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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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0월 21일 14시 43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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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154/






     희망의 도시의 근처에 있는 초원.


     그곳에서는 희망의 도시가 잘 보인다.


     초보자가 처음으로 몬스터와 싸우는 장소이며, 많은 플레이어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무기를 들고 마주 보고 있는 자는, 폰스케ㅡㅡ아키히토와 그를 판도라에 끌어들인 친구인 루크ㅡㅡ리쿠였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대검을 들고서 폰스케의 앞에 서 있다.


     "리쿠, 어째서ㅡㅡ"


     "어째서? 현실세계가 싫어져서 리셋하고 싶어진 거라고." 


     대검을 찔러오는 루크의 일격을 검으로 흘려내자, 불꽃이 튀겼다.


     서로가 높은 레벨.


     둘 다 높은 플레이어스킬을 가졌다.


     폰스케가 방패로 쳐버리려고 하자, 루크는 지면을 박차고 하늘로 피한다.


     폰스케는 바로 베어버리려 했지만, 루크는 대검을 휘둘러서 그 반동으로 거리를 벌렸다.


     "현실을 리셋? 그 때문에 모든 것을 멸망시키려 했다니!"


     폰스케가 달려가면서 루크에게 연속으로 러쉬공격을 먹였지만, 루크는 전부 방어하였다.


     "역시 오크의 일격은 무겁구만. 소외 종족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어."


     웃고 있는 루크에게 화가 난 폰스케가 포효를 하면서 왼손으로 가격한다.


     대검을 방패처럼 든 루크는, 그 일격을 발로 버텨냈지만 지면이 긁혀서 수 미터나 뒷편으로 밀려났다.


     "....화내겠지. 그것도 그래."


     "당연하다!"


     폰스케가 검을 휘두르자, 폰스케는 거리를 좁히며 폰스케의 배를 차버려서 띄우고는 대검으로 밑에서 베어올렸다.


     흐르는 듯한 움직임에, 폰스케는 공중에서 가드했지만 그대로 루크가 일격을 더 때려넣는다.


     폰스케의 몸에 칼이 들어가고, 그 자리에 붉은 선이 나타났다.


     크리티컬의 표시가 나타났다.


     폰스케가 지면으로 떨어지자 바로 일어서서는 거리를 벌린다.


     루크는 대검을 상대의 눈을 겨냥하여 들고 폰스케를 진지한 눈으로 보았다.


     "난 지금도 현실세계는 멸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가상세계에서 살아간다? 육체를 잃으면 그건 죽은 것과 마찬가지잖아!"


     루크는 그 일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렇지. 그러니까, 인류는 다시 잠들면 돼. 콜드슬립은 아니지만. 지하 콜로니에서 다시 잠들어야 했어."


     먼 옛날 인류는, 지상이 황폐해졌을 때에 지하콜로니로 도망쳤다.


     그리고 지상이 회복될 때까지 콜로니에서 콜드슬립을 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잠들어? 신형 발전소의 폭주는 어떻게 설명할래? 그게 폭주한다면 지구는 죽음의 별이 된다고!"


     폰스케가 베어들자, 루크는 받아내었다.


     "신형 발전소는 폭주시키지 않아. 다만, 이유로 삼을 셈이었다."


     폰스케가 때려서 날려버리자, 지면을 구른 루크는 일어서면서 입가를 닦았다.


     "ㅡㅡ폰스케, 사회를 부수려면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지?"


     "그딴 거 알아서 뭐해!"


     루크는 약간 웃었다.


     "어중간하게 해서 안된다면, 모든 것을 날려버릴 수 밖에 없다고!"


     루크의 대검이 연속으로 폰스케를 덮쳐들었다.


     재빠르게 자아내는 대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폰스케는 루크의 계획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신형 발전소로 지상을 사멸시켜? 그런 짓을 하면 두 번 다시 사람은 살아갈 수 없어. 그런 짓은 알고 있단 말이다! 그래서, 그건 허세로 쓸 셈이었다.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버리게 만들려는 거짓말이었다고!"


     루크에게 얻어맞고 날아가 버린 폰스케가 지면을 구르며 일어서자, 눈앞에 무릎이 다가와 있었다.


     이마를 차여진 폰스케의 거체가 위를 보며 쓰러진다.


     "미래가 있다고 해도, 인간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재능이 있는 녀석을 우선해서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질 뿐이야. 이걸 없애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의 리셋이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일어선 폰스케는 루크를 노려본다.


     "이 순간에도 강제적으로 로그인당해서 죽은 사람이 나오고 있어.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다는 거냐!"


     루크는 웃고 있었다.


     폰스케는 그 점을 용서할 수 없어서, 일어서서는 검을 위로 베어올렸다.




     두 사람이 싸우고 있는 필드 바깥.


     지켜보고 있는 NPC들과 플레이어들.


     알피 일행은, 판도라한테 달려갔다.


     "잠깐, 어떻게 된 일이에요!"


     화내는 알피를 프라이가 말렸다.


     그 얼굴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들려줬으면 좋겠군. 자네는 우리들에게 협력해주지 않았는가. 이 타이밍에 배신이라니 이해할 수 없네."


     판도라는 싸우고 있는 폰스케와 루크를 보고 있다.


     그리고 입을 열려고 하자, 근처에 있던 미라가 대신 이야기해주었다.


     "필요했으니까 배신한 거지요. 이것도 판도라의 사랑이에요."


     마리엘라가 미라를 경계한다.


     "사랑? 무슨 의미야."


     경계하는 프라이 일행에게, 미라는 루크를 바라보면서 대답하는 것이다.


     "이런 짓을 해놓고 모든 것이 NPC의 책임이라고 말하면 누가 믿겠어? 분명 흑막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 의심에 사로잡히겠지. 프라이 씨, 이후의 정치운영은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고 생각해?"


     프라이는 대답했다.


     "......가능한 일은 하겠지만, 불만은 나오겠지."


     미라는 팔짱을 꼈다.


     "그래. 반드시 문제가 생기지. 그래서 처음부터 적을 마련해두면 되는 거야."


     "적? .......그게 너희들이라고?"


     판도라는 폰스케를 보고 있다.


     "제가 폭주했기 때문에 셀렉터가 조종당해서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했습니다. 그게 표면상으로 보여줄 진실입니다. 사람들은 그 쪽을 받아들여 줄 테니까요."


     알피가 내뱉듯이 말하는 것이다.


     "창작물에서 자주 들어본 이야기네요."


     판도라는 긍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있을 법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요. 제가 폭주해서 그걸 도운 사람들이 있고ㅡㅡ막으려고 한 당신들이 있었다. 모두 그걸로 해결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이 뒤를 생각하면 형편이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모두 저한테 떠넘기세요. 그게 다시 일어서기 위한 제일 좋은 길입니다."


     세계를 구한 데에 더해 이유도 적당하다.


     그를 위해 판도라는 인류의 적이 되겠다는 것이다.


     프라이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인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고?"


     판도라는 미소지었다.


     "제 존재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당신들이 좋다고 해도, 실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아요. 감싸는 당신들도 의심받겠지요. 모든 것은 AI의 폭주. VR의 위험성을 인류가 알게 되는 통과의례같은 것이겠네요."


     마리엘라가 고개를 저었다.


     "왜 그렇게 단정하는 거야. 당신들, 나쁜 사람 취급을 받아도 좋아?"


     미라가 어깨를 으쓱하였다.


     "처음부터 그럴 셈이었어. 계획으로는 사람들을 강제로 지하콜로니에 되돌려 놓고서 잠가 놓고, 잠들게 만들어서 긴 시간이 흘렀다고 느끼게 만들고는 다시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지. 가상세계에서 수십 년, 수백년을 보내고 지상으로 보내는 거야. 뭐, 지상은 대규모로 파괴시킬 셈이었지만."


     주요 도시와 위성의 파괴.


     그렇게 하면, 인류를 다시금 처음부터 시작하게 만드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다.


     미라가 말한다.


     "죽은 사람도 나올 테고, 저항하는 사람도 나오겠지. 실제로, 가상세계를 생각의 세계라고 잘못 생각한 정보상들도 있었어.....모든 것을 끝내놓고 우리들은 사라질 셈이었지."


     판도라는 고개를 숙였다.


     "루크 씨도 성가신 사람이네요. 그래서 성가신 동료가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ㅡㅡ루크 씨의 길드 멤버는 계획에 찬성하는 동지들이었지요."


     폰스케에게 동료가 모여드는 것처럼, 루크한테도 계획에 찬성하는 동료가 모여들었다.


     "루크 씨가 평범하게 즐겼다면, 지금쯤 좀 더 커다란 길드를 이끌고 있었겠네요."


     알피가 판도라를 향하여,


     "그럼, 그 이야기는ㅡㅡ"


     판도라는 미소를 지어준다.


     "네, 실행했어요. 남은 것은 결과 뿐.....그러니 여러분도 힘내주세요."




     폰스케는 방패를 루크에게로 던져버렸다.


     받아낸 루크의 대검이 파괴된다.


     둘 다, 이미 무기의 내구치가 한계를 넘어버렸다.


     맨손 싸움으로 옮겨간다.


     폰스케가 크게 도약하며 주먹을 뻗자, 아슬아슬하게 피한 루크가 주먹을 배에 꽂아 넣는다.


     "딱딱해! 어이, 배에 뭘 집어넣은 거냐!"


     "아바타라고!"


     폰스케가 무릎차기를 때려넣자, 루크는 크게 몸을 젖혔다.


     들어올린 손을 맞잡고 내려치는 폰스케에게, 루크는 양손을 그대로 지면을 대고서 양발을 들어서 주먹을ㅡㅡ해머를 받아내서 물러나게 하였다.


     달려가면서 큼직한 폰스케에게 연타를 쏟아내어서 휘청거리게 만들고서 발을 걸어서 넘어뜨렸다.


     넘어진 폰스케의 얼굴에 주먹을 때려넣는다.


     거체가 바운드하자, 루크는 어깨를 크게 들썩거리며 호흡을 하였다.


     ".....방해되는 녀석들이 계속 생겨버렸지. 심지어 너까지도!"


     폰스케는 코피를 흘리면서 일어서며 콧구멍 한쪽을 막고 콧김을 불어서 피를 내보내었다.


     그리고 크게 도약을 하자, 기다리고 있던 루크가 폰스케에게 주먹을 꽂아넣었다.


     주먹에 스킬이 발생하여 강한 빛을 발하고 있다.


     "이거라도 먹고 잠들어버려!"

     

     그 일격을ㅡㅡ폰스케는 피하고서 그대로 카운터를 먹인다.


     커다란 주먹으로 루크의 안면을 깔끔하게 강타하자, 카운터라는 글자에 더하여 크리티컬의 표기가 나왔다.


     루크의 대미지가 한계를 넘어서자, 필드가 사라졌다.


     대자로 누워버린 루크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폰스케는 울고 있다.


     ".....왜 울어. 이긴 건 너잖아."


     ".....하지만, 하지만! 루크는 죽었잖아! 난 아무 것도 듣지 못했어! 상담해주었더라면.....말릴 수도 있었는데!"


     루크는 눈을 감았다.


     웃고 있다.


     "넌 역시 좋은 녀석이구나. 나 같이 낙오자 불량학생한테도 상냥하게 대해줬고.....너 자신도 괴로웠을 텐데도 상냥하고 올곧았고.....그래서 넌 살아주길 바랬다."


     폰스케가 눈물을 닦았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한 거야. 조금 더 있었다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었다고!"


     루크는 미소지었다.


     ".....폰스케, 알고 있어? 판도라 신화의 이야기를. 상자에는 마지막으로 희망이 남겨졌다, 라는 말이라고."


     폰스케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자 안에 있는 한 재앙은 희망이지. 우리들은 희망이 되고 싶었던 거야....날아가 버린 재앙은, 우리들이 상자로 되돌린 거라고. 어때, 멋있어 보이지?"


     폰스케는 울부짖었다.


     "모두가 같이 생각했어도 되었잖아. 좀 더 좋은 방법도 있었을 텐데. 이런 것....전혀 멋있지 않다고!"


     "이상론이구나. 하지만, 싫진 않지. 하지만.....난 만족했다. 나라고 해도 뭔가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루크가 붉은 빛이 되어서 사라져간다.


     루크 뿐만이 아니다.


     멀리 보이는 희망의 도시. 그리고 초원도 붉은 입자의 빛으로 변하여 사라져간다.


     폰스케가 손을 뻗자 루크는 사라지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흰 공간에 남은 것은 플레이어들이었다.


     판도라가 손을 벌린다.


     ".....마지막 대화는 어땠나요? 루크 씨의 마음을 알게 된 기분은?"


     폰스케는 내뱉었다.


     "최악이다."


     "그렇겠지요. 그래도 송별할 수 있어서 잘 됐어요...."


     판도라가 잠깐 고개를 숙이고, 다시 얼굴을 들었다.


     폰스케는 확인을 하였다.


     "어째서 그런 짓을 했지. 이 시점에서 배반하다니 넌 뭐를ㅡㅡ"


     "그 이유는 나중에 알 거예요. 아니, 분명 폰스케 씨라면 뭐가 뭔지 모를 수도 있겠네요. 아, 이것도 잘못 생각했습니다!"


     판도라는 크흠하고 헛기침을 하고서, 여신답게 미소지었다.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고합니다. 판도라의 모형정원은 무사히 클리어되었습니다. 자, 아바타를 버리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ㅡㅡ"


     폰스케는 갑자기 감각이 이상해졌다.


     그러자, 폰스케의 안에서 아키히토가 튀어나왔다.


     "엇!"


     아키히토가 놀란다.


     무리도 아니다. 폰스케ㅡㅡ눈 앞에 자기 모습이 있으니 진짜로 놀란 것이다.


     주위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바타와 분리되듯이 플레이어들의 현실의 모습이 나타났다.


     라이타와 준이 마주보고 있다.


     "아~ 음. 현실세계에서는 너무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저쪽은 노동법이 있으니 말이다."


     귀여운 노움에게 주의를 받는 준은,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나 자신에게 주의를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아들 놈과 사이좋게 지내줬으면 기쁘겠군."


     "물론이다. 나는 너고, 그 애는 내 아들이니까.....가족을 부탁한다."


     그러자, 준에게 말을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 당신."


     "......아버지."


     준이 그 쪽을 보고 매우 놀라고 있었다.


     "너, 너희들! 서, 설마 같은 길드였던가!"


     준의 부인이 양손으로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진짜 최악이야. 가상세계에서 결혼한 상대가 자식이고, 증오스러운 길드의 간부가 남편이었다니!"


     "......설마 가상세계에서 어머니와 결혼했었다니."


     울고 있는 부인과, 풀이 죽은 아들을 보고 있는 것은 그들의 아바타였다.


     서로 손을 잡고서 쓴웃음을 짓고 있다.


     라이타가 무릎을 꿇었다.


     "......어떻게 된 거야아아아! 부인을 아들에게 빼앗겼다아아아!"


     준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으, 음? 그렇다는 말은.....어, 어떻게 된 거야아아아! 아, 아니 현실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건가? 음?"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눈을 돌리자, 나오토와 블레이즈가 마주 보고 있었다.


     "아~ 저기....힘내라."


     "그쪽이야말로. 아니, 다르겠구나. 현실세계를 즐겨줘. 이쪽은 즐겁게 지낼 거야ㅡㅡ고맙다 현실의 나."


     "그래, 고마워. 가상세계의 나ㅡㅡ아니, 블레이즈."


     왠지 화기애애한 작별이었다.


     문제는 프라이 일행이다.


     전 대신이 프라이를 올려다 보았다.


     ".....자네는 나인가?"


     프라이는 따봉을 날리며,


     "현실세계를 살아줘. 난 여기서 여왕님에게 괴롭힘 당하며 지낼 거다!"


     "비, 비겁하지 않은가! 나하고 교대해!"


     "거절한다! 이얏호우우우!"


     뭐라고 해야 할까 제각각 이상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는 오크들이었다.


     나나미가 나나코를 보고 있다.


     "뒤에서 보니 이런 느낌이었구나."


     "귀엽지? 이제부터는 현실에서 힘내. 제대로 어택도 하고. 주저하는 자신은 내가 갖고 갈 테니까!"


     "그, 그건ㅡㅡ"


     "안돼. 제대로 어택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나미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나코는 "잘 됐어." 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시에라는 유키네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알았나요. 당신이 제대로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나한테 질책을 당하다니."


     세이와 구루구루는 서로에게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저, 저기, 지금까지 고마워."


     "으, 응. 저기.....힘내."


     여자애같은 행동을 하는 구루구루인 반면, 세이는 남자애같이 행동한다.


     "무, 물론이지!"


     "나, 난 이 모습이 싫지 않아. 그러니 여러가지로 잘 생각해 봐."


     "그, 그래."


     풀이 죽은 세이.


     그리고ㅡㅡ.


     "....폰스케, 사랑해요오오오!"


     "잠깐, 제대로 작별인사하라고요!"


     알피가 마야를 무시하고서 폰스케에게 안겨들고 있었다.


     "이제 와서 나 자신 따위는 상관없어요. 방해돼요! 폰스케를 만지지 말아주세요!"


     "그것보다 좀 더 여러가지로 말할게 있잖아!"


     "아~ 힘내."


     "좀 더 마음을 담으라고요!"


     그건 마리엘라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하고는 상관없어. 이번에야말로, 폰스케에게 이 마음을 전할 때야!"


     야쿠모가 폰스에게 뛰어드는 마리엘라의 발을 낚아채었다.


     "마, 마지막 인사 정도는 제대로 해! 내 이미지가 무너지잖아!"


     거기서 많은 플레이어와 아바타들이 "뭐!?" 라는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 보았지만, 아키히토만은 폰스케를 보고 있었다.


     그런 폰스케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것은 노인이다.


     "아키히토 군, 현실의 나를 부탁해. 밀면 간단히 쓰러지니까 잊지 마."


     그대로 폰스케에게 날아들었고, 프란은 지나가듯이 말을 걸었다.


     ".....난 응석부리는 게 좋아. 사실 좀 더 응석부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뒤는 잘 부탁해."


     잘 부탁한다고 들은 아키히토의 옆구리를, 이나호와 안리가 껴안았다.


     "아키히토 씨, 저희들의 일은 잊어도 현실의 저는 잊지 말아주세요."


     "그거 무리잖아. 글치만 기억해준다면 기쁠 거야....안녕, 아키히토."


     두 사람도 폰스케의 곁으로 간다.


     리리가 아키히토의 옆을 지나쳤다.


     "난 가능성이 낮으려나? 하지만 반드시 만날 거라고 생각해. 내 감은 잘 맞거든."


     손을 저으며 멋지게 퇴장하자, 나이아가 작은 아이를 끌어안고서 폰스케에게 미소짓고 있었다.


     "분명 다시 만날 거에요. 그 때에는 잘 부탁할게요."


     모두가 폰스케의 옆으로 이동하자, 아키히토는 손을 뻗었다.


     "저, 저기!"


     고개를 돌려서 여성진을 보니, 고개를 숙이며 곤란한 표정으로 슬프게 웃고 있었다.


     마야가 대표로 대답해준다.


     ".....기억, 사라진다고 해."


     야쿠모도 고개를 끄덕였다.


     "판도라에서의 기억은 전부 사라질 거야. 그렇게 들었어...."


     아키히토가 판도라를 보자, 그녀도 끄덕이고 있었다.


     "어째서!"


     "모든 기억은 제가 삭제시키겠습니다. 남는 것은 결과만. 전 폭주해서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했어요. 그리고, 당신들은 세계를 구했습니다. 모든 것은 환상이었습니다."


     그 말에 납득할 수 없었던 아키히토에게, 현실의 모습이 된 리쿠가 말을 걸었다.


     "어이어이, 날 죽인 그녀들의 기억은 무시하는 거냐?"


     "리쿠!"


     아키히토가 달려가서 리쿠를 끌어안았다.


     리쿠도 안아주었다.


     ".....잊는 편이 좋을 거다. 현실에서 곤란해지는 녀석도 있으니 말이지. 내 일도 너무 생각하지 마. 넌 현실에서 힘내서 살아가라고. 겨우 지켜냈잖아. 좋은 세계로 만들라고."


     리쿠는 울고 마는 아키히토에게서 떨어지고는 등을 밀었다.


     그곳에 있던 것은 폰스케다.


     머리를 긁적이며 부끄러워 하고 있다.


     부끄러워하는 오크였지만, 거체여서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크다.


     하지만, 무섭지는 않다.


     "......저기."


     폰스케는 여자들에게 안겨져 있어서 곤란해하는 모양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아키히토에게 말한다.


     "이쪽은 맡겨둬. 왠지 이상하지?"


     좋은 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부끄러워하는 바람에 폼이 안 난다.


     아키히토가 그걸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인다.


     폰스케가 커다란 손을 뻗자, 악수를 하였다.


     정말 커다란 손이었다.


     ".....지금까지 고마웠어."


     폰스케는 웃고 있다.


     "이쪽이야말로!"


     지켜본 판도라는 강제적으로 플레이어들을 로그아웃시켰다.


     "자, 눈을 뜨세요.....꿈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헤드셋을 쓴 아키히토가 눈을 떴다.


     하지만, 아직 눈에 빛이 돌아오지 않았다.


     일어서자 방에 찾아온 여러 구급의료용 로봇이, 들것을 들고 다가왔다.


     그곳에 말없이 누운다.


     계속 깨어나서는 들것에 실리는 여성진들과 동료들ㅡㅡ.


     사체를 회수하는 로봇들도 다가와서, 리쿠 일행의 사체를 회수해간다.


     아키히토의 몸에서 헤드셋만 남기고 파워드 슈츠를 떼어내고, 지하콜로니에서 바깥으로 운반된다.


     전 세계에서 이런 작업이 일어나고 있었다.


     서버 관리실의 모니터에 판도라가 비추어졌다.


     "눈을 뜨면 원상태로ㅡㅡ는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시 일어설 거라 믿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ㅡㅡ만날 때까지 안녕히."


     영상이 끊기자, 일제히 데이터의 변경이 이루어졌다.




     아키히토는 자기 집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스마트폰에는 연락이 계속 들어왔다.


     학교에서는 당분간 휴교라고 하였고, 정부에서는 긴급보고라는 명목으로 모니터를 통해 크나큰 사건의 일을 보고하고 있었다.


     전 대신이 카메라 플래시를 뒤집어쓰고 있다.


     "여러분, 부디 진정해 주십시오. VR게임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저희들의 기억에 불명확한 점이 있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아키히토는 양손으로 머리를 싸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기억이 정말 애매하였다.


     무언가 중요한 기억이 전부 지워진 듯한 감각이었다.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더니, 벌써 2학년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니, 고등학교 생활을 지낸 것 같은 기억도 있었지만 너무 선명하지 않아서 확실하지 않다.


     "이 사태에 여야 할 것 없이 일치단결하여, 사건 해결을 모색하는 방향으로ㅡㅡ"


     근엄한 얼굴을 한 전 대신에게 기자들이 야유를 보내었다.


     하지만, 결의가 단단한지 담화를 그만두지 않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겁니까!"


     "이 책임은 누가 지는 것입니까!"


     "사망자가 나왔다는 말은 사실입니까!"


     "어째서 야당인 당신이 회견을 열었습니까! 총리를 내보내세요!"


     또 연락이 들어왔다.


     알바처에서 보낸 것이다.


     당분간 쉬어도 좋다는 알림이었다.


     안부 확인도 시작되어서, 아침부터 연락이 멈추지를 않았다.


     침대에 몸을 눕혔다.


     ".....도대체 뭐가 일어났었지?"


     학교와 알바처, 그리고 여러 장소에서 안부확인은 오는데ㅡㅡ아키히토의 가족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방에는 전 대신의 목소리가 울렸다.


     "VR에 커다란 결점이 있었다고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현재 조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만, 당분간 VR의 사용은 금지로 하여ㅡㅡ"


     아키히토는 눈을 감았다.


     "......뭐지, 뭔가 정말 큰일을 잊은 기분이 들어."




     ㅡㅡVR크라이시스라고 불리는 사건으로부터 반년이 지났다.


     아키히토는 학교의 교실에서 친구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2학년부터 시작해서 놀랐다고."


     "그런데다 학급 인원수도 줄었으니 말이야."


     원래는 20명이 있던 반이었는데, 지금은 남녀가 한 명씩 줄어들었다.


     아키히토의 앞 좌석이 비어있었는데, 그곳에 누가 앉아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애처롭고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된다.


     '도대체 누가 앉아있던 걸까?'


     교사의 말로는, 사건이 일어날 때에 목숨을 잃었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키히토의 기억에서는 깨끗이 사라져 있는 것이다.


     친구는 또 하나의 비어있는 자리를 보았다.


     "그건 그렇고 아쉽네."


     "뭐가?"


     "그, 이치노세 씨 말이야. 학교가 재개되었을 때에는 있었지만, 원래 상류층이어서 그런지 전교해버렸잖아."


     이사의 딸이어서 입학했지만, 세상이 흉흉하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수준에 맞는 학교로 전교하였다.


     ".....응, 아쉽네."


     "글치. 미소녀가 없어진다니 슬픈 일이라고. 처음부터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풀이 죽지는 않았을 텐데."


     그리고, 대화는 재능수치 검사로 옮겨졌다.


     친구가 머리를 긁적인다.


     "그것보다 들어봐. 이전의 정밀검사에서 내 재능치에 잘못이 있었대. 검측한 결과가 달라졌다고 하더라. 부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이래."


     아키히토도 맞장구쳤다.


     "뭔가 심하게 차이가 나버렸다고 들었어. 나도 수치가 이상해서 의사 분이 곤란해 하시더라고."


     친구가 어깨를 으쓱하였다.


     "재능치의 계측은 폐지가 되겠구나. 이렇게까지 제멋대라니 이상하잖아."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었다.


     이제 와서 틀렸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 라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아키히토는 마야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았다.


     지금도 떠오르는 마야의 모습은, 갈색 머리가 아니라 금발의 붉은 옷이었다.


     '왜 다른 사람을 떠올리는 걸까?'


     친구가 얼굴을 가까이 한다.


     "그것보다 오늘은 오락실에 가볼래?"


     "미안. 오늘은 알바하는 날이라서."


     "그러냐."


     그리고 문제가 또 하나ㅡㅡ.




     알바처인 슈퍼마켓.


     아키히토는 말없이 화물을 옮기고 있었다.


     종이상자에서 상품을 꺼내서 선반에 진열하고 있자, 그 모습을 보고 선배인 야쿠모가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저, 저기, 뭔가 잘못됐나요?"


     ".....아니. 틀렸다면 주의를 해주려고 생각했어."


     그다지 관계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알바의 동료는, 일은 잘하지만 아키히토와는 최소한의 대화만 한다.


     '남자가 싫은 걸까.'


     노골적으로 남자를 싫어했기 때문에, 아키히토도 그걸 눈치채고 일 관련의 지인이라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생각보다도 몸이 잘 움직이네. 이 알바를 계속 해온 걸까?'


     기억이 애매해도 일은 문제없이 해낸다.


     그게 불가사의해서, 아키히토는 잃어버린 시간에 뭘 해왔던 건지 신경쓰였다.


     자기 모습이 반사된 벽에 보인다.


     '키가 커지고 근육질이 되었네. 헬스장에 다녔던 모양인데, 나로서는 그게 이상한 일이야.'


     얻은 기억이 없는 자격증.


     무효가 되어버린 자격들도 있다.


     기억이 사라졌을 때에 손에 넣은 자격들은, 대부분이 무효처리 되었다.


     '하아, 어떻게 할까.'


     1학년 때에 손에 넣고 싶었던 자격들도 몇 가지가 무효가 되고 말았다. 시험을 받을 수 있지만, 통과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손님이 들어오자 야쿠모가 등을 곧게 펴고 미소를 지었다.


     "어서오세요."


     아키히토는 그 변화하는 속도에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자는 대단하구나.'


     그리고는 일로 돌아가서, 사원이 올 때까지의 시간까지 알바를 하는 것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때때로ㅡㅡ야쿠모의 모습이 어째서인지 붉은 머리의 사람과 겹쳐보인다.


     보고 있으니 "......보지 말아줄래." 라는 말을 들었지만, 신경이 쓰여서 견딜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키히토가 아파트로 돌아왔다.


     지쳐버려서 침대에 눕자, 어째서인지 쓸쓸함이 치솟아 오른다.


     방의 옆에는 무언가 무거운 물건이 놓여져 있던 흔적이 있었는데, 그게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눈을 감자 진정되지 않는다.


     ".....뭘까. 진정되지 않아. 그건 그렇고 매일 4시에 눈을 떴었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


     큰 사건에서 다시 일어서기 시작한 세상.


     좋든 나쁘든 변하고 있다.


     아키히토는 잠시 생각하고는, 일어서서 구입한 참고서를 손에 들었다.


     재능치를 믿을 수 없다고 일컬어지게 되어서, 어쩌면 나도 무리라고 생각했던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여 구입한 참고서를 열었다.


     "좋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재능치의 부활을 꾀하고 있었지만, 아키히토같은 입장에서 말하자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노력해도 안된다면 체념할 수 있으니까."


     자신에게 말해주면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


     라이엘 Σ(・∀・|||)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리온 Σ(・∀・|||) "젠장! 저 녀석 마지막에 도망쳐버렸다!"


     폰스케 (#・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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