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9 창공⇒cherry tree/In the dark opening
    2022년 04월 08일 22시 56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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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8/

     

     

     

     방음실. 츠나기는 통신장비의 앞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화면에 비치는 것은 엊그제 공개했던 생방송의 영상이다. 키리타니 오우카의 다큐멘터리의 선전으로서 오디션 풍경이 공개되자, 세간은 그 화제로 가득했다. 이 가장 무르익은 타이밍에, 츠나기도 때맞춰 편승하는 척하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그 심사에 참가했던 츠나기로서는, 역시 소라호시 츠구미의 완성된 실력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왜냐면 그 결말조차 츠구미의 손바닥 위였던 것은 명백했으니까. 그래서 그걸 양념삼아 약간의 방송을 했었다.

     

     

     『그러고 보니 모두들 알고 있었어? 놀랍게도 이번의 요루하타 린쨩은, 키리타니 오우카의 제자래!』

     

     

     화면 저편의 자신이 말한다. 그러자 그러자 어떤가. 순수하게 감탄하는 댓글도 물론 있지만, 인터넷 사회, 기명의 댓글란이란 것은 한결같이 대담해진다.

     대담한 목소리는 무리의 안에서 심플하고 거대한 목소리가 되어, 소수파는 흡사 대다수 사람의 의견으로서 받아들여지고, 그것은 이윽고 커다란 파도가 된다.

     

     

     

     『그거, 편애 아냐?』

     『자기 제자를 이기게 했다는 뜻?』

     『심사를 봤었는데, 그거 상대쪽 아이도 대단했던걸』

     『난 누가 더 좋은지 모르겠어』

     『소인의 요정이 괴롭힘당한다는 뜻이오!?』

     『나쁜 아이 역할인데도?』

     

     

     

     그리고 커다란 파도가 되면 인터넷 뉴스에 실리고, 인터넷 뉴스는 간단히 기자를 움직이고 기자는 키리타니 오우카와 그 주변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는 말하기 어렵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여태까지는 한둘에만 집중해 있던 세간의 시선에 구멍이 난다. 그 구멍이야말로 츠나기가 원하던 것이었다.

     

     

     『ㅡㅡ그래서,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시유~』

     

     

     방송 종료가 되었는지 확인을 끝낸 츠나기는, 등받이에 기대서 한숨을 지었다. 정보의 정리, 발신, 조작. 전부 츠나기가 계속해왔던 일이다. 의자 위에서 한쪽 무릎을 품고, 넘쳐흐르는 듯한 한숨과 달성감. 이제부터의 일을 상상하고, 예상하여, 다음을 위해 움직이는 루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예상대로 소란이 커진다는 패턴. 다음으로는 커지기 전에 진화되는 패턴. 이쪽도 큰 불씨는 남는다. 그리고 생각 외로 화제에 오르지 않는 패턴. 이것은 따로 큰 사건이 생기면 일어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운이 나빴다며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일단, 씨앗만은 남는다.

     채점은 바로 이루어진다. 지금부터 키리타니 오우카의 의혹을 질문하는 생중계가 이루어진다. 사전에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을 때 돌격하면, 부정의 말에도 힘이 실린다. 츠나기도 저것이 결코 편의를 봐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틀린 점도 있겠지만, 그것을 진실처럼 듣게 된다면, 그리고 그것에 정열적일수록 분노가 담긴 부정을 하는 법이다. 단순한 인간의 심리다.

     

     '격앙? 아니면 냉정을 가장해? 태연하게 보일지도? 당신은 어떤 분노로 소리없는 소문이라는 악의에 맞설지, 보여줘.'

     

     모니터를 티비 중계로 바꾼다. 오른쪽 위에 뜬 자막에는, '키리타니 오우카, 아역 배우에게 편애?' 라는, 약간 도발적인 글자가 떠 있다.

     이제부터 방송국에 들어가려는 키리타니 오우카를 막아선다. 매니저를 스스로 하는 그녀에게, 방파제가 될 만한 사람은 없다. 달려오는 보도진을 보고서, 키리타니 오우카는 품위 있는 몸짓으로 선글라스를 벗으며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

     『엥, 아, 안, 안녕하세요』

     

     

     

     기자들의 기세를 꺾는다. 설마 이런 기세로 오는 사람들한테 저렇게 부드러운 행동으로 대응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츠나기 또한 예상외의 모습에 안 좋은 예감을 느끼고는,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이, 이번 심사 말인데요, 듣자 하니 합격자는 키리타니 씨의 제자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후후, 왠지 오래된 말투네요. ㅡㅡ네, 린은 제가 사사하고 있지요』

     『그럼 이번 아역 심사에서도 역시 약간의 편들기가ㅡㅡ』

     『아아! 그런가요, 심사기준이 신경 쓰이는 거네요?』

     『ㅡㅡ아, 예』

     

     

     

     기세를 꺾고서 주도권의 습득.

     말하려는 것을 먼저 말하는, 예지에 가까운 화술.

     상대의 페이스르 순식간에 약탈시켜 보이는 수완.

     

     "뭐? 도대체, 뭐가."

     

     순식간에 상황이 키리타니 오우카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괴물 같은 판단력에, 츠나기는 아연실색하여 중얼거렸다.

     

     

     

     『이번 심사대상은 제가 추천한 요루하타 린과 미나우치 란이 추천한 소라호시 츠구미, 그리고 심사원이 추천한 다른 소녀 6명으로 추천 조를 짰지만, 결국 이 두 명이 남았습니다. 서류 응모 2528명에서 자기 PR의 내용을 구체성, 열의, 동기, 30초의 특기 영상 데이터를 각 20점의 배분으로 심사하여 합격 대상을 6명으로 추렸습니다. 선전 특집에서 그녀들의 분투는 보셨나요?』

     『아, 예. 모두들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아, 하고 츠나기의 입에서 자그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후후, 그런가요. 그래서, 여러분께 그녀들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심사의 상황보다 더 특화된 특기와 연기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윈터버드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했답니다. 물론 상대의 승낙은 얻은 것만 올렸으니, 확인해주세요. ㅡㅡ이번 심사에서는 안타깝게도 통과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번 배역에서 만의 이야기지요. 그리고 저는 배우육성학교의 설립자로서, 또는 여러분의 선배로서 인재육성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부디 여러분, 참고가 되었으면 하네요. 아, 이제 가야겠네요. 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다음에는 부디 학교에 들러주세요』 

     『아, 예. 감사합니다』

     

     

     

     한숨. 그녀는 기세 좋게 지껄인 것이 아니다. 그냥, 듣기 쉬운 속도와 음정으로 전하여, 납득시켰다. 수긍하고 만 이상, 이 이상의 추궁은 어렵다.

     악의의 선전에는 피해자가 필요하다. 본래 남겨진 불씨는 '편애에 의해 탈락한 이름 없는 아역배우'가 도화선을 연결해준다ㅡㅡ그럴 터였다. 하지만 데이터가 공개되고 특기도 발표했다면, 그것은 대 여배우 키리타니 오우카에 의한 '지원'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도 그녀를 비난할 수 있는 탈락자가 있다면, 업계에서 미움받을 것은 상상하기 쉽다.

     

     '당했다..... 이래서는 편의를 봐줬다는 논란이 일어날 수가 없어. 논란이 일어나면, 이번에 응모한 모든 아역 배우한테 쓸데없는 오명이 남아. 어른의 심사라면 몰라도, 윤리적인 문제로 어린이를 추궁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키리타니 오우카는 언제부터 이 대응을 예상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여러 패턴을 예상하고 있었는가. 천재라는 두 글자가 츠나기의 뇌리에 재앙처럼 떠올랐다.

     어쩔 수 없이, 츠나기는 '차선책'을 확인한다. 요즘 많은 이용자가 존재하는 대형 SNS인 트리터에서의, 소소한 밭갈기 작업이다. 키리타니 오우카의 힘을 꺾어놓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도 못하게 된다. 그렇게 트렌드를 확인하자, 가장 위에는 키리타니 오우카의 이름이 있었다. 벌써 조금 전 인터뷰가 화제가 되어있는지도 모른다. 그래, 그녀의 공식 트리터를 확인해야지.

     

     

     

     

     

    『키리타니 오우카@ouka_thrush

     

     그레프레 시작했습니다.

     누가 좀, 라그나 편성에 대해 가르쳐주세요.

     #그레프레 #라그나 편성 #초심자

     

     ※길드는 린과 츠구미의 길드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리플레이. 트렌드의 두 번째에 빛나는 #그레프레의 글자의 의미. 그 명배우 키리타니 오우카가, 패배의 장벽 없이 같은 게임에서 노는 영상.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흥분한 기색으로 이 화제에 대해 열을 올리는 모습.

     

     

     "이제 아무도, 편애에 대한 일은 신경 쓰지 않아......?"

     

     

     츠나기는 일어나서 작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웃을 수밖에 없으니까 웃는다. 그렇게 말하는 듯한 경직된 목소리다. 당했다, 라는 약간 기분 좋은 말도 고할 수 없다.

     츠나기는 웃음소리를 뚝 그치고서, 벽을 향해 스마트폰을 내던졌다. 그런 일로는 부서지지 않는 튼튼한 스마트폰이, 츠나기를 더욱더 짜증 나게 했다.

     

     

     

     

     

     

     "ㅡㅡㅡㅡ키리타니, 오우카아!!"

     

     

     

     

     

     꽉 다운 이빨 사이에서 분노가 새어 나온다. 격앙을 드러내면서, 츠나기는 다음 작전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고 허물어지듯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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