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45 마리 누나와 제1회 공식 이벤트 (재앙)
    2022년 03월 13일 03시 45분 2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46/

     

     

     

     네메시스.

     

     그 이름이 나타남과 동시에, 칠흑의 하늘에 무수한 별이 반짝였다.

     

     현실의 밤하늘을 재현한 것처럼 불규칙하게 아로새겨진 별들.

     

     하지만 그 색은 현실과는 다르게, 하나의 예외도 없이 붉었다.

     

     붉은빛들 속에서, 네메시스의 이름을 가진 무언가의 윤곽이 처음으로 나타났던 문 앞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떠올랐다.

     

     크기는 오거의 몇배는 될 것 같다.

     

     그러자, 암흑을 떨쳐내는 것처럼 일곱 개의 문이 에덴의 마을에서 가까운 쪽부터 순서대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 색은 달처럼 부드러운, 노란색을 띤 은색.

     

     그리고 빛은 네메시스라는 이름의 '심판자', 아니 메피스토펠레스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단죄자'를 백일하에 드러냈다.

     

     그 모습,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등에 돋아난 두 쌍의 날개. (※ 나머지 11줄의 묘사는 생략함)

     

     스크린에 비춰진 공략조한테 있어서는 그런 네메시스도 포인트 덩어리에 불과한 모양인지, 네메시스가 아직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동안 행동을 개시했다.

     

     방패역인 중장비 집단은, 네메시스의 전면에 나서서 [도발] 스킬로 주의를 끌려고 했다.

     

     그에 맞춰서 AGI와 화력이 높아보이는 자들이 네메시스의 배후로 돌아갔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사냥꾼과 마도사를 중심으로 한 원거리 공격 부대가 대기하며, 공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버프의 지원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 탓에 많은 사람들이 뭔가의 이펙트에 감싸여 있다.

     

     서로에게 동료의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움직임은 이렇게 내려다보면 마치 통솔된 군대 같다.

     

     "역시 이런 자리에 익숙하구만. 처음 보는 적이고 제대로 연계의 확인도 안 했는데 흐트러지지를 않아."

     

     "그럴까? 익숙하다는 건 동의하지만, 내게는 서로를 효율 좋게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되는걸. 그래서 그 전제가 무너지는 일이 생긴다면......"

     

     마레우스 씨의 말에, 불온한 말을 하는 칸나 씨.

     

     우리들이 스크린 너머로 보는 사이, 드디어 그들이 움직였다.

     

     중장비 집단이 [도발] 스킬에 의해 노린 대로 네메시스의 공격을 유도한다.

     

     네메시스의 공격은 핼버드를 도끼처럼 휘두르는, 횡베기의 일격.

     

     기다리고 있던 그들은, 보기에도 방어력이 높아보이는 방패와 갑옷을 몸에 두르고 버프도 충분히 걸려 있다.

     

     대미지를 입으면서도 네메시스의 일격을 막아낼 수 있을 터......였지만.

     

     "거짓말이지......"

     

     마레우스 씨가 절규하는 옆에서, 나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네메시스의 일격은 방패를 찌부러트리고, 휘두른 기세를 줄이는 일 없이 방패를 들었던 사람을 갑옷 채로 양단했다.

     

     HP가 남았는지는 확인할 것도 없다.

     

     단 일격에, 아마 현재 MWO최고봉의 방패들이 어이없이 반파되었다.

     

     상황판단이 뛰어난 그들이기 때문에, 그 동요는 순식간에 전해졌다.

     

     네메시스가 가장 먼저 노린 것은, 배후로 돌아가려던 사람들이다.

     

     무심코 다리를 멈춘 것을 후회하기보다 빠르게, 핼버드의 찌르기를 받고 먼저 쓰러진 자들과 마찬가지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완전한 상태로 공격할 예정이었을 원거리 공격 부대에는, 날갯짓한 날개에서 산탄 같은 깃털이 쏟아졌다.

     

     그것에 얼마나 공격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면을 파고들 정도의 깃털을 보면 후위직이 제대로 받아서 무사할 가능성은 한없이 낮아 보인다.

     

     방어의 핵심과, 공격의 핵심.

     

     양쪽을 순식간에 잃었다는 비상사태에, 그들은 매우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조금 전까지의 정돈된 움직임은 이제 흔적도 없다.

     

     산발적인 공격이 날아오지만, 네메시스한테 통하는 기색은 없이 오히려 주의만 끌고 말아서, 공격한 자들은 예외 없이 쓰러져 모습이 사라졌다.

     

     "...... 이렇게 되면, 추스르는 건 쉽지 않겠네."

     

     중얼거리는 칸나 씨의 목소리가, 매우 무겁게 들렸다.

     

     하지만 그런 와중, 명확한 역할의식을 갖고 네메시스에게 공격을 감행하는 파티가 있었다.

     

     그것은 공략조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자들이 모인, 레온의 파티였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