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6화 026 「계속 너를 좋아했어」②
    2022년 03월 04일 20시 16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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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312848855

     

     

     

     그녀는 그 후 카페의 앞에서 손수건을 꺼내서는 어깨와 소매를 가볍게 닦았다.

     머리카락도 닦으려고 손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하얀 손끝에서 손수건이 떨어졌다.

     서둘러 주워들었지만, 떨어진 것이라서 머리카락을 닦는 것이 주저되는지, 아니면 손수건이 젖어버리고 말았던 건지.

     가방 안에 손수건을 넣은 그녀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아이스커피 작은 거 마시고 갈게요."

     "알겠습니다."

     

     주문할 때,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었다.

     너무 높지 않고 기분 좋은 음성에, 더욱더 호감을 느끼게 된다.

     딱히 유별난 미인은 아니다. 등이 똑바로 섰고, 당연한 상냥함을 당연하다는 듯 드러낼 수 있어서 듣기에 기분 좋은 목소리의 소유자.

     우연이라는 것은 겹치는 법이라서, 그 여성은 사히토가 앉은 창가의 테이블로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

     한 자리 건너 앉은 그녀한테, 사히토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줬다.

     

     "괜찮다면, 이걸."

     "네? 아, 아뇨."

     

     2초 정도, 그녀는 뭔가를 생각하면서 눈을 깜빡거렸다.

     

     "죄송하지만, 빌릴게요."

     

     어쩌면, 거절하는 쪽이 실례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잘 썼습니다. 조금 젖어버리고 말았지만요."

     

     머리카락을 살짝 닦은 그녀가,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말을 걸었다.

     

     "손수건은 더러워지는 게 일이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민다.

     그러자 "고마웠어요." 라면서 약간의 미소를 지은 그녀가 손수건을 돌려줬다.

     

     그 뒤의 대화는 없었다.

     사히토는 먼저 커피를 모두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작게, 알듯 말듯한 정도로 감사를 표했다.

     사히토도 그녀를 따라 했다.

     

     시간으로 치면 10분도 안 될, 겨우 한 번의 우연.

     하지만, 그 수개월 후.

     사히토는 또다시 그녀를 만났다.

     이번에는, miumi의 입사식장에서ㅡㅡ

     

     

      -------✂--------✂--------✂---------✂--------

     

     

     "에~ 저는 연애라던가 결혼이라던가, 그런 것과 떨어져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남친이 있냐는 쪽의 질문은 되도록 삼가주세요."

     

     신입연수기간, 처음 열린 회식에서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아키노 나나코라고 한다.

     

     "참고로 가을의 일곱 화초라는 이름이라는 것도, 인생에서 45번 정도는 들었으니 사절할게요."

     

     구김 없이 웃는 모습에, 처음으로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눈을 빼앗겼다.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녀의 말에서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ㅡㅡ연애도 결혼도 흥미가 없다니,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걸까.

     

     개인적인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어서, 사히토는 약간 아쉽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사이좋아진 동기 멤버들끼리 정기적으로 회식을 열면서 4년이 지났다.

     나나코는 원래 성실한 성격인지, 예정이 없는 한 회식에 꼬박꼬박 참가했다.

     그래서 사히토도 매번 동기들의 술자리를 기대하고 있었다.

     

     일에 매진하는 그녀.

     동기 중 누군가가 실수했을 대, 타 부서인데도 만회를 위해 남몰래 도와주던 그녀.

     사내의 선배한테 고백받았지만 거절한 일로, 뒷담을 듣고서 침울해하던 그녀.

     

     "나는 틀리지 않았어. 일은 일."

     

     그렇게 말하며 숙였던 고개를 드는 그녀.

     

     ㅡㅡ그 순간에도,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좋아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적이 일어났을 때에는 날아오를 듯한 기분이었다.

     

     "하루카와 씨는~ 인기 많은데도 연애를 안 하네요. 아니면 사내에서만 안 할 뿐이고, 바깥에서는 애인이 있는 건가요~?"

     

     취해서 같은 택시에 탔던 나나코가, 평소에는 그다지 안 하는 화제를 입에 담았다.

     

     "아키노 씨야 말로, 연애도 결혼도 흥미 없다는 말은 남자에 흥미가 없다는 뜻이야?"

     "에~ 아닌데요. 저는 뭐라고나 할까, 민폐를 끼쳐버리니까."

     "민폐?"

     "음~ 상대와~ 저와~ 친구들과~......"

     "정말 좋아하는 상대라면, 민폐를 끼친다 해도 오히려 좋아할지도 몰라."

     "됐어요. 혼자서 살아갈래요. 일이 최고다아!!"

     

     후훗 웃던 그녀가 이쪽을 보았다.

     눈꼬리가 약간 붉어졌다.

     그것인, 이상하게도 섹시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가끔은 쓸쓸하네요."

     "....... 나도."

     "엥~ 하루카와 씨도 쓸쓸한가요? 그럼, 마찬가지다아~"

     "응, 마찬가지네. 그러니ㅡㅡ"

     

     그녀가 경멸할지도 모른다.

     여태까지의 관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알고 있어도, 말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괜찮다면, 쓸쓸하지 않은 밤을 보내지 않을래?"

     "그건, 무슨 뜻이죠?"

     "뭐,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그런 건데."

     

     음~ 하고 그녀가 생각에 잠겼다.

     택시 운전사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신경 쓰지 않지만, 그녀의 대답은 매우 신경 쓰였다.

     

     "오늘 밤만, 특별히예요?"

     

     그렇게 말한 그녀가 웃었다.

     취한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다.

     빈틈을 파고든 자신의 치사함을 알면서도, 사히토는 그녀를 호텔로 데려갔다.

     

     ㅡㅡ그녀를 품을 수만 있다면, 나중에 비난받는 것도 달게 받아들인다.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좋으니 날 남자로서 인식해줬으면 해. 욕심을 더 바란다면, 이걸 계기로 사귀고 싶고.

     

     그런 마음을, 가슴속에 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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