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9 창공⇒cherry tree/In the dark scene1
    2022년 04월 08일 23시 49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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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9/

     

     

     

     도쿄의 심볼이라고 한다면 물 떠올릴 것인가. 도쿄 도청, 아사쿠사, 아오야마 묘지, 센다가야 터널......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가장 추억에 남는 것은 도쿄타워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외부 계단을 오른 일도 있어서 감개무량하다.

     

     "로케, 인가요?"

     "네."

     

     CM이후에는, 키리오 츠구미 시절에 경험이 없었던 일, 로케이션 형식으로 명물을 찾아다니는 방송 일이 들어왔다고 한다.

     친가의 거실(부부 2명 정도는 거주할만한 사이즈)의 소파에 걸터앉아서 코하루 씨의 이야기를 듣는다. 설마 이 내가, 거리를 걸어 다니는 종류의 일을 하게 될 줄이야.

     

     "전날, 키리타니 오우카 씨의 다큐멘터리 특집이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알고 계신가요?"

     "아뇨, 모르는데요."

     

     잡지 등에서의 평판은 보고 싶지만, 이렇게 빨리는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

     

     "그런가요. 그럼, 이쪽을 봐주세요."
     "음......"

     

     코하루 씨는 탁자 위에 놓인 노트북을 가리켰다. ......하지만 조오금 보기 어렵다.

     

     "저기, 무릎 위에서 볼 수 있을까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코하루 씨는 날 조심스레 들어올려서 무릎 위에 올려주었다.

     

     "무겁지 않나요?" 

     "네. 지금이라면 무상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답니다."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코하루 씨는 때때로 이상한 말투를 쓴단 말이야. 도라도 닦나?

     컴퓨터 모니터에 비친 것은, 인터넷 뉴스라는 것이었다.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어있는데, 여러 건이 투고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래, 컴퓨터로 뉴스를 볼 수 있다면 예전처럼 잡지나 인터뷰가 전부는 아니겠네. 반응이 신선하고 바로 볼 수 있다니 흥미로워. 여론조사가 쉬울지도.

     

     "스크롤할게요."

     "네."

     뉴스의 제목은 '오디션의 큐트한 우정'이다. 내용은, 방영된 오디션 영상과 함께 나와 린이 손을 붙잡고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나와 있다.

     

     댓글은 설마 이 정도라니, 라는 솔직한 반응이 주류였다. 승자인 린이 주목받는 것은 알겠지만, 패자인 나까지 그런 식으로 말해주다니.

     아니 그건 그렇고, 편리한데. 이렇게 매일 즉각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신선하다. 입술이 풀어지려는 것을, 양손으로 틀어막아서 견딘다. 좋든 나쁘든 반응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무반응이 제일 무서운 법이니까.

     

     "이렇게 두 분의 우정이 정말 주목받고 있습니다."
     "으음, 이거?"

     

     55건의 댓글이 있는 항목을 가리키자, 코하루 씨가 그걸 열어준다. 물론 고평가뿐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이 두 사람의 방송을 보고 싶어." 라는 것이었다. 다른 기사를 보아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자. 이런 의견을 토대로, 매번 연예인을 초대해서 각지를 도는 로케이션 방송의 출연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어떠신가요?"

     "물론 할게요!"

     "후후ㅡㅡ츠구미 님이라면 분명 그리 말씀하실 거라 생각했답니다."

     

     도쿄의 심볼이며 도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면, 역시 도쿄타워일 것이다. 

     

     "혹시 어른 출연자도 있나요?"

     "네. 츠구미 님의 선도역으로서 한 명 더 있는데, 츠구미 님도 잘 아는 분이랍니다."

     "네? 음~ 카키누마 씨 같은?"

     

     퍼뜩 뇌리에 떠오른 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던 댄디한 남성, 카키누마 씨였다. 하지만 코하루 씨는 작게 웃음 짓더니 나를 무릎에 태운 채 컴퓨터의 화면을 조작했다.

     그곳에 떠오른 글자에, 나는 그만 "아." 하고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키리타니, 오우카."

     

     

     

     키리타니 오우카.

     다름 아닌 전생부터의 지기이며, 현생에서는 아주 약간 복잡한 감정을 품은 상대.

     사쿠라의 현재의 이름이었다.

     

     

     

     

     

     

     

     

     

     

     

     

     

     

    ――/――

     

     

     

     새하얀 방. 심혈을 기울인 방음실. 모니터의 앞에서, 츠나기는 단지 메시지를 기다린다. 사랑으로 안절부절못하는 것처럼? 원망하는 것처럼? 아니, 단지, 주어진 지령을 읽어 들이는 기계처럼, 감정이 보이지 않는 눈동자로.

     시간이 정지되고 만듯한 조용함 속. 갑자기, 경쾌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팝업된다. 츠나기는 기다렸던 답신이 오자 감정을 움직이지 않고 열어보고서는, 찬찬히 메시지를 읽기 시작했다.

     

     '아역 배우의 방송에, 우연을 가장한 난입?'

     

     과연, 이라면서 츠나기는 작게 중얼거린다. 저쪽의 기반다지기가 안정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장소는......그렇구나.'

     

     도쿄의 심볼. 당연히 그곳에 있는 사람은 많다. 문제는 촬영 현장까지 발각되지 않으면서도 타이밍 좋게 난입할 방법이었지만, 츠나기는 그쪽에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면, 요루하타 린은 공식적으로 '츠나기 채널을 보고 있다' 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게 쓴맛을 보는 것은 이제 끝. 이제부터는 내 시대야ㅡㅡ키리타니 오우카.'

     

     츠나기는 일어서고는, 잡다하게 놓인 선반에서 모자를 들고 일어나서 깊이 눌러썼다. 감긴 눈. 심호흡. 눈을 떠보면 이제, 자신의 세계다.

     

     

     

     

     

     "자, 오늘도 ■■■를 시작하자."

     

     

     

     

     

     변혁의 때가 다가온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말해주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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