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 3 우정×정열-발아 scene 2
    2022년 03월 21일 12시 17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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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8/

     

     

     

     ㅡㅡ하아, 하아, 하아.......

     

     

     어둠 속을 걷는다. 손에 든 회중전등은 흔들리고, 휘청거리는 다리는 불안하다.

     

     

     ㅡㅡ하아, 하아, 하아......

     

     

     바라보는 시야는 뿌옇고, 핏자국도 보인다. 더듬거리며 걷고는 있지만, 이제 한계였다.

     

     

     ㅡ하아, 하아, 하아.......큭, 으아.

     

     

     갑자기, 아픔 때문인지 눈꺼풀이 닫힌다. 눈가를 닦고 두려움을 떨쳐내려 앞을 보자ㅡㅡ

     

     

     

     "너, 어디로 가?"

     

     

     

     ㅡㅡ등뒤에서 걸려온 목소리. 돌아보자, 등에 닿는 손.

     

     

     

     

     

     "아하, 하, 하하하하햐햐히히히히히히힛힛힛."

     

     

     

     

     암전.

     비명.

     빗소리.

     

     

     

     

     

     "히, 히이이이이익."

     "츠구미는 못하네~"

     "아니, 처음 치고는 괜찮아."

     

     

     제각각 말하는 어린 친구들의 목소리에, 나는 컨트롤러를 내렸다.

     

     "무서워, 무섭지만 재밌어. 그리고 많이 어려워, 쥬리아쨩."

     

     학교 견학이 끝나자, 마침 점심식사 때라는 이유로 우리들은 지금 린의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뒤, 아직 학교에 남겠다는 코우 군을 두고 온 우리들은 린의 집을 방문했다. 내 부모님은 이제부터 일(오전에는 무리하게 시간을 내준 모양이다. 죄송하다)이라서 오지 않았고, 린의 집에는 린의 아버지인 요루하타 카즈마 씨만이 매우 기뻐하며 우리들을 맞이해주었다.

     오늘의 내게 지지 않을 정도의 보이쉬한 복장의 쥬리아와 부드러운 스커트가 시선을 끄는 여자여자한 모습의 미미. 그리고 파란색 원피스로 귀엽게 차려있었는데도, 집에 도착하자마자 순식간에 추리닝 차림으로 바꾼 린.

     평일 대낮. 꽃은 흐드러지게 피었고. 흐뭇하게 지켜보는 카즈마 씨의 앞에서, 쥬리아는 드디어 호러 게임을 펼쳐 보였다.

     

     "자, 어느 것부터 할래?"

     "으으, 여, 역시 무서운 건 싫어......"

     "바이오 판데믹 9다! 이걸로 하자, 쥬리아."

     "좋아. 츠구미는 어때?"

     "으으, 여, 역시 그거, 무섭다고 유명한 거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설령 어린애라 해도 다름없다는 것은 동성이라서 잘 알고 있다. 나는 떨고 있는 미미의 손을 살짝 잡고서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 지었다.

     

     "츠구미 쨩...... 같이 설득하러 가자ㅡㅡ"

     "괜찮아, 모두랑 함께라면 무섭지 않아."

     "ㅡㅡ그렇겠네, 알고 있었어."

     

     포기한 표정으로, 린의 집에 있던 뭔지 모를 캐릭터의 쿠션을 끌어안는 미미. 왠지 '익숙한가보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표정이다.

     

     "이건 어디에 뭘 넣어야 돼?"

     "그것부터 가르쳐야 되냐."

     "쥬리아, 츠구미는 약간 할머니 같아."

     "으윽."

     

     이번에는 く자로 몸이 꺾인 나를 미미가 다독여줬다. 미미쨩, 상냥한 아이네......

     

     

     

     

     

     그리고 시간은 서두로 돌아간다.

     

     

     

     

     

     먼저 영상에 화들짝.

     다음으로 조작의 복잡함에 허둥지둥.

     그리고 상상 이상의 공포 연출에 싱긋.

     

     피가 끓는 시간이었음은 틀림없지만, 유감스럽게도 게임이라는 것을 너무 못한다. 쥬리아 왈, '센스가 없다' 라고 한다. 게임의 센스라니.

     모처럼이니 쉬자면서, 린이 과자와 주스를 들고 왔다. 이 나잇대 애들의 과자라고 한다면 불량식품의 이미지뿐이지만, 내놓은 것은 고급진 초콜릿과 포테이토 칩이다.

     

     "백화점에서 샀어?"

     "으, 음, 쇼핑몰? 아니. 편의점에서 파는데?"

     "잊고 있었지만, 츠구미는 부잣집 아가씨니까."

     "아니, 린. 그런 차를 탔었는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츠구미는 백화점에 가본 적 없어 보이네."

     "응, 쥬리아쨩 정답입니다. 근데 세 명은 보육원에서 만났어?"

     "아니. 더욱 이전."

     "내, 내 어머니랑 쥬리아쨩의 어머니가 친구야."

     "내 어머니와 미미의 어머니도 친구라구."

     

     그럼 미미의 어머니가 모두의 교두보가 되었구나. 미미의 어머니도 미미와 마찬가지로 상냥한 분이겠지.

     

     "내, 내 어머니, 섹시하다고 자주 듣지만, 집에서는 꽤 털털하고 상냥해."

     "그래서 미미도 상냥하구나."

     

     즉시 그렇게 대답하자, 미미는 손과 고개를 허둥지둥 저었다.

     

     "나, 나 따윈 전혀 상냥하지 않아."

     "하지만 아까 다독여줬는걸?"

     "그, 그건, 저, 으으."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미미의 등을 탁탁 두드리는 린. 그런 미미를 보고 웃는 쥬리아. 쥬리아는 양껏 웃고는, 조금 슬픈 것처럼 눈을 깔았다.

     

     "우리 집, 옛날부터 어머니가 바빠서 말이야. 전혀 집에 안 돌아와서 미미의 아줌마가 돌봐줬어."

     

     여배우니까~ 바쁠 거야. 하지만, 바쁘다는 여배우라고 들으면 그녀의 대표작이 궁금해지는 것은 여배우의 성질이다. 분명, 아사시로 사츠리였나. 나중에 도서관에 데리고 가달라고 하자.

     

     "혹시 모두의 부모님의 데뷔작 같은 거, 알아?"

     

     물어보자, 먼저 린이 손을 든다.

     

     "네!"

     "네, 린짱."

     "어머니의 데뷔작은, 없어!"

     "아나운서니까."

     "아버지는 '탐정 히나타 유마의 사건부'."

     "머, 멋있었어, 카즈마 씨. 어른의 매력! 금단의 사랑!"

     

     기세 좋게 대답한 린에게, 그 이상의 열기로 맞장구치는 미미. 금단의 사랑. 금단의 사랑인가~ 수상해~

     

     "내, 내 어머니의 데뷔작은, '츠바키 ~애열의 밀회~'야."

     "그거 알아. 아버지가 말했어. '낮 드라마는 린고한테는 아직 빨라' 랬어."

     

     애, 애열의 밀회......?

     

     "쥬리아쨩은?"

     "우리 집? 우리 집은ㅡㅡ으음, 안 되겠다. 아니, 안 돼."

     "....... 에?"

     

     쥬리아는 그렇게 말하고서, 방금 전까지 즐겁게 대화에 참가하고 있었음에도 괴로움을 속이려는 듯 눈썹을 내리깔며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어머니, 대단한 배우였는데...... 정말 대단했는데, 누구도 알려지고 싶지 않아."

     "...... 데뷔작에서 안 좋은 역할이라도 맡았어?"

     "응. 난 좋아하지만..."

     "...... 쥬리아 쨩이 좋아한다면, 나도 좋아하게 되고 싶어~"

     "츠구미?"

     "왜냐면, 친구잖아. 친구가 좋아하는 건 나도 알고 싶은걸. 응?"

     "츠구미는 역시 대단한 녀석이네."

     "으, 응ㅡㅡ그래 맞아. 대단해, 대단해."

     

     두 사람의 목소리가 근질거리지만, 일단 지금은 쥬리아다. 쥬리아는 어느 정도의 망설임을 보인 뒤에, 응 하고 수긍해주었다.

     고개를 든 쥬리아의 표정에, 조금 전까지의 비통함은 없다. 검지손가락으로 눈가를 닦아주자, 평소의 쥬리아의 모습이 있었다.

     

     "그렇게 여자아이한테 상냥한 어른들은 제대로 된 녀석이 없다고 어머니가 말해줬지만, 츠구미라면 괜찮겠어!"

     

     사츠키 씨...... 따님한테 뭘 가르친 건가요.

     

     "아, 하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비밀이라고! 친구니까 말하는 거니까!"

     "응, 물론이야!"

     "나도 지킬게."

     "나, 나도!"

     

     내 대답에 이어서, 린과 미미도 곧장 일어서며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래서, 제목은....."

    ㅡㅡ♬

     

     

     라고 고하려던 차에, 어디선가 들은 바가 있는 멜로디가 흐른다. 이건 분명, 전생의 내가 출연했던 작품인 '악과의 연(悪果の淵)의 메인 테마다. 정말로 공포물을 좋아하나 보네.....

     

     

     "잠깐 미안ㅡㅡ여보세요, 어머니?"

     『ㅡㅡ』

     "응. 린의 집."

     『ㅡㅡ』

     "엥! 진짜!?"

     『ㅡㅡ』

     "응! 바로 갈게!!"

     『ㅡㅡ』

     

     

     어떤 대화였는지 상상은 된다. 그럼에도 미소를 가득 짓는 쥬리아와 기쁨을 공유하고 싶어서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야?"

     "우리 어머니, 대면이 빨리 끝나서 오늘은 함께 밥 먹을 수 있대!!"

     "정말! 잘 됐네, 쥬리아쨩!"

     "응. 이미 여기까지 데리러 와줬다고 하니까, 난 가볼게!

     

     쥬리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옷을 입고서 "게임은 빌려준다!" 라고 소리치고 달려갔다. 아무래도 차를 집 앞에 세워둔 모양인지, 현관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 보아 사츠키 씨가 린의 아버지한테 인사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달려가던 쥬리아는 거실을 빠져나가자마자 크게 앞으로 고꾸라지며 U턴. 우리들 쪽으로 다시 달려오더니 곧장 몸을 웅크리고는 우리들한테만 들리도록 소리를 낮췄다.

     

     

     "용의 묘."

     "에?"

     "비밀이라고!"

     

     

     그렇게, 이번에야말로 쥬리아는 달려 나갔다.

     

     "기운차네."

     "리, 린쨩도 보통 저래."

     "?"

     

     둘의 목소리.

     하지만 왠지 멀리서 들리는 것 같은 착각.

     왜냐면, 그 타이틀은ㅡㅡ

     

     

     

     "용의 묘......?"

     

     

     

     전생의 나, 키리오 츠구미가 출연했던 작품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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