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70――
    2022년 04월 02일 01시 55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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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70/

     

     

     

     서서 대화하기도 뭣해서, 페리도 데리고 체아펠트 부대의 진영에 들어간다. 맥스 일행도 오게 하고서 모두가 이야기를 듣게 하였다. 바르케이는 아직 안 왔나. 어쩔 수 없지.

     

     "오랜만이지만 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마젤 형님이  『분명 베르너라면 바로 바레리츠에 온다』라고 해서, 내가 메신저를 맡게 됐어."

     "그 녀석."

     

     무심코 쓴웃음을 짓는다. 신용받는 건지 과대평가되는지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여러 가지로 말하고 싶은 바는 있지만 뭐 페리한테 말해도 별 수 없지.

     

     "그래서, 마젤은 어디에 있는데."

     "피노이의 대신전에 있어. 상대의 제1파를 모두와 함께 격퇴하고 나서 나만 나오게 됐어."

     "뭐!?"

     

     이구동성으로 소리낸 것은 맥스와 노이라트와 오겐이었지만, 난 소리 없이 절규하였다. 잠깐만, 왜 마젤이 벌써 피노이에 있지?

     게임에서는 피노이가 사실상 함락되고, 라우라의 눈앞에 마군 3장군 중 하나가 있다는 위기일발의 상황에 주인공이 끼어든다. 그런데 함락 전의 피노이에 마젤이 있다니? 왜 그렇게 되지.

     

     "자세히 설명해줘."

     "알았어, 으음......"

     

     페리의 이야기를 간추리면 이렇게 된다. 마젤 일행은 쿠베르크의 거리 근교에서 레벨업 겸 근처 던전의 정보를 모으고 있던 차, 바레리츠가 습격받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거기서 바로 바레리츠로 향하지 않았던 것은, 루겐츠의 "시간차가 있다. 지금부터 가도 아마 늦을 거다." 라는 의견을 마젤이 고심 끝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그 의견에는 찬성이지만 마젤이 잘도 납득했구나.

     그렇게 생각했더니 그때 마젤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이런 말을 한 것에서 사태가 급진전된다.

     

     "그러고 보니 베르너는 피노이를 당면의 목표로 삼으라고 말했었어."

     

     ......아니 말했다고. 확실히 말했지만. 음~ 혹시 그것 탓에?

     그리고 그때 에리히가 "피노이라면 가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갈 수 있습니다만." 이라고 말해서 마젤 일행은 그대로 피노이로 이동해서, 적습의 위험성을 전해 다녔다고 한다.

     대신전 녀석들은 반신반의했다지만, 라우라가 마젤의 말을 믿어준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게임과 다르게 이미 얼굴을 아는 사이였지 그 두 사람.

     그 라우라가 만일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방어태세를 갖추도록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신전 위사의 방어준비가 아슬하게 맞았다는 것이 된다.

     

     아니 확실히 몽크인 에리히라면 피노이에 갔던 적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그렇다면 게임에서도......아아앗!

     스카이워크다! 그러고 보니 그 아이템은 별을 세는 탑 이후에 가는 마을에서 사게 되어있었다. 게임이라면 이 시점의 용사 파티는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상대의 제1파를 물리치고 누군가가 상황을 전하러 가게 되었어."

     "그래서 페리가 여기에 있다는 건가."

     

     어떻게든 그렇게 대답했지만, 상황이 너무 급진전되어서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결국, 피노이는 지금 무사하다는 말이구나."

     "응."

     "베르너 님, 이건......"

     "그래, 오겐. 미안하지만 제2기사단에 상황을 보고하러 가줘. 피노이는 아직 무사하다고."

     "예."

     

     오겐이 진지에서 뛰쳐나간다. 확실히 이 정보는 중요하지만 따로 생각할 일이 너무 많아서 머릿속이 삐져나온 장난감 상자처럼 되어 있다. 배웅하는 것도 잊고 무심코 신음을 내고 있자, 페리가 묘한 말을 꺼냈다.

     

     "그리고 형님."

     "형님은 그만해. 뭔데?"

     "내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묘한 녀석들이 있었어."
     "......이상한?"

     

     페리의 이야기에 따르면, 피노이에는 순례자와 그 순례자를 상대하는 행상인들도 피난 와 있다고 한다. 그 순례자 중에 기묘한 집단이 있다고 한다.

     

     "마물의 출몰 상황이 변했는데도 묘하게 경장이라서 말야. 왠지 말할 때도 얼굴은 웃고 있지만 눈이 웃지 않는다고나 할까."

     

     척후인 페리이기 때문에 수상함을 눈치챈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녀석들은 마젤 일행의 활약으로 적의 제1파가 물러난 후, 곧장 마젤 일행의 일을 물어보며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뭐라고 해야 하나. 대단한 사람들이 있다는 관심에서 나온 질문이 아닌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마젤하고도 상담했었지만 그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다만 루겐츠는 경계해두는 편이 좋아 보인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음. 직접 안 봐서 뭐라고 말을 못 하겠네.

     

     "그래서 그 녀석들은 뭘 물어보며 돌아다녔는데?"

     "저건 누구냐라던가, 어디 출신이냐라던가. 그리고 마젤 형님과 공주님과의 관계도 물어봤다고 생각해."

     

     머릿속에서 경보가 울린 기분이 들었다. 잠깐. 난 무엇을 눈치챘지?

     

     게임의 상황을 확인해보자. 게임에서의 피노이는 사실상 제압되어서 던전 취급이었다. 그리고 순례당에 있는 라우라와 3장군 중 하나인 베리우레스가 대치하는 상황에 주인공이 끼어드는 형태가 된다.

     그때 베리우레스는 뭐라고 말했었나? 분명, 저항한다면 인질이 어떻다던가 하며 라우라를 협박했을 터. 다시 말해 '인질을 잡을 만큼 지혜가 있다' 는 것은 확실.

     동시에, 바레리츠에서의 그 살육을 할만한 녀석들이 인질을 잡을 판단을 할까? 라는 질문. 여기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가능성은......

     

     "트로이의 목마다!"

     "우왓!?"

     

     내가 큰 소리를 내자 페리가 놀란 얼굴로 날 바라본다. 아니 다른 기사들도 놀라고 있지만.

     

     먼저 대신전에 들어간 녀석들은, 아마 내부에서 소동을 일으키며 인질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어쩌면 대신전의 정문을 내부에서 열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신전의 문이 간단히 부서지지 않음을 안다면 어떻게 할까. 방어전력의 주력이 용사라고 파악한다면. 그 용사의 정보를 손에 넣으려고 한다면. 아레아 촌이 마젤의 출신지라는 것은 딱히 비밀도 아니다.

     최악의 가능성을 깨달은 내게는, 여러 가지 면에서의 우선순위가 뒤집혔다.

     

     "페리, 위험한 일을 하게 되겠지만 부탁 좀 하자."

     "베르너 님?"

     

     노이라트의 목소리를 무시하고서 진지의 가장자리에 있는 선반에서 푸른 상자를 꺼내 든다. 안에는 포션 외에도 상단으로 사들인 마도구가 들어있다. 아직 실험하지 않았으니 상당한 도박이 될 것 같다.

     그 안에서 약병 둘과 스카이워크를 꺼낸다. 이것도 두 개만 남았었으니 이제 1개 남았나. 실험과 보충할 시간은 있었는데도 미리 구입하지 않은 내 미스다.

     

     "뭐야, 그거."

     "이건 마를 쫓는 약이라고 한다. 일정 시간 마물이 다가오지 않게 된다고 해."

     

     게임상에서는 다가오지 않게 된다고 하지만 전투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해야겠지. 노이라트와 슌첼이 놀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단은 무시.

     

     "이걸 뿌려줄 테니까 스카이워크를 써서 피노이로 돌아가. 또 한 병 나눠줄 테니 피노이에 도착한 뒤에 주변에 뿌려두면 시간을 벌 거라 생각해."

     

     페리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다.

     

     "그래서, 돌아가면 그 수상한 녀석을 붙잡아두면 돼?"

     "체아펠트 가문의 이름을 대고 붙잡아서 감옥에 던져 넣어. 하지만 혼자서 하지 마. 마젤 일행과 함께 할 것. 저항한다면 강제로 해도 돼."
     "알았어."

     "적의 목적은 아마도 라우라다. 라우라의 주변에 신경 쓰도록 마젤한테 전해줘."

     "그쪽도 알았어. 형님은?"

     "난 시급히 할 일이 생겼다."

     

     내 표정을 본 페리는 이 이상의 대화를 포기한 모양이다. 내가 마를 쫓는 약을 머리에 뿌려주자 "그럼. 피노이로." 라고 짧게 말하면서 스카이워크를 써서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기사들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베르너 님, 이건....."

     "설명은 나중이다. 맥스, 부대지휘를 맡아. 오겐을 부장으로 해서 기사단의 지시에 따라라."

     "베르너 님?"

     

     맥스뿐만 아니라 노이라트와 슌첼까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설명할 방법이 없다.

     

     "노이라트, 슌첼. 미안하지만 어울려줘야겠다. 따로 기사를 10명 선발해놔. 말은 26두가 필요하다. 기운찬 녀석부터 임시로 빌려. 포션의 준비도 잊지 말고."

     "아.......예."

     "무슨 일이십니까."

     

     슌첼의 당연한 의문에, 난 짧게 대답했다. 군율 위반이 되겠지만 그딴 거 알까 보냐. 마젤이 있다면 대신전은 당분간 무사할 테니.

     

     "서둘러 소수정예만으로 아레아 촌락을 향한다. 마젤의 가족이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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