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89――
    2022년 04월 04일 03시 15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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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89/

     

     

     

     마젤의 물음은 나뿐만이 아닌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잠시 모두가 시선을 교차시키다가, 최고사제님이 대표로 입을 열었다.

     

     "그건 무슨 의미입니까?"

     "그 검은 보석 중 오른쪽 것은, 전날의 마장군을 쓰러트릴 때 발견한 것입니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리고 왼쪽 돌은 베리사 요새의 마장군을 쓰러트렸을 때의 것입니다."

     

     잠깐의 침묵. 이윽고 그륀딩 공작이 입을 열었다.

     

     "확실한가."

     "틀림없습니다. 같은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마젤 녀석은 한번 들은 것도 잊지 않을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지.

     

     "베르너 경, 이것은 틀림없이 아레아 촌 부근에서 입수한 것이렷다?"

     "예. 전날의 보고한 대로입니다."

     

     세이퍼트 장작의 물음에 주저없이 대답한다. 하지만 이것이 뜻하는 사실은 하나밖에 없다. 이 검은 보석은 왕성에서 유출되었다는 뜻이다. 마술사대 대장, 안색이 안 좋다고. 책임문제가 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공작도 장작도 기사단장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최고사제가 일단 상자를 닫으라고 진언한 것은, 너무 쳐다보면 매료될 가능성이 있어서일까.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일까. 뭔가 빠트린 듯한. 왠지 찝찝함을 느끼고 있자, 라우라가 입을 열었다.

     

     "최고사제님, 일단 정보를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 뭔가 빠트렸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합시다."

     

     공작이 제일 먼저 응하자, 최고사제님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펜을 손에 들었다. 먼저 확실한 일은 베리사 요새에서 드레아크스를 쓰러트렸을 때 손에 넣은 검은 보석이 여기에 있다는 점, 그것은 아레아 촌에서 회수되었다는 점.

     마술사대가 국왕한테서 베리사 요새의 검은 보석의 조사를 지시받았음은 공작도 알고 있고, 마술사대의 연구소에 있다는 것은 마술사대 대장이 한번 확인한 모양이다.

     연구소의 담당자를 결정하는 건 마술사대의 대장이지만 재능도 인격도 보증되었다. 현재 확인한 곳까지는 딱히 이상한 점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옆에 있던 마젤이 입을 열었다.

     

     "확인하고 싶스니다만, 마물폭주 때 손에 넣은 것도 마술사대에서 조사 중입니까."

     "물론이다만."

     "지금도 그곳에 있습니까?"

     

     마술사대 대장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렇게 되면 틀림없다고 단언하기란 어려울지도 모른다. 푸클라 경은 신뢰할만한 연구자인데....."

     "푸클라 경."

     

     무심코 입으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이름이었지. 붙임성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상대였다고 한번 만났을 때에...... 한번?

     

     잠깐. 그때의 위화감을 떠올려봐. 푸클라 경은 그 때 뭐라고 말했나.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말했던 것 같은. 대화는 처음이지만 만나는 것은 두 번째일 것이다.

     그리고 포구트 씨는 분명  『전에는 저렇게까지 퉁명스럽진 않았다』라고 말했었다. 평소에는, 아니 이전에는. 그리고 게임에서 마족과 뒤바뀐 영주는 사람이 바뀌었다는 소문이 있었다.

     만일 전임연구원인 푸클라 경이 마족과 뒤바뀌었다면 이 검은 보석을 몰래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그보다, 상황 증거만으로 말하자면 제1용의자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베르너 경, 무슨 일인가."

     "......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공작이 묻는 이상,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을 수도 없다.

     

     "푸클라 경한테 조금 수상한 면이 있습니다. 실은......"

     

     내가 개인의 이름을 들며 설명을 시작한 의미를 라우라는 이해했겠지. 뭐라 말하고 싶어 하는 시선을 순식간에 이쪽으로 향하지만, 이번에는 포커페이스로 모른 척을 유지한다. 괜찮다고, 문제는 이쪽에서 처리한다. 마젤은 마왕 정벌에 집중해줬으면 하니까.

     

     "저의 지나친 생각이라면 좋겠지만, 만일을 위해 조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대로 심각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사자인 마술사대 대장이 수락했다.

     

     "알겠다. 이 상황에서는 확인하지 않을 수도 없겠지. 은밀히 조사해보마."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아니 진짜, 아무 일도 없었다면 명예훼손이라고 이거.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 후, 공작 일행은 보고서에다 뭐다를 쓴다고 하여 바삐 선후책을 강구하며 끝내게 되었다. 라우라는 최고사제님과 공작각하와 뭔가 또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일단 조사 쪽은 내가 돌아가는 것보다 빨리 시작될 테니 이걸로 잘 되었다고 해야겠구나.

     

     문득 내 신분을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은 용사나 왕녀나 공작이나 단장인데 나 혼자만 붕 뜬 기분이 든다. 야밤에 혼자서 고민하는 꼴이 되었지만, 내일까지 고민을 갖고 가지 않도록 해야겠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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