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1 마리 누나와 시작의 마을 에덴
    2022년 03월 06일 12시 16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2/

     

     

     

     전송된 곳은, 석조 건물이 돋보이는 중세 유럽을 본뜬 듯한 마을이었다.

     

     현실세계와는 다르게, 건물은 높아야 3층.

     

     "그건 그렇고 사람이 너무 많아......"

     

     시간대 탓인지, 로그인하는 사람이 많아서 주위가 북적이고 있다.

     

     위험해, 사람에 취해버리겠어.

     

     입가를 틀어막고는 틈을 파고들면서 어떻게든 사람이 적은 쪽으로 빠져나갔다.

     

     사람들의 떠들썩함이 멀어졌을 무렵, 교회 같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보다 약간 높은 그 건물에는, 지붕에 천칭과 비슷한 심볼이 내걸려 있다.

     

     분명 이 세계의 신을 상징하는 것이겠지.

     

     그런데 왤까? 그다지 소중히 다뤄지지 않는 듯해.

     

     벽은 원래의 하얀색이 엿보이지 않을 정도로 낡아있었고, 마당의 풀도 아무렇게나 나 있고.

     

     "이 세계에서도 종교를 기피하는 경향은 있는 걸까."

     

     신을 믿지 않는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하지만 조용한 것은 사실이니, 잠깐 쉬도록 하자."

     

     교회의 안에 들어서는 것은 주저되어서, 나는 마당의 구석에 오도카니 서 있는 나무의 뿌리에 앉았다.

     

     생각보다 지쳐버린 모양인지, 금방 피로감이 덮쳐왔다.

     

     "현실에서 충분히 맛보았으니까, 이런 면까지 리얼하게 재현하지 않아도 되는데."

     

     투덜거리면서, 나는 자그레우스 씨의 말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장비를 받았었지."

     

     아이템 박스 내부에는, [초심자의 실] 2개와 [초심자의 옷 세트], [HP포션] 10개와 [휴대용 식량] 5개, 소지금이 1천 G.

     

     정말 알기 쉬운 네이밍이라서 호감이 느껴져.

     

     어쨌든, 일단은 장비.

     

     초심자의 옷을 장비하자, 조금 두꺼운 면 재질의 셔츠와 긴 바지로 바뀌었다.

     

     참고로 장비하기 전에는 속옷 같은 마 재질의 셔츠와 반바지.

     

     "아, 무겁지 않네."

     

     일어서서 뜀뛰기를 해보았는데, 장비하기 전과 비해서도 움직임에 위화감이 없었다.

     

     "다음은 [초심자의 실]인데......"

     

     음, 평범한 실이었습니다.

     

     "이 실로, 어떻게 싸워야 좋을까."

     

     옛날의 사극처럼 목에 감고서 꾸욱? 음, 내 힘으로는 무리.

     

     "어떻게 해야 좋으려나......"

     

     고민하는 사이, 손끝이 무의식적으로 실뜨기를 하고 있었다.

     

     사다리, 2단 사다리, 4단 사다리, 8단 사다리, 10단 사다리로 난이도가 올라갔지만,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전혀 주저함이 없다.

     

     "예전에 자주 했었는데."

     

     추억이 떠올라서 왠지 즐거워진 나는, 정신을 차리자 얼마나 빨리 사다리에서 사다리 10단까지 가는지 도전하고 있었다.

     

     시행 횟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50번은 넘길 즈음이었을까.

     

     슬슬 끝내기 좋은 숫자에 도달한 즈음에, 갑자기 메시지가 도착했다.

     

     『[조사(操糸)]의 직업 스킬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엥?"

     

     잠깐만, 직업 스킬은 이렇게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거였어? 그보다 싸우지도 않았는데요.

     

     하지만 메시지가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로, 스킬란을 열자 확실히 [조사]의 글자가 회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조사]

        실을 자유로이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조작의 정밀함과 강도는 스탯에 의존하며, 조종하는 실의 거리, 개수는 스킬 레벨에 의존한다.

     

     음, 나로서는 이 설명을 봐도 유용성을 모르겠는데.

     

     "게임 초보자가 더 알기 쉬운 설명이라면 기쁘겠지만."

     

     습득에 필요한 스킬 포인트는 2인데, 처음에 주어진 스킬 포인트는 20.

     

     첫 스킬이니, 얻어볼까. 얻어도 아직 여유 있으니.

     

     『[조사]를 습득했습니다』

     

     회색이었던 [조사]의 글자가 흰색이 되었다.

     

     자, 어떻게 될까.

     

     시험 삼아 초심자의 실에 집중해보자, 실의 끝이 둥실둥실 공중으로 떠올랐다.

     

     "오오, 판타지~"

     

     이걸로 조금은 광대 같은 일을 할 수 있겠어.

     

     공중에 꽃과 개와 고양이를 실로 그리고 있자,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뭐야 그거! 대단해!"

     

     8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근처에서 반짝거리는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 아이는 덥수룩한 갈색 머리였는데, 조금 굵은 눈썹이 앞머리 사이에서 들여다보였다.

     

     팔다리는 나 정도로 가느다랗고, 입고 있는 옷에는 이곳저곳을 기운 흔적이 있다.

     

     내 안에 있는 슬럼가의 아이라는 이미지 그대로다.

     

     "야, 이거 어떻게 한 거야?"

     

     공중에 떠오른 실을 가리키면서, 반말로 아무렇게나 물어본다.

     

     ...... 나는 누나니까, 그런 일로 화내지는 않지만

     

     "내 스킬이야. 이런 느낌으로 실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모양이야."

     

     조금 힘내서 곰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다음, 그걸 아이를 향해 덤벼들게 했다.

     

     "우와앗!"

     

     부딪히기 직전에 원래대로 되돌리자, 남자아이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눈을 깜빡거리고 있었다.

     

     "나는 마리아. 네 이름은?"

     

     "나는 반! 너 쪼끄만데도 쫌 하네!"

     

     확 실로 말아버려....... 아니 아니, 그건 좀.

     

     "그렇게 소리 지르다니 무슨 일인가요, 반."

     

     교회의 문이 열리면서 나타난 사람은, 수녀복을 입은 수녀였다.

     

     키는 160cm 정도로, 나이는 20대 중반이려나.

     

     상냥해 보이면서도, 조금 초연한 분위기가 있는 미인이다.

     

     "시스터 에스텔, 이 녀석 대단하다고! 실이 꾸물대면서 여러 가지 모습이 되더라!?"

     

     "대단하다는 건 알았으니, 그전에 이 아이를 소개해주지 그래요?"

     

     "아, 저는."

     

     "이 녀석은 마리아라고 해!"

     

     왜 네가 대답하는 거야?

     

     "마리아네요. 당신처럼 귀여운 아이가 이런 장소에 혼자 있다니...... 아아, 당신도 사정이 있어서 여기에 온 거네요."

     

     큿, 첫 대면의 어른을 주저 없이 어린애 취급하다니.

     

     제 외모는 그렇게나 애 같나요? 그런가요......

     

     "...... 사정이라고 한다면, 뭐, 그렇긴 하네요?"

     

     사람에 취해서 조용한 장소가 필요했다는 사정을 생각한다면, 아주 틀리지도 않았다.

     

     "역시 그랬나요...... 괜찮아요, 이제 걱정은 필요 없으니까."

     

     눈앞에서 몸을 웅크린다고 생각했더니, 내 머리를 양손으로 끌어안는다.

     

     "마침 점심식사 시간이니, 함께 먹도록 해요. 다른 아이도 소개해 줄게요. 모두 착한 아이들 뿐이니, 괜찮아요."

     

     일어선 에스텔 씨한테 손을 잡혀서, 나는 강제로 교회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교회의 안에 들어가자, 에스텔 씨의 주변에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나이는 4살에서 6살 정도려나.

     

     인원은 반을 포함해서 12명이고, 남자아이가 7명에 여자아이가 5명.

     

     "바로 식사를 준비할 테니, 모두 반이 말하는 거 듣고 착하게 있도록 하는 거예요."

     

     """네에~!"""

     

     기운찬 대답에 에스텔 씨는 미소를 보이고서, 오른쪽에 있던 문을 열고 나갔다.

     

     남겨진 아이들과 나.

     

     그리고 처음 보는 나를 아이들이 그냥 놔둘 리도 없어서.

     

     "너 누구?"

     

     "예쁜 머리!"

     

     "어디에서 왔어?"

     

     "작아!"

     

     마지막은 누구야? 작은 것은 마찬가지잖아! ......아니, 여기서 화내서는 안 돼.

     

     이상해, 쉬러 온 것인데 더 지치지 않았어?

     

     "이 녀석은 마리아인데! 실로 여러 가지를 만들 줄 안다고!"

     

     잠깐 반, 그런 말을 하면.

     

     """보여줘!"""

     

     아아, 역시 이렇게 되나.

     

     그리고 반 이상으로 반짝거리는 순진무구한 눈으로 모두가 바라보자, 나에게 거절이라는 선택지는 고를 수 없었다.

     

     

     "모두, 식사가 되었단다. 어머, 조용하다고 생각했더니."

     

     에스텔 씨가 양손으로 냄비를 들고 돌아왔을 때, 나는 실로 그림 연극, 아니 실 연극? 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실 연극이 끝나자, 잠깐의 시간을 두고 아이들이 제각각,

     

     "대단해!"

     

     "재밌었어!"

     

     "이런 거 처음 봐!"

     

     "작아!"

     

     라며 환호성을 질러댔는데, 누구야 '작아'라고 말한 아이는!!

     

     "고마워 마리아. 이 아이들이 이렇게나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은 건 오랜만이야."

     

     에스텔 씨도 기뻐하면서 냄비를 테이블에 놓았다.

     

     

     

     식사한 뒤 배가 부른 아이들이 낮잠을 자기 시작할 무렵, 나는 에스텔 씨와 함께 교회의 입구에 서 있었다.

     

     "식사,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에스텔 씨는 부드럽게 미소 지어주었다.

     

     "이쪽이야말로 아이들의 상대를 해줘서 고마웠답니다. 그리고 멋대로 착각하고 말아서 죄송했구요."

     

     "아뇨, 멋대로 부지 안에 들어온 제가 나빴으니까요."

     

     "마리아는 모험가인가요?"

     

     "...... 그런 모양이더라고요."

     

     "그렇다면, 만일 괜찮다면 모험가 길드의 직원인 아렌 씨한테 이 [편지]를 가져다주실래요?"

     

     그녀의 손에 있는 것은, 둥글게 말린 두루마리 같은 물건이었는데, 아마 종이가 아니라 양피지로 보인다.

     

     『퀘스트, '교회의 궁상'이 발생했습니다. 퀘스트를 받겠습니까?』

     

     퀘스트는, 아마 일의 의뢰 같은 거였었나.

     

     동생인 마사토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말했던 것 중 하나였던 느낌이 든다.

     

     편지를 보내라는 간단한 일이지만, 보수는 20G.

     

     여전히 이쪽에 미소 짓고 있는 에스텔 씨를 보고, 결심했다.

     

     『퀘스트를 거절했습니다』

     

     "앗...... 그렇네요, 이런 일을 갑자기 부탁해요."

     

     조금 슬퍼 보이는 표정을 짓는 에스텔 씨의 손에서, 편지를 와락 낚아챈다.

     

     "편지는 갖다 줄 거예요. 하지만 일로 해주기는 싫어요. 이 정도의 일에 돈을 쓸 거라면, 아이들과 에스텔 씨를 위해 써주세요."

     

     나는 아이템박스에서, 소지금 1천 G 전액과 휴대용 식량 5개를 전부 꺼내서는 에스텔 씨에게 건네줬다.

     

     "식사, 에스텔 씨만 먹지 않았었죠? 그리고 쥐고 있던 손의 느낌, 최근 며칠 만의 일이 아닌 듯한데요?"

     

     "마리아......"

     

     "에스텔 씨가 무리하다가 쓰러지면, 아이들이 슬퍼해요. 그리고 쓰러진 에스텔 씨를 지탱하면서 아이들끼리 살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마리아."

     

     에스텔 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분명 혼자서 힘내 왔을 거야.

     

     무릎을 굽혀준 덕분에 키 차이가 나지 않아서, 이번에는 내가 에스텔 씨의 머리를 감싸주었다.

     

     "누나란, 정말 힘들지요."

     

     에스텔 씨의 눈물이 옷에 스며든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을 불안하게 해 버리고, 노력해도 끝이 보이지 않고, 도와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등을 어루만지자, 우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더니, 고동이 진정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에스텔 씨는 제가 돕겠어요. 저도 누나니까."

     

     파앗 하고 고개를 든 에스텔 씨는, 어딘가 열기가 깃든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 괜찮겠네.

     

     "편지, 제대로 전달할게요. 전달하면 다시 올게요."

     

     나는 에스텔 씨를 일으켜 세운 뒤, 아이템박스에 편지를 넣고 그곳을 떠났다.

     

     씩씩하게 떠났으면 좋았겠지만, 나의 AGI로는 무리인 일이어서 에스텔 씨의 시선을 느꼈던 것이 조금 부끄러웠다.

     

     마무리가 어색해, 난.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