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화 019 약혼자의 자부심과 수영장의 비밀스러운 일④
    2022년 03월 03일 21시 01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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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445096284

     

     

     

     토요일 아침, 눈을 뜬 나나코는 사히토의 팔 안에 있었다.

     넓은 침대는 둘이 누워도 아직 여유가 있다.

     

     "......잘 잤어, 아키노 씨."

     "좋은 아침이에요."

     

     어젯밤, 너무 나대고 말았다.

     그에게는 그만 알 수 있는 고민도 있었을 텐데, 그걸 평범하다고 단언해도 괜찮았던 걸까.

     

     ㅡㅡ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괜찮아.

     

     "아키노 씨를 안고 잠드는 거, 기분 좋아......"

     "예!?"

     "버릇이 되어버리겠어."

     "여, 여름에는 분명 더울 거라 생각해요."

     "에어컨을 틀 거라 걱정 필요 없어."

     

     침대 안에서 키득거리는 친밀한 웃음소리를 내고서, 그가 눈을 가늘게 뜬다.

     

     "전에, 아키노 씨가 말했었지."

     

     ㅡㅡ무슨 일?

     

     "이렇게 넓은 집에 혼자 살아서 쓸쓸하지 않냐고."

     "아, 네. 그랬었죠."

     "그 말을 아키노 씨한테서 들을 때까지, 난 쓸쓸하지 않았어. 하지만 어젯밤은 아키노 씨가 있어도 쓸쓸했어."

     "저기......"

     "아키노 씨와 둘이서 있을 수 있다니, 조금 전까지의 나한테는 기적 같은 일이었지. 네 잠든 얼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졌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네가 길들인 탓이야, 아키노 씨."

     "길들였나요?"

     "이렇게."

     

     어깻죽지에, 그가 이를 세워서 문다.

     

     "꺅.....!"

     "좀 더, 널 원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점점 사치스러워져. 아키노 씨가 응석 부린 탓이라고 말한다면 어쩔래?"

     

     명백한, 달콤한 유혹의 언어.

     하지만 사치스러워진 것은 나나코도 마찬가지다.

     

     "많이 응석 부릴게요. 이제 필요 없다고 말할 때까지."

     "...... 그렇게 나왔나. 역시 아키노 씨다워."

     

     창밖에는 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다.

     녹색으로 둘러싸인 저택은, 실내에 있어도 초목의 향기가 난다.

     가느다란 빗줄기가 창을 두드리자, 마음속까지 촉촉하고 따스함에 감싸인다.

     행복한, 토요일 아침.

     

     

      -------✂--------✂--------✂---------✂--------

     

     

     무사히 샘플도 완성되어서, 나나코는 신상품 기획회의에 도전했다.

     최종 선고에 남았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상품화시키고 싶다.

     

     ㅡㅡ우리집의 욕조의 준비도, 전망이 섰으니!

     

     다음 주말에는 사히토를 자택으로 초대할 속셈이다.

     미션을 달성하면, 그때야말로 진짜 마음을 전하자.

     만일 그가 같은 마음이 아니어도 좋다.

     

     ㅡㅡ하루카와 씨는, 이후의 일을 생각해주고 있어. 그러니 만일 지금 그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좋아하게 되도록 노력하자.

     

     허들을 하나 뛰어넘을 때마다, 마음에 용기가 쌓여간다.

     혼자서 살자고 생각했던 나나코의 마음을 바꾼 사람은, 하루카와 사히토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도 솔로 라이프를 만끽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자신도 싫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와 보내는 매 주말이 기대된다.

     

     ㅡㅡ그를 위해서도, 오늘 회의에 힘내보자!

     

     기합을 새로이 하며 기획회의에 임하는 나나코였지만ㅡㅡ

     

     "호오, 이건 확실히 향기가 좋아."

     "배스봄의 단면이 층을 이루어 색깔이 바뀌는 것도 재밌군요."

     "시간이 지나면서 향기도 변화한다라. 과연."

     "조금 더 개선해서 변화를 천천히 즐기게 하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호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거기에 밝은 머리카락의 여성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대마초에서 나온 성분은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을 텐데요."

     

     ㅡㅡ전의 회의에서, 날 보고 있던 사람이다.

     

     "아, 갑자기 죄송합니다. 패션기획부의 하루카와 우미입니다. 저는 이 기획, 조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말씀해보십시오."

     

     영업기획부의 부장이 우미에게 다음을 재촉한다.

     

     "칸나비노이드 성분은, 대마에서 추출한 거잖아요. 설령 위법성이 없다고 해도, 현대의 일본에서는 아직 상품화가 빠르다고 느낍니다. 대마라는 것만으로도 혐오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까요."

     "그것에 대해서는, miumi라는 대형 브랜드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걸로 이미지를 쇄신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나코가 대답하자, 우미가 이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miumi의 이름에 기대기만 해서는, 신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손님들에게 전달되지 않을 텐데?"

     "칸나비노이드의 효능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출자한 연구기관에서도 증명되었으니, 문제는 이미지 뿐이에요. 그 이이지 부분을 miumi가 바꿔나가면, 칸나비노이드를 사용하는 다른 미용제품과 수면용품, 목욕용품의 발전도ㅡㅡ"

     "결국, 대마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변함없지요."

     

     한마디로 단언하자, 나나코는 어금니를 세게 악물었다.

     그것은 처음부터 지적받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납득시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문제를 들이밀자 말문이 막혔다.

     반론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칸나비노이드의 매력과, 그에 의해 증상이 호전된 사례도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다.

     문제는, 상대가 하루카와 일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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