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5 벽←우정×격정→생 ending
    2022년 03월 27일 07시 05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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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35/

     

     

     

     "씬ㅡㅡ액션!"

     

     

     

     감독의 목소리에 의식이 전환된다. 내 앞에는, 미나호(미미)를 계단에서 밀쳐버리라고 명령했는데도 그 직전에 도망치려 하는 나나의 모습이 있었다.

     

     

     "나나."

     "히익, 아, 아아, 아."

     

     

     내 목소리에 겁먹어서는 떨리는 다리로 도망치려 하는 나나의 모습에, 가학심이 샘솟아오른다. 모처럼 벌레에서 승격시켜줬는데. 모처럼 친구로 삼아줬는데. 왜 이 정도의 못하는 걸까.

     실망. 그리고, 벌레가 늘어난다는 일에 대한 어두운 환희. 모두모두모두,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춤추면 된다고 마음 밑바닥이 외치고 있다.

     

     

     "왜 안 하는 거야?"

     "그, 그건."

     "네가 하지 않겠다면ㅡㅡ네 아버지한테 해달라고 할까?"

     "윽, 하지만, 하지만, 이젠 싫다고, 리리쨩!!"

     

     

     울면서 발치에 매달리는 나나를 보고 있자, 거칠게 날뛰는 불길 같은 열기가 쾌락이 되어 등줄기를 타고 오른다. 귀여워미워귀여워미워귀여워귀여워미워미워미워.

     

     

     "그럼,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

     "뭐ㅡㅡ?"

     "계단에서, 뛰어내려. 뿅~ 하고, 볼품없는 개구리처럼."

     "윽."

     

     

     나나는 내 말에 눈을 부릅뜨더니, 아랫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다리로 일어섰다. 휘청거리며 계단을 향해 걸어가면, 그 밑은 이제 나락의 바닥이다.

     아아, 정말 즐거운, 낙하극. 치어 죽은 개구리처럼 나나가 짓눌려 죽어간다. 그렇게 생각하자, 쾌락이 목에서 흘러 넘칠 것만 같다.

     

     

     "나나쨩, 안 돼!!"

     "응?"

     

     

     뒤편에서 쏜살같이 달려온 소녀. 이런 짓을 할 사람은 그 가증스러운 신임교사나, 아니면 아카리(쥬리아)인가. 설마 카에데(린)는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잘 보니, 나나를 끌어올린 자는ㅡㅡ미나호였다. 

     

     

     "너, 무슨 속셈?"

     "이제, 리리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않아."

     "뭐어? 벌레의 말 따위를 누가ㅡㅡ"

     

     

     예리한 눈. 나나를 등으로 감싼 미나호는 한걸음 앞으로 나온다. 평소에는 둥글게 말고 있는 등을 꼿꼿이 펴자......미나호의 등은, 약간이지만 우리들 중 누구보다도 높다.

     

     

     "누구도, 네게는 상처입지 않아. 내 친구들은, 빼앗기지 않아!!!!"

     

     

     선언은 강하고, 가증스럽게, 울려 퍼진다. 미나호는 나나의 손을 이끌고 내 바로 옆을 지나쳐 달려갔다.

     

     

     "뭐야, 뭐야뭐야뭐야ㅡㅡ벌레 주제에, 벌레 주제에...... 용서 못 해."

     

     

     꽉 거머쥔 주먹이, 새하얗게 된다. 증오....... 혹은 공포가, 가슴속에서 흘러나왔다.

     

     

     "ㅡㅡ컷!! 이야, 훌륭해! 모두들 좋은 연기였다고!"

     

     

     감독의 목소리에 스위치가 전환된다. 복도 저편을 바라보니, 숨을 들썩이는 미미가 나나 역을 맡은 에린과 함께 날 바라보고 있었다.

     쭉 뻗은 등줄기에는, 여태까지의 연약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장점으로서 남은 조심스런 자세와 부드러운 미소가, 그녀의 주변을 덧칠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츠구미쨩!"

     

     

     

     이름을 불러주는 미미에게, 괜히 기뻐져서 손을 흔든다. 저 미소를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자랑스러웠다.

     

     

     

     

     

     

     

     

     

     

     

     

     

     

     ㅡㅡ결국, 그 여자는 경찰에 넘겨졌다. 다만, 정말 이상하게도 뉴스에는 나오지 않고 그냥 뒷이야기만 조금 전달된 정도다. 사과하러 온 남편의 말에 의하면, 단신부임 중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더욱 조사해보니, 어린이에 대한 가정폭력 같은 과도한 간섭과 바람의 흔적까지 발견되어 이혼절차에 들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애를 보는 것만으로도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바람에 당분간은 대화도 못한다고 하는데......적어도 이제 어린이한테 무슨 짓을 하지는 못하겠네.

     놀랍게도 그 여자는, 근처에서 일어났던 여아폭행사건의 범인 같은 남자의 목격 정보로 술렁이는 경비원의 틈을 타서 침입했다고 한다. 번거롭게도 신분증까지 위조해서. 야외 촬영이 아니었다면 침입은 어려웠겠지만. 그 때문에 현재는 저말 경비가 삼엄하다.

     

     미미하고도 제대로 화해할 수 있었다. 다만 당분간은 어둠이 무서운 모양이다. 미안했기 때문에, 밤 시간의 내 전화회선은 항상 미미 전용이다.

     

     나는 어떻냐고 하면, 정말 성대하게 걱정을 끼쳤다. 그리고 제대로 혼났다. 코하루 씨를 멈추게 한 것이 발각된 탓이다. 그다지 현생의 부모에게 걱정 끼치는 것도 참을 수 없다. 가능한 한 조심하자.

     

     "저기, 코하루 씨는......"

     "알고 있단다.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벌은 안 줄 테니."

     "고마워! 마미."

     "하지만, 대디한테는 제대로 설명하도록. 알았지?"

     "네에~"

     

     아버지는 현재 일이 바빠서 좀처럼 돌아오지 못한다고 한다. 최근에도 심야에 돌아와서 이른 아침에 출근했다. 내 다음 일이 있을 때까지는 전부 끝내겠다고 다짐한 모양이다.

     그래서 어머니도 내 무사가 확인되자마자 아버지한테 일을 끝내면 만나러 오라고 말해준 모양이다. 내 취침 전에는 돌아올지도.

     

     "이제 두 번 다시, 위험한 짓은 하지 마. 네가 사라지기라도 하면, 이 마미의 가슴은 찢어질 거란다."

     "...... 응. 죄송합니다, 마미."

     "괜찮아.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구나."

     

     안아주는 어머니의 등에 손을 두른다. 따스함이 근질거리면서도 기분 좋다.

     

     '정말 민폐 끼치지 않도록 해야겠어.'

     

     하지만, 전생에서는 얻지 못했던 따스함이다. 조금만 더 이대로.

     같은 어린애 같은 투정에, 어머니한테 안 보이도록 쓴웃음을 짓는다. 나도 빨리 어엿한 배우...... 그래, 가능하다면 호러 여배우가 되어서 부모님을 안심시켜야겠어.

     

     

     

     부드러움 속. 마음이 쑤신 이유도 모른 채, 난 단지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Let's Move on to the Next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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