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2 마리 누나와 특별 퀘스트
    2022년 03월 06일 17시 53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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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3/

     

     

     

     모험가길드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마을 안에서도 가장 커다란 건물이고, 마을 중앙에 있기 때문에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나는 기합을 넣고서 인파의 흐름에 올라타서, 모험가길드 속으로 발을 디뎠다.

     

     "아렌 씨라는 이름으로 보면, 남자라고 생각하는데......"

     

     중앙의 접수대에는 여자들 뿐.

     

     그래서 오른쪽 카운터를 보니, 그곳에는 남자가 몇명 접수를 받고 있었다.

     

     저벅저벅 걸어가서는, 처음으로 눈에 띈 녹색 머리를 대충 자른 남자에게 물어보았다.

     

     "실례합니다, 여기에 아렌 씨라는 분은 계신가요?"

     

     "음? 아렌이라면 나인데, 왜 그래 작은 모험가 씨."

     

     "작다는 말은 필요없어요."

     

     일단 에스텔 씨의 부탁을 처리해야지.

     

     "에스텔 씨가 아렌 씨한테 이걸 갖다 달라고 해서요."

     

     아이템박스에서 편지를 꺼내서 아렌 씨에게 건넸다.

     

     "에, 에스텔 씨한테서!?"

     

     편지는 받자마자, 서두르는 기색으로 안을 확인한다.

     

     볼일이 끝났으니 등을 돌리려던 차에, 그가 말을 건다.

     

     "잠깐만. 모험자인 네게, 마리아한테 부탁이 있다."

     

     "제게요?"

     

     "그래. 개인적인 의뢰인데, [보아의 고기]를 20개 모아줄 수 있을까."

     

     『퀘스트, '아렌의 선물'이 발생했습니다. 퀘스트를 받겠습니까』

     

     또 퀘스트? 퀘스트는 이렇게나 빈번하게 나오는 거야?

     

     내용은 [보아의 고기]를 20개 모아서 아렌 씨에게 건네준다는 간단한 것이지만, 보수가 200G다. 1개당 20G.

     

     음, 이건 괜찮은 걸까.

     

     양해를 구하고 게시판으로 이동해서 가장자리에서 들여다보니, 같은 의뢰인 [보아의 고기 10개]가 400G다.

     

     "............"

     

     나는 돌아가서 싸늘한 목소리를 내었다.

     

     "바가지인가요?"

     

     "아, 아냐! 이것에는 사정이 있어서!!"

     

     사정을 요약하자면, 에스텔 씨와 아이들을 위해 식량을 선물하고 싶지만, 길드의 남자 접수원의 급료는 낮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돈이 200G라고 한다.

     

     "거, 거짓말이 아니라고! 정말 이것밖에 없어!!"

     

     "하아...... 에스텔 씨를 위해서라면야 뭐."

     

     보아는, 분명 멧돼지를 말하는 거였나.

     

     "보아의 특징과 나타나는 장소를 가르쳐주세요."

     

     "그럼!"

     

     『퀘스트를 수령했습니다. [보아의 고기] 0/20』

     

     그러고 나서 보아에 대해 아렌 씨가 아는 정보를 듣고, 난 돈도 없도 없기 때문에 곧장 마을 동쪽으로 빠져나가서 '시험의 숲'으로 향했다.

     

     시험이라고 하는 걸 보면, 분명 초보자용일 것이다.

     

     그런 가벼운 기분으로 마을을 나와 걷기를 10분.

     

     '시험의 숲'은 생각보다 나무가 많은, 어엿한 숲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나 나무가 많으면, 돌진 공격은 하기 어렵겠네."

     

     아렌 씨의 말이 맞다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싸우는 장소는 신중히 골라야겠네."

     

     전후좌우로 커다란 나무가 솟아나 있어서, 실 하나를 나무들에 묶어서 결계처럼 만들었다.

     

     나는 중앙에 위치했고, 또 하나의 실은 나무 위에서 드리워져서 언제든 공격할 수 있도록 대기해놓았다.

     

     "새삼스럽지만, 이거 광대의 싸움법이라는 느낌이 아닌데."

     

     따로 수단도 없으니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기다리기를 몇 분.

     

     나무 그늘에서 보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몸은 1m 정도고, 짙은 갈색 털로 뒤덮인 그 몸은 땅딸막하다.

     

     "부오오오오!"

     

     나를 먹이로 인식했는지, 이쪽으로 달려든다.

     

     게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박력에, 나는 무심코 머뭇거렸다.

     

     하지만 고른 장소 덕분인지, 보아는 똑바로 달리지 못해서 속도가 꽤 줄어들었다.

     

     그리고 실의 결계에 들어서자, 실에 붙잡히면서도 날 물어버리려고 필사적으로 입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때, 머리 위에서 내려온 두 가닥의 실이 목을 휘감고서 보아의 몸을 들어 올렸다.

     

     "그모오오오."

     

     다리가 고정되고 목이 매달리자, 보아는 발버둥 치면서 도망치려 했지만 실은 날뛸 때마다 더욱 휘감겨 들었다.

     

     그리고 보아의 HP가 점점 줄어들더니, 끝내는 빛의 입자가 되어 흩어지고서 [보아의 고기]가 남았다.

     

     "후우우.......STR이 적어서 불안했지만, [조사]의 레벨과 DEX로 어떻게든 되겠네."

     

     약간의 MP를 사용했지만, 기다리는 동안 회복되었다.

     

     제대로 [보아의 고기]도 입수했으니, 성과로서는 만점이려나.

     

     하지만, 하나만 말하게 해 줘.

     

     "그 크기였는데 고기 한 조각만 나오는 거냐고!"

     

     몸길이 1m라고?

     

     뼈를 제외해도 수십 kg은 나와도 되잖아?

     

     "...... 게임이니 그렇다고 납득할 수밖에 없으려나. 선물을 위해 20개나 필요한 이유를 알겠어."

     

     정신을 차리고, 실의 팽팽함을 확인한 뒤 다시 기다리는 자세로.

     

     다행히 보아는 한 번에 여러 마리가 나타나지 않아서, 도중부터는 쓰러트리는 것도 거의 작업화가 되었다.

     

     19마리를 쓰러트릴 무렵에는, 나의 레벨은 4가 올랐고 [조사] 스킬의 레벨도 2개나 올라가 있었다.

     

     "뭐에 할당해볼까."

     

     스테이터스 화면의 위에서 고민하고 있던, 그때.

     

     20번째의 보아가 나타났다.

     

     나타났지만, 여태까지와는 낌새가 다르다.

     

     체격이 여태까지의 보아보다도 더욱 컸고, 입에서 보이는 송곳니도 길고 날카롭다.

     

     무엇보다도 털이 마치 피처럼 붉다.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말하는 동안에 와버렸어! 거기다 빨라!!

     

     언뜻 보기로, 속도는 방금 전까지 상대했던 보아의 두배.

     

     그런데도 나무에 부딪히지 않고 부드러운 커브를 그리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실의 결계에 부딪히자, 실을 크게 휘감아서 몸에 파고들게 하면서도 멈추지 않는다!

     

     동시에 들려오는, 우지끈하는 불온한 소리.

     

     아, 이건 위험해.

     

     결계로 쓰고 있던 실에서 손을 놓고 옆으로 구른 순간 결계를 지탱하고 있던 나무가 부러졌고, 내가 방금 전까지 있던 장소를 붉은 보아가 대단한 기세로 지나쳤다.

     

     갑자기 실이 풀린 탓인지 방향 전환도 못하고 가장 커다란 나무에 부딪혔지만, 놀랍게도 쓰러진 것은 나무 쪽이었다.

     

     큰 대미지도 없이, 붉은 보아는 태연하게 이쪽을 돌아보았다.

     

     순간적으로 또 하나의 실을 나무 높이까지 말아 올려서 몸을 끌어올린 것과, 붉은 보아가 다시 내가 있던 장소를 돌진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위험했어."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이후의 전개는......

     

     예상대로, 내가 매달려있는 나무에 돌진했잖아!

     

     실을 조종해 옆의 나무로 뛰어든다.

     

     새삼스럽지만,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이네

     

     이대로 도망친다면 숲의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걸 깨달은 것은, 나무를 3그루 희생해서 붉은 보아의 공격을 피한 뒤였다.

     

     "...... 내 HP가 줄고 있어."

     

     어느 사이엔가 3분의 1이 깎여있었다.

     

     "붉은 보아의 공격은 피했을 텐데, 어째서......!"

     

     나무를 이동할 때, 또 HP가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이건 어쩌면, 실로 몸을 들어 올릴 때의 부하로 대미지를 받는 걸까?

     

     현실성 있게 만들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너무 빈약하잖아!

     

     VIT를 올리라는 설교는 안 들립니다.

     

     나는 HP포션을 꺼내서 회복시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도망치기는 어려울지도."

     

     10개의 HP포션을 전부 쓰기 전에, 틀림없이 먼저 내 HP가 바닥난다.

     

     "해볼만큼 해보자."

     

     나는 HP가 전부 회복된 타이밍에, 지면으로 뛰어내렸다.

     

     그곳은 처음에 실의 결계를 쳐놓았던 곳이라서, 나는 실을 회수한 뒤 눈앞에다가 곰을 그렸다.

     

     그것은 반에게 보여줬던 입체적인 모양이었는데, 추가로 실의 밀도와 몸을 그리는 층을 늘려놓았다.

     

     붉은 보아는 내가 도망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지, 그 자리에서 도움닫기를 하는 것처럼 땅을 긁더니 기세 좋게 돌진해왔다.

     

     그 눈은 완전히 나와 내 앞의 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덕분에, 내가 조종했던 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부르아아앗!?"

     

     낙엽 밑에 숨겨놓았던, 결계의 실로 만든 10단 사다리.

    10단 사다리

     

     

     멋지게 다리가 걸려서 쓰러지고 말았지만, 기세가 줄지 않아서 총알처럼 이쪽으로 돌진해온다.

     

     그 몸을 실로 된 곰이 받아낼 수, 없네!?

     

     차에 치인 것처럼 날아가버린 나는, 곰과 함께 데굴데굴 굴렀다.

     

     단번에 줄어든 HP는, 굴러갈 때마다 더욱 줄어든다.

     

     이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함께 구른 곰이 때때로 충격을 흡수해준 덕분에, 실낱같은 HP를 남길 수 있었다.

     

     "정말로, 죽나 보다 생각했어......"

     

     나는 휘청거리며 일어서서는, 붉은 보아에게 다가갔다.

     

     붉은 보아는 네 다리가 완전히 실로 묶여서, 그 자리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도 이쪽 실은 놓지 않았구나, 대단해 무의식의 나.

     

     다가가자, 위협하는 것처럼 으르렁거리며 깨물려고 한다.

     

     "일단 조용히 시킬까."

     

     곰을 그렸던 실을 풀어서 붉은 보아의 입을 꾹 조인 다음, 입과 코도 빈틈없이 틀어막도록 휘감았다.

     

     두 실을 전력으로 조종한 탓인지, MP의 소모가 크다.

     

     붉은 보아의 저항이 강하다는 이유도 있을지도?

     

     "그렇다면."

     

     나는 손끝만으로 스테이터스 화면을 불러서, 남아있던 스테이터스 포인트를 전부 DEX에 할당했다.

     

     그러자 실의 힘이 늘어났고, 반대로 MP가 소비되는 속도가 조금 줄었다.

     

     질식 때문인지 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붉은 보아의 HP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지구전이네."

     

     이렇게 나와 붉은 보아의 최후의 싸움은, 처음과는 반대로 조용히 시작되었다.

     

     

     나의 MP와 보아의 HP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렇게 MP의 잔량이 사라진, 그때.

     

     『블러디보아를 포박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포박] 스킬을 습득하여 포박하시겠습니까?』

     

     갑자기 뜬 메시지에 깜짝 놀랐지만, 이대로 가면 구속이 풀릴 것 같으니 주저할 때가 아냐!

     

     『[포박] 스킬을 습득하여 블러디보아를 포박했습니다. 레벨이 7이 되었습니다. [조사] 스킬의 레벨이 8이 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끝나자, 붉은 보아의 모습도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다.

     

     무슨 일인가 하고 놀랐지만, 일단 HP를 회복시키려고 아이템박스를 열었더니, 거기에 [블러디보아]의 이름이 있었다.

     

     아무래도 [포박]에 성공하면 자동으로 아이템박스로 이동되는 모양이다.

     

     그런 것은 먼저 가르쳐달라고......

     

     퀘스트 달성까지 [보아의 고기]가 하나 부족하지만, 오늘은 이제 한계.

     

     어느 사이엔가 마지막 하나만 남은 HP포션을 써서 HP를 회복한 나는, 보아와의 조우를 피하면서 마을로 돌아갔다.

     

     

     

     마을에 도착해서 길드로 향하는 도중, 몸이 좀 이상했다.

     

     휘청거리고 몸에 힘이 안 들어갔는데, 그게 점점 심해지는 기분이 든다.

     

     길드에 도착해서 쓰러질 것처럼 카운터에 엎어진 나에게, 아렌 씨가 달려와주었다.

     

     "마리아? 괜찮아!?"

     

     걱정해주는 건 기쁘지만, 지금 큰 소리를 내면 더 힘들어.

     

     휘청거림 외에도, 현기증과 비슷한 증상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거......"

     

     난 아이템박스에서 [보아의 고기]를 19개 꺼내 들고는, 아렌 씨한테 건넸다.

     

     "대단해. 이걸 혼자서 모아 왔어? 하지만 하나 부족한 모양인데."

     

     "도중에 다른 보아가 나와서요."

     

     "다른 보아?"

     

     내가 포박한 블러디보아를 꺼내들자, 아렌 씨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깜짝 놀랐다.

     

     "이, 이건 설마 블러디보아!!"

     

     많이 놀란 모양이지만, 보아는 보아지?

     

     그런데 주변의 모험가들까지 뭔가 웅성거리고 있다.

     

     [포박했다니 들어본 적이 없다고]

     

     [도대체 어떻게 배운 거지]

     

     [그보다 저거 네임드라고. 전에 5인팟이 도전해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음, 일단 무시하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냐.

     

     "이걸 팔면, 20개 정도는 되겠죠?"

     

     "그, 그래. 너무 충분해서 오히려 다루기 곤란할 정도다."

     

     그때, 이제야 메시지가 나왔다.

     

     『퀘스트, '아렌의 선물'을 종료했습니다』

     

     "다행이다......"

     

     안도해서 몸에 남아있던 숨을 뱉어낸 순간, 나의 의식은 끊겼다.

     

     ...... 정신이 들자, 왠지 익숙한 장소에 서 있었다.

     

     그것은 에덴에 전송되었을 때 서 있던 곳과 완전히 같은 장소.

     

     아무래도 난 죽어서 돌아온 모양이다.

     

     

    (마리아:광대 Lv5→ Lv7:스테이터스포인트+2)

     STR  1→1

     VIT   2→2

     AGI   2→3

     DEX 28→30

     INT   4→4

     MID  5→6

     

    (스킬:스킬포인트+28)

     【조사】Lv8

     【포박】L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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