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 3 우정×정열-발아 scene 32022년 03월 21일 12시 18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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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당시의 나는 15살의 아무것도 없는 소녀였고, 단역으로 입에 풀칠하는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에는 무엇을 하려 해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거나 아니면 마을을 방황하며 걸어 다녔는데, 그런 와중에 가로등에 내걸린 전단지를 보고 그 작은 제작회사에서 하던 소규모 오디션에 응모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주역이 정해져 있었지만 그 이외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고 하는 정말 보람 없는 오디션이었는데, 모여든 사람도 서류면접으로 일단 통과시키고 제작회의에서 배우의 장기분야에 맞춘 역할을 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고를 수 있는 역할 이래봐야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악령, 악역, 피해자, 주역의 친구. 애초에 이야기의 방향성도 극단적이어서, 등장인물은 제대로 된 꼴을 못 본다. 그럼에도 정말로 자신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으로 얼굴을 숨기고 배우로서 얼굴을 팔 수 없는 악령 역할이 가장 인기가 없었다.
'음~......'
그것이 '용의 묘'라는 영화다.
내가 악령 역할로서 데뷔했던 작품이다.
'아사다 사츠키, 아사다 사츠키..... 안 되겠다, 떠오르지 않아.'
그럼에도 주요인물은 상당한 인물들이어서, 제작회사가 없는 돈을 들여서 고용한 분들이다. 주역은 V시네마의 명배우, 옛날 분위기의 폭력적인 연기가 일품이었던, 당시 25세의 쿠노스키 오우자 씨. 오우자 씨는 오프닝에서 죽고 말지만, 그 이후는 회상에서 나온다는 식으로 이야기의 중요인물이 된다. 또 한 명은 영문을 모른 채 쿠노스키 씨를 살해하고 말아서 도망 생활을 하게 되는 코우다 리쿠 씨다. 두 축에서 현재와 과거를 연출해가는 구성이다.
악령 역이며 선대 구미장의 딸. 16세에 결혼해서 18세에 죽은 비극의 소녀인 이토코를 연기한 것이 나. 쿠노스키 씨가 연기하는 카부라 소자부로와 공모에서 이토코를 죽인 미노리 역으로는, 당시 V시네마에서 나쁜 부인을 연기하고 있던 여배우 마츠코 씨. 소자부로와 미노리의 딸이며, 이토코의 나이 차이 나는 펜팔인 아이를 괴롭히는 루미코 역으로 카사바 사라. 아이 역이 미카와 미호.
나잇대로 가능한 사람은, 이 사라 아니면 미호일 것이다. 당시 8살이었지만 12살 배역을 연기했던 사라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아이였다. 한편 당시 12살이었지만 자그마했기 때문에 8살 아이를 연기했던 미호는 아직 원석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지금은......사라가 43세, 미호는 47세. 연하의 어린애였는데, 이젠 전생의 나보다도 연상이네.
"츠구미."
'그렇게 되면, 예명은 확실히 바뀌어 있겠네.'
"츠구미."
'미호쨩일지 사라쨩일지.'
"츠구미."
'자기 역할을 싫어했다. 그럼 미호쨩일까? 하지만.'
"츠구미...... 어쩔 수 없겠네. 에잇."
'그 아이가 그런ㅡㅡㅡㅡㅡ으햐악!!?'
갑자기 만져진 옆구리의 감촉에 무심코 튀어올랐다. 정신을 되찾고 돌아보니 손가락을 세운 린과 쓴웃음 짓는 미미가.
"츠구미는 옆이 허술해."
"그, 그거 그런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해, 린쨩."
시, 심장이 파열하는 줄 알았다. 의기양양해하는 린의 손가락을 살짝 잡으면서, 어떻게든 숨을 골랐다.
"왜 대답을 안 해, 츠구미."
"......아, 그건 그, 미안합니다."
"괜찮아. 츠구미는 친구니까."
"응. 고마워."
어라, 왠지 제대로 넘어가 준 듯한 느낌이 드는데......?
"츠구미는 어떻게 하고 싶어?"
"어떻게라니?"
"어머니가 자주 말했어. 망설이게 되면, 어째서? 라고 자신에게 물어보래."
어째, 어째서라. 분명 나(소라호시 츠구미)는 현생에서 처음으로 생긴 친구들의 근심을 털어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면 저렇게나 어머니를 좋아하는 아이가 어머니의 작품을 마음껏 말할 수 없다니 너무 괴로울 테니까. 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래, 나(키리오 츠구미)는 분명 '용의 묘'에 출현한 동료의 그 후를 걱정하고 있다. 그 작품을 촬영하는 도중에는 누구나 필사적이었다. 처음에는 적당히 타협했지만, 결국에는 누구나 발 벗고 나서서 촬영 완료가 될 때는 어깨를 서로 부둥켜안으며 울었다. 그 작품이 싫어졌다고 한다면,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왜."
"응."
"왜 쥬리아쨩의 어머니는 용의 묘가 싫은 걸까."
망설이는 감정은 자연스레 흘러넘쳤다.
"그럼, 용의 묘를 한번 보자."
린은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고, 미미는 그런 린을 존경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정말이지, 예상이 안 가는 아이다. 장내가 기대되는 듯한, 두려운 듯한.
"엑!? 무, 무서운 영화잖아, 그거."
"괜찮아. 옛날 영화니까ㅡㅡ지금의 영화 정도로 무섭지 않을 거야."
.......
"그, 그래?"
"응. 영상도 거칠고."
..............
"연기는 낡았고."
.....................
"CG가 없는 영화 따윈, 전혀 무섭지 않은걸."
"그랬구나! 그, 그거라면 한번 보자."
................................
"...........................................호오?"
흐음, 그래에?
"음? 왠지 오한이."
"그, 그만해~ 린쨩......"
"아버지한테 DVD 없나 물어보고 올게!"
린은 그렇게 말하고 거실에서 다른 방으로 뛰어가서는, 카즈마 씨를 데리고 왔다. 그는 린에게 맞춰 몸을 웅크리고는 비틀비틀 걸어오며 쓴웃음 지었다. 그의 손에 들린 얇은 패키지가, DVD일 것이다.
VHS가 아니네...... 아니, 그건 됐고.
"이야, 곤란한데. 모두 잘 들어. 이 영화는 모두에게 보여줄 수 없다."
쓴웃음 짓는 카즈마 씨는, 그렇게 말하며 패키지를 보여주었다. 고개를 기울이는 나와 조금 안심한 기색의 미미.
"에에~! 어째서!"
누구보다 빨리 질문을 입에 담는 린.
"자, 여기. 읽을 수 있어?"
"음~ 알, 십오?"
아.
"그래. 15세 미만은 보여주면 안 되는 거다."
볼을 팽팽하게 부풀린 린한테는 미안하지만, 듣고 보면 어쩔 수 없다. 나도 자신이 어른의 입장이라면 15금의 영화를 어린아이에게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 쥬리아는 보고 싶은 모양이지만, 어떻게 할까.
"그럼 나, 지금부터 15살이 될래!"
"린쨩, 그, 그거, 어떻게 하려고......"
"츠구미! 15살의 샘플을 줘!"
"그렇구나, 샘플이네..... 에에......"
무리한 말을 하는 린을 쓴웃음 지으며 바라보는 카즈마 씨. 이제 포기하자고 말하는 듯한 미미. 포기하지 않는 린. 나로서는 양식이 있는 입장이라서 자기 욕구를 우선하여 그녀들이 어른의 앞에서 15금의 룰을 깨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지금 생각해보면, 용의 묘에는 꽤 아슬아슬한 장면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래, 이렇게 생각하는 자신도 있다.
『누구나 무리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샘플 하나도 제공하지 못하면, 뭐가 여배우냐』
라고.
"어른과 아이의 사이, 사춘기. 흠, 과연, 과연."
연기를 요구받고 있다.
무언가가 되는 일을, 요청받고 있다.
"츠구미?"
"린쨩, 설정은?"
"응?"
"어떤 15살을 하면 돼?"
그에 응해주지 않고, 어떻게 여배우라 할 수 있겠는가.
"! 음~ 음...... 아버지가 선생님이고 츠구미가 학생이라던가?"
"! 그, 그럼 역시, 츠구미쨩과 카즈마 씨의 금단의 사랑!!?"
사랑, 사랑인가. 금단의 사랑. 요구받는 사랑.
미치도록 갈구하는 애정의, 통탄하는 격정의, 병들어 무너지는 황홀의.
"선생님한테는 분명 필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약혼한 사람이 있는데, 츠구미쨩은 선생님밖에 없는데 전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만 말하잖아 그래서 츠구미쨩은 선생님의 집에 찾아가서 아와와와와!"
"미, 미미, 왠지 무서워."
카즈미 씨는 코우 군과 린쨩을 더하고 어른으로 만든 듯한, 미모의 귀공자다. 분명 선생님이니까 인기 있겠네~ 난 학생이고 결혼은 아직 못하지만, 앞으로 1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여자라고 인정받는다. [각주:1] 선생을 위해서라면 분명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해줄 수 있다. 그것이 사랑이니까.
선생은 부모의 명령으로 어린 시절부터의 약혼녀가 있다. 하지만 내게는 선생밖에 없다. 선생만 보이고, 선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선생은 약혼녀가 있다면서, 서로의 시선이 안 맞는데도 애인처럼 들러붙은 사진만 보여주며 날 속이려 든다.
그렇다면, 선생님.
내가 그 여자를 잊게 해 줄게.
도망치려 하다니, 그런 생각할 수 없게 해 줄게.
――/――
'묘한 일이 되어버렸다.....'
대화를 지켜보지 않고, 서재로 돌아가서 읽다 만 소설을 손에 든 것이 문제였나. 사츠키 씨한테 쥬리아를 데려다줬으니, 3명만 있다면 소란 피우지 않을 거라 방심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여자아이 특유의 이리저리 바뀌는 화제에 끼어들 수도 없어서, 어느 사이엔가 다섯 살 여자아이와 '금단의 사랑'의 상대 역을 하게 되어버렸다.
물론 린이 그렇게나 말하던 상대의 연기력을 보고 싶기는 하다. 우리 아이는 둘 다 우수하지만, 아직 개화하지 않은 린이라면 몰라도 키리타니 오우카의 재래라고 불리는 코우를 상회할지도 모른다니, 정말 흥미롭다.
'어린애 앞에서 재롱잔치의 왕자님 역할이라니 부끄럽군, 하지만.'
두근두근이라는 의성어가 들릴 정도로 가슴을 부풀리며 기대하는 린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거절할 기분이 안 든다. 무엇보다, 린의 공부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버지로서 어중간한 일은 못 하겠다고도 생각한다.
왜냐면, 아버지의 콩깍지를 제외하고서도 린의 재능은 굉장하다. 이걸로 그녀가 개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부모로서도 배우로서도 과분할 정도로 고마울 것이다.
'세계가 변한다. 린의 말이 아니었다면 어린애의 눈길이라며 무시했겠지만. 그럼 이 아이는 정말로 진짜일까 가짜일까. 어찌 되었든, 즉흥극을 한다면 적어도 이 아이가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마주해주자. 어느 사이엔가 15살의 샘플 제공이 아닌 나와 그녀의 승부가 되었다는 것은 따지지 않았지만.'
거실의 소파에 츠구미가 걸터앉는다. 정면에는 내가 앉아서 일정한 거리감이 있다. 츠구미는 파우치를 끌어안으며 생글거리는 미소로 "잘 부탁드립니다." 라며 고개를 숙여주었다. 부잣집 아가씨라서 그런지, 몸짓이 아름답고 정중하다.
린과 미미는 부엌에서 가져온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다. 다시보기에 쓸 모양이다. 가르친 대로, 뭐든지 공부의 소재로 하려는 자세는 훌륭하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마누라한테는 보여주지 말라고?
"좋아~ 그럼 제목은 '금단의 사랑'으로, 씬ㅡㅡ액션!"
자, 솜씨를 볼까. 나는 몰라도, 린을 실망시키지 말라고, 츠구미쨩?
"ㅡㅡ민폐였나요?"
"그래. 억지로 밀어붙이는 건 좋다고 말할 수 없어."
"죄송해요, 선생님. 하지만 저는."
"너는 고민을 상담하러 온 거야. 그러니 이걸 마시고 돌아가렴. 알았지?"
빈 컵을 놓는다. 연기의 내용에 따라서는 뒤집히는 일이 자주 있으니까. 거실이 양탄자를 더럽히면 마누라한테 뭐라고 들을지 생각하기도 싫다.
츠구미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앞머리가 눈가를 가려서 의기소침한 것처럼 보인다. 과연, 충동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좋았지만, 혼나자 풀이 죽은 건가. 그럼 그 뒤의 전개는 쉽게 알겠어. 고백하다 거절당해서 포기한다. 아니면 운다. 아역배우의 즉흥극이라면 이 정도로 끝내겠지.
"고민, 들어주시는 건가요?"
"그래, 물론."
"선생님은, 정말로 약혼녀를 좋아하나요?"
"그래, 물론이지. 난 그녀를 좋아한다."
"흐응ㅡㅡ아, 물 마실게요?"
"그, 그래."
물? 아아, 묻고 싶지 않은 건가. 의식을 돌리려는 건가. 음음. 과연, 잘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앗."
"아."
태연하게 뻗은 손은, 긴장에서 그런지 컵을 쓰러트리고 말았다. 서둘러 일어난 그녀는 책상을 돌아와서, 파우치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더러움을 닦아내려 했다. 쓰러진 컵은 내 방향. 과연, 손수건으로 바지를 닦아주려다가 손과 손이 닿는 장면인가.
알겠다, 알겠다고. 마누라도 여러 번 부끄러운 대사와 연기를 해줬었다. 여자애들은 그런 거 정말 좋아하나 보네. 으음. 이것도 린을 위해서다. 부끄러워할 수도 없겠어.
"죄송해요, 선생님. 바로 깨끗이 해드릴게요."
"아니, 됐다. 스스로 닦을 테니."
타이밍을 봐서 손을 뻗자, 역시 긴장 때문인가? 손수건은 츠구미의 손에서 슬며시 흘러나와 내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
"덤벙대기는."
그렇게 손을 뻗다가.
"ㅡㅡ아핫."
오싹, 하고 무언가가 등줄기를 내달린다. 고개를 드는 것보다 빠르게, 아래로 향했던 얼굴이 감싸였다.
"붙잡았다."
자그마한 손.
가녀린 체구.
꽃 같은 향기.
"선생님이 나빴어요ㅡㅡ사랑하지도 않는 여자 따위랑, 저를 비교하니까."
"놓아ㅡㅡ"
"자."
벗어나려고 몸을 뒤로 젖히자, 소파의 등에 밀쳐졌다. 어린아이의 힘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힘을 넣는 방향에 조금만 더해주면 된다. 그렇게 있는 사이에 그녀는 내 다리 사이에 무릎을 두고,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고는 주저 없는 손길로 내 가슴에 네 손가락을 두었다.
그, 계속 앞머리로 가렸던 표정은 정욕과 사모로 일그러져서, 비틀어진 초승달을 그리고 있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아니, 먼저 떼어 놓아야지. 학생, 그것도 여아한테 손을 댈 수는 없으니.
"선생님이 밀쳐낸다면, 저 머리를 부딪혀서 죽을지도 모르는데요?"
생각이 행동으로 나오기 일보 직전, 절묘한 타이밍에 그 생각을 부정당하자 생각이 잠시 정지되고 만다. 그것은, 인간은 생각을 부정당하는 일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심리에서 오는 것이라고 예전에 강사한테서 배운 바가 있다.
안 돼. 휩쓸리지 마. 교사의 신분은 어쩌려고. 집안의 일은? 약혼녀한테 뭐라 설명할 생각이냐. 그러니까, 밀쳐내.
"신분도, 돈도, 태생도, 굴레도 잊어버리면 돼요."
또다.
또다시, 차단당한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옅게 일그러진 눈동자가, 마성의 눈이다.
"나, 는."
속삭이는 말들. 흥분으로 상기된 목소리. 열기를 띈 것은, 나의 가슴인지 그녀의 손인지.
"전부 내가, 잊게 해 드릴게요. 그러니ㅡㅡ"
그녀의 자그마한 손이, 그녀 자신의 연분홍색의 입술을 어루만진다.
"ㅡㅡ부디, 내게 빠져. 나의 사랑하는, 나만의 선생님."
그 손이, 내 입술을 우아하게 쓸었다.
"ㅡㅡ컷!"
열기가 가신다.
평소의, 천진난만한 눈의, 상냥하게 죄송하다는 듯한 동작의 예쁜 소녀.
"감사합니다! 저기, 외람된 짓을 하고 말아 죄송합니다."
"ㅡㅡㅡㅡㅡ어, 어어, 아니, 괜찮다. 연기에서의 일이니까."
"그런가요? 다행이다~"
이것은, 뭐냐. 뭐가 일어난 거냐? 물론 아무리 그래도 나이가 이 정도나 벗어난 여자아이한테 묘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위화감은 그곳이 아니다.
아니, 그래ㅡㅡ나는 그 순간, 딸의 친구들에게 연기지도를 해주는 아버지가 아닌, 확실히 '요루하타 카즈마'라는 이름의 한 교사였다.
'세계가 바뀐다? 그런 어설픈 것이 아냐.'
감수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이미지의 '역류'는 대단한 것이 될 것이다. 탁월한 센스. 연기에 있어 타인을 휘말리게 하는 재능과 기술. 겨우 5살이?
'나는 지금, 분명히ㅡㅡ그녀의 세계에 삼켜졌다.'
딸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녀를 본다. 평범한 소녀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나이의 울타리조차 애매하게 하는 치기와 요염함을 겸비한, '여자'였다.
"아니 정말이지ㅡㅡ린의 안목은, 대단해."
손에 든 DVD를 본다. 공포 연출은 있지만, 리얼타임으로 보인 지금의 장면보다도 선정적인 영화냐고 물어본다면. 아니, 그렇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뭐, 어쩔 수 없지. 포상이다."
다만, 뭐 확실히 린과 미미가 가여워 보이니까, 함께 봐주도록 할까.
- 일본은 만 16세부터, 우리나라는 만 18세부터 혼인 가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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