?"
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오우카 씨는 어딘가 그리워하는 듯 미소 지었다.
"동경하던 사람이 있었거든. 그 사람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나는, 데뷔하고서 진정한 의미로 배우가 된 거란다."
팔을 괴고는 물에 들어간 와인잔을 흔든다. 얼음이 돌아서 선명한 창공을 머금었던 물방울이 식탁에 떨어지자, 오우카 씨의 그리워하는 표정이 쓸쓸한 미소로 바뀌었다. 뭔가, 말해야 해. 그렇게 조바심이 유혹한다.
키리오 츠구미가 죽고 20년 동안 계속 싸워온 키리타니 오우카라는 여배우에게, 아직도 그날의 꿈의 잔재를 쫓고 있을 뿐인 내가 말할 것이 있을 것인가, 하고.
고동이, 가슴을 뚫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 사람이 여행을 떠나자, 난 나아가야 할 길을 헤맸지.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지탱해 준 덕에, 다시 한번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어. 그러니, 내가 여기 있는 것은 모두의 덕택이야."
그렇게 칸의 무대에 올라갔을 것이다. 그렇게 지금에 이르는 명배우가 되었을 것이다. 그 길이 상냥함에 의해 지탱되었다면, 그걸 받아들일 만큼이 마음을 그녀가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면, 그 이상으로 좋은 일은 없다.
키리오 츠구미는, 이미 사쿠라에게 걸 말은 없다. 자격도 없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그녀는 제대로 스스로 선택해서 도착한 것이다.
"...... 주문한 요리가 나온 모양이네."
"오, 앗싸! 스승님~ 고맙습니다. 그, 스승님의 얘기를 들어서 기뻤습니다."
"저도! 저도 오우카 씨의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어요."
"그래, 다행이구나." 하면서 오우카 씨는 다시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런 표정을 지을 줄 알게 되었네.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이었다.
"그럼, 식후에는 내 동경하는 사람편에 들어갈 테니, 제대로 먹어두렴."
"오오, 스승님의 스승님이다!"
엥.
어, 정말로?
동요를 억누르는 듯이, 있는 힘껏 먹방에 들어간다. 난 이제부터 무엇을 듣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등줄기가 서늘해지고 식은땀이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식사를 끝내고 차가운 음료로 입가심. 그동안은 카메라도 멈추고, 우리들도 휴식이다. 어깨의 힘을 뺀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렇게 있을 수도 없다.
왠지 묘하게 득의양양하게, 그리고 즐거운 듯한 오우카 씨가, 두근대는 린과 진저리가 난(표면상으론 린과 다르지 않지만) 내 앞에서, 하필이면 '키리오 츠구미'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내가 동경하는 사람, 키리오 츠구미에 대해서, 두 사람은 뭔가 알고 있니?"
"예! '용의 무덤'의 악령~!"
"음, 호러 여배우, 였죠?"
"후후. 둘 다 정답. 참 잘했어요를 줄게요."
오우카 씨는 손끝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기분 좋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나서 "그럼, 보충할게." 라고 운을 떼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키리오 츠구미. 1970년 7월 27일생. 좋아하는 것은 공포영화, 좋아하는 음식은 청어, 싫어하는 음식은 딱히 없음. 싫어하는 것은 노력을 짓밟는 사람. 2000년에 이 세상을 떠나기까지 수많은 공포영화에 출연해서 그 이름을 남긴, 호러 업계의 레전드. 비단처럼 선명한 흑발과 어스름처럼 깊고 아름다운 흑안에 매료된 사람은, 그 마음이 심연으로 끌려간다고도 일컬어질 정도인, 아름답고 영리하면서도 자애로 가득 찬 최고의 명배우야."
논스톱이었다. 아니 논브레스였다. 한숨에 전부 말해버린 오우카 씨의 모습에, 무심코 질리고 만다. 아니 잠깐, 나 그렇게나 대단했나?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해서, 너무 부풀리지 않았어? 부풀린 거지?
유창하게 말하는 오우카 씨를 말리는 사람은 없다. 일부 스탭들은 얼굴에 '또 시작했다'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이랬어? 어째서......
"오오~ 대단해! 무서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멋진 분이었단다. 어렸던 나를 대등하게 보아줬던 사람이었다. 상냥하고 강하고 전대미문이고ㅡㅡ조금, 얼빠진 면도 있었구나. 그 인간미가 그분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고는, 요즘 들어서야 겨우 생각해냈지만."
키리오 츠구미는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인식에서도 변함없다.
"과음해서 벤치에서 잠들려 하는 츠구미 씨를 말린 적도 있었단다. 빈곤했던 시절 골판지 상자에 간장을 뿌려서 먹으려고 했다고 표현하려던 츠구미 씨를 말린 일도 있었고. 천장에 들러붙는 연습을 대기실에서 하는 바람에, 카키누마 씨가 화난 표정으로 설교한 일도 있었지. 나도, 유통기한을 넘겼는데도 먹으려던 츠구미 씨한테 설교한 적이 있었단다."
엥, 아, 잉?
왠지 조금, 흐름이 수상해졌는데요!?
"이걸로 가자고 정했으면 기묘한 수단으로 실행하고 마는 사람이었지. 길거리 싸움의 중재를 위해 무서운 연기로 끼어들어서 싸우던 두 사람을 울렸던 사람이었어. 생일선물이라고 하면서 사람이 들어가는 상자를 보내자, 보나 마나 츠구미 씨가 들어있겠지 하고 열어보려고 했더니, 집배원으로 분장했던 츠구미 씨에 놀라서 주저앉았던 일도 있었지."
얼굴에 열기가 모이는 것을, 필사적인 연기로 수습한다. 현대에는 과거의 부끄러운 실태를 '흑역사'라고 부르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지금, 나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흑역사를 까발려지고 있다. 아니, 잠깐, 이런 전개가 되리라고는 예상도 못했는데!?
"같은 이름이지만, 츠구미와 전혀 다르네."
"응 맞아 맞아.""? 음."
린의 말에 재빨리 맞장구친다. 그, 그렇지, 이야~ 완전 다르지. 알지 알아. 이제 진정되었다, 는 걸로 그만 좀 부탁할 수 없을까요?
"전부 다 요란스럽고 간담이 서늘해졌으며, 그럼에도 별하늘처럼 반짝였던, 즐거운 추억. 나의 소중한 보물상자. 츠구미 씨가 준 선물이란다."
"오우카 씨......"
부드러운 얼굴이다.
"후후, 선물이라고 말하니, 산타클로스의 분장도 했었네. 여러 수단을 강구해서 침입해왔길래, 설교했었지. 위험하잖아요! 라면서."
응, 그런 일도 있었구나. 어라 하지만, 그래, 분명.
"잔소리는 이듬해에 했었고, 처음에는 기억이 날아간 바람에 산타클로스를 볼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나날이 이어져서ㅡㅡ"
왠지, 빨간 옷을 볼 대마다 비명을 지르며 내게 뛰어들었었지. 그립네. 이듬해, 이번에는 조금 더 부드럽게 가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산타클로스 세트에 숨어들었지만, 그때는 정체가 발각되었지. 그래서 작년의 기억을 떠올렸다는 흐름이었다.
그때의 사쿠라는 정말 무섭고도 귀여웠는데. 험상궂은 표정이라서 무릎 꿇고 있었지, 나.
그렇게 감상에 젖어있지, 갑자기 시선을 느꼈다.
똑바로, 그야말로 유령이라도 보는 것처럼 날 바라보는 오우카 씨의 모습.
음, 아니, 잠깐만. 나 지금, 그녀한테 뭐라고 말했지?
"어떻게, 츠구미쨩이 그걸 알고 있니?"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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