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화 023 당신의 소원, 이뤄드리겠어요③
    2022년 03월 04일 14시 05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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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102324841

     

     

     

     자신을 위해 양팔을 벌리는 사히토를 보고, 나나코는 마음이 콩닥거리는 것을 느꼈다.

     

     "실례할게요."

     

     넓은 가슴에 안겨들자, 그는 등에 팔을 둘러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ㅡㅡ그랬구나. 난, 분명 모르고 있었어.

     

     결혼 따윈 하지 않아도 돼.

     평생 혼자서 살아갈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허세부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누군가를 모르고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루카와 씨."

     "응?"

     "제 탓에 결혼하고 만 것일지도 몰라서, 이런 말 하는 건 제멋대로일지도 모르지만."

     ".......저기~ 난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일단 다음을 들어봐도 되려나."

     "네. 저기, 하루카와 씨와 결혼할 수 있어서, 기뻐요."

     

     앞머리의 두피에, 그가 입술을 기댄다.

     간지럽히는 듯한, 스칠 정도로 조심스러운 키스.

     그리고 나서, 사히토는 귓가까지 얼굴을 가까이했다.

     

     "저기, 나나코."

     

     귓불을 만지는 듯한 거리라서, 숨결이 간지럽다.

     

     "네."

     

     서둘러 고개를 들자, 사히토는 눈꼬리를 내리며 행복한 듯이 미소 지었다.

     

     "나도 기뻐. 이런 식으로 네가 날 위해 준비해준 일도, 결혼을 받아들여준 일도, 그리고ㅡㅡ나와의 결혼을 기쁘다고 말해준 일도, 전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어."

     

     노력은 반드시 보답받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 반대를 믿고 있었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노력은 분명 보답받는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누구나 느끼게 된다.

     그것은 나나코도 마찬가지였다.

     희망하던 연구직에 취직했음에도, 가정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고, 보류하고 실패한 연구 테마는 얼마든지 있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열심히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있다.

     

     ㅡㅡ왜냐면, 항상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나뿐만은 아니니까. 외부에서의 여러 가지 원인이 있어서, 성공인지 실패인지, 아니면 어느 쪽으로도 판별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나나코의 노력을, 사히토가 알아주고 있다.

     그 과정을, 그는 받아들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정말 마음이 따스해졌다.

     물론, 욕조 안에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도 몸이 따스하다.

     

     눈꼬리에, 볼에, 코끝에 키스를 받으면서, 나나코는 뭐라 말해야 좋을지 당황했다.

     

     "그, 그만마치."

     "그만마치!?"

     "으으...... 사히토 씨가 나빴어......"

     

     ㅡㅡ이렇게나 두근거리면, 머리가 안 돌아가!

     

     "내 어디가 나쁜지 알려주지 그래? 나나코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는 목을 가볍게 빨아들이는 것 같은 키스를 해온다.

     

     "키...... 키스당하면, 두근거려서, 머리가 새하얘져서, 존댓말 제대로 할 수 없....."

     "그럼, 다음 것만 하고 일단 키스는 쉬도록 할까."

     

     안도인지 섭섭한지 모를 감정에 따라 고개를 끄덕이자, 사히토의 입술이 나나코의 입술에 포개졌다.

     여태까지의 가벼운 놀이 같은 키스와는 다르다.

     감미로운 어른의 키스로, 나나코의 마음을 동요시킨다.

     

     "...... 윽, 하......"

     "얼굴, 빨개졌네. 입술도 볼록해서, 좀 더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아."

     "으으...... 짓궂어!"

     "오, 존댓말 안 쓰게 되었네."

     "사이토 씨, 놀리고 있죠!?"

     "놀리고 있지 않아. 너무 귀여워서, 냉정하게 있을 수 없어. 왜냐면, 이건 네가 날 위해 준비해준 거잖아?"

     

     그를 위해.

     동시에, 자신을 위함이기도 하다.

     이 미션을 완수한다면, 진정한 마음을 밝혀도 된다고 정해놓았다.

     

     "...... 생각보다, 부끄러워."

     

     볼을 붉힌 나나코는, 여태까지 몇 번이나 그의 앞에서 피부를 드러낸 일이 있는데도 지금이 제일 수치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첫날밤, 목욕 가운을 벗고 그가 있는 욕조에 들어갔을 때보다도.

     그의 자택의 지하 수영장에서 알몸으로 수영했을 때보다도.

     

     ㅡㅡ지금이 훨씬 부끄러워.

     

     "나나코는 가끔씩 정말 대담하던데, 이럴 때는 부끄러워하는 면도 귀여워."

     "그렇게 대담하지도 않아요."

     "아, 다시 존댓말."

     "으으......! 4년 동안 계속 이래 왔는데, 갑자기 바꿀 수는......"

     

     입술에 검지가 닿는 것이 느껴진다.

     

     "벌로서, 나나코가 키스해."

     

     심장이 부서진다고 생각했다.

     벌칙이었을 키스는, 잘 익은 과일보다도 달아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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