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화 024 당신의 소원, 이뤄드리겠어요④
    2022년 03월 04일 15시 15분 1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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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300556848

     

     

     

     준비해둔 것은, 수영복뿐만이 아니다.

     나나코가 사둔 잠옷을 입고서, 사히토는 타월로 머리카락을 닦고 있다.

     

     ㅡㅡ미션은 완수했다고 생각해도 되려나.

     

     그렇다면,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해야 해.

     실내복을 입은 나나코는,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어 와인잔에 따랐다.

     

     "사히토 씨, 물 마실래?"

     "고마워. 마실게."

     

     손에 든 잔을 건네자, 그는 단번에 들이켰다.

     성대가 오르내리는 모습은, 평소보다도 더욱 와일드하다.

     품위있고 상냥한 이 사람도, 야수가 되는 순간이 있다.

     

     ㅡㅡ야수 모드도 정말 멋졌습니다......!

     

     "잘 먹었어."

     "더 필요해?"

     "이제 됐어. 나나코, 이리 와."

     "엑? 앗."

     

     목욕 후에 달아오른 몸이 안겨지지, 아직 따스한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잘 먹었어."

     "방금 전에도 들었는데."

     "지금 것은, 욕조에서 잘 먹었다는 뜻."

     "만족하신 듯해서......"

     "아, 또 존댓말. 벌칙으로 키스해."

     

     지금까지에 비해, 둘의 거리가 많이 가까워진 것처럼 생각된다.

     그렇다면, 지금이 말할 기회일지도 모른다.

     

     "저기, 사히토 씨......"

     "머리카락, 말려줄까?"

     "엥, 아, 응."

     "잠시만 기다려, 화장실에 있었던 드라이기를 갖고 올게."

     

     그러고 보니, 전에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도 말려줬었다.

     

     ㅡㅡ남을 잘 돌보는 사람이구나.

     

     침대에 앉은 사히토가, 양다리를 넓게 벌린다.

     그 사이에 앉은 나나코는, 자기가 마치 고운 털을 가진 애완견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나코의 머리카라, 부드럽네."

     "그래?"

     "전부터 만지고 싶다고 생각했었어."

     "...... 전이라면, 언제부터?"

     "들으면 분명 놀랄 거야."

     "어? 그래?"

     

     그는 대답하지 않고, 조심스레 머리카락을 말려주었다.

     긴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빗질한다.

     

     ㅡㅡ아, 위험해. 이건......

     

     따스하고 기분 좋아서, 무심코 하품이 나올뻔했다.

     시계의 바늘은 자정을 지나고 있다.

     

     "만지고 싶다는 것도 있었지만, 머리를 말려주고 싶다고도 생각했지."

     "그때의 나, 젖어있었어?"

     "응, 처음 만났을 때 비가 내려서."

     "처음이라면......"

     

     입사식이라고 언뜻 생각했지만, 동기라는 것은 혹시 그 이전의 입사시험에서 만난 적이 있는 걸까.

     적어도 입사식 때는 날씨가 맑았다.

     신입연수가 시작될 때는?

     

     ㅡㅡ역시 날씨까지 기억나지는 않아.

     

     "그 이야기하기 전에."

     

     드라이기의 스위치를 끈 사히토가, 뒤에서 나나코의 몸을 끌어안는다.

     

     "왜 그래?"

     "오늘의 일, 마이가 민폐 끼쳐서 미안."

     "아아, 마이 씨. 저기, 육촌동생이랬지?"

     "응. 아마 마이는 나한테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게 아닐 테니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해."

     

     ㅡㅡ아니, 그 모습은 매우 특별하다고나 할까 연애감정이 있어 보였어.

     

     "하루카와 집안에는 남자아이가 거의 태어나지 않는다고 말했었지?"

     "80년 만이었다며."

     "그래. 마이는 비슷한 또래의 날 어린 시절부터 걱정해주고 있었어서 말이야. 다른 여자들은 모두 결혼한 뒤에도 하루카와의 부지에서 살아가는 규칙인데, 나만 나가야만 하지. 그 점이 이상하다고 어른들한테 자주 말했었어."

     

     살짝, 그의 팔에 손을 뻗는다.

     지금은 듬직한 어른인 그도, 어린 시절에는 자기 혼자만 집을 나가야만 한다는 사실에 불안함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더욱 이 사람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진다.

     

     "그 무렵에, 옆에 있고 싶었어."

     "나나코가?"

     "맞아. 그래서, 사히토 씨의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되어서, 어린 시절부터 약혼을 하는 거야."

     "...... 뭐야 그거. 너무 기쁘잖아."

     

     목을 돌려서 얼굴을 뒤로 향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사히토가 키스를 했다.

     

     "마이 씨한테, 걱정은 필요없다고 알아줄 정도로 행복하게 되어야겠네."

     "나나코라면 분명 날 행복하게 해 줄 거야."

     "앗, 그래서 우리가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이야기는 어땠는데?"

     "알고 싶어?"

     "그야 당연히."

     

     "그건, 5년 전 6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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