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화 016 약혼자의 자부심과 수영장의 비밀스러운 일①
    2022년 03월 03일 10시 43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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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595520820

     

     

     

     나나코는 하나의 계획을 떠올렸다.

     연구직에서 일하는 자로서, 본 계획은 완벽을 기하고 싶다.

     동기 중 하나였던 사히토의 비밀을 우연하다고는 해도 자기 탓으로 밝혀버리고 말아서, 그의 인생을 좌우하는 결혼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해 버렸으니, 나름대로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ㅡㅡ괜찮아. 이런 것은 비교적 잘하는 편이니.

     

     "목표는, 하루카와 씨의 침수율이 40퍼센트 미만으로 할 것. 이건 틀림없어. 50퍼센트까지 괜찮을지도 모른다고는 들었지만, 상황에 따라서 예정보다 많이 몸이 물에 잠길 가능성을 고려해서, 40퍼센트에 머물게 하고 싶다고나 할까."

     

     일요일. 아키노 나나코는 자택의 욕실에서, 입주시 받았던 욕조의 설명서를 정독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구나, 다시 말해 수위가 70퍼센트면 153리터의 물이 들어가. 욕조 형태로 계산하면, 수위 30퍼센트는 70~75리터. 그 상태로 의자 부분에 걸터앉으면, 하루카와 씨의 키를 고려해서ㅡㅡ"

     

     조금 전 편의점에서 사온 자를 손에 들고, 욕조 내부에 대었다 떼었다 하며 여러 각도로 크기를 재며 태블릿에 메모를 기록해나갔다.

     

     "의자의 높이는 수직 20센치. 하루카와 씨는 180센티에 가까울 테니까, 무릎 밑은 45에서 49센티고, 그렇게 되면 여기에 앉을 때는 약간 높이가 부족해. 욕조 안에서 쓸만한 쿠션이 있었나? 검색해야지......"

     

     태블릿으로 쇼핑몰을 뒤져서, 반신욕에 쓰는 욕조방석과 욕조베개를 찾아냈다.

     유연성이 있는 것이라서, 무게를 줄 때 어느 정도나 높이가 변할지 알 수 없다.

     

     "이것은, 가게에서 직접 딱딱함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네. 앗, 하는 김에 수영복도 골라야지."

     

     업무시와 비슷한 정도의 진지한 표정으로, 나나코는 눈에 띄는 욕조방석과 수영복의 스크린샷을 저장해나갔다.

     

     

      -------✂--------✂--------✂---------✂--------

     

     

      ㅡㅡ......졸려.

     

     금요일 오후, 나나코는 졸음에 휩싸인 상태로 시산표[각주:1]를 정리하는 중이다.

     조향 담당과 상의한 결과, 욕조용 볼의 향기는 타사에서 CBD오일과 스프레이에 사용하는 민트나 레몬이 아닌, 피로 해소 효과가 높은 라벤더, 바닐라를 메인으로 삼기로 검토하고 있다.

     향료와 카나비노이드의 함유량에 따라서 독특한 향을 어디까지 느끼기 어렵게 되는지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시산표가 완성된다면, 다음 주에는 패턴마다 샘플을 발주해서 여러 조향 담당자가 확인할 예정이다.

     

     ㅡㅡ점심에 토마토 라면 곱빼기를 먹은 게 문제였어. 배불러서, 졸음이.....

     

     사실, 점심식사보다도 요 1주일 동안 계속 수면부족이었던 게 졸음의 원인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사히토의 약혼녀로서 나나코가 완수해야 할 미션인 것이다.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

     그를 위해서, 어제는 일을 정시에 끝내고는 화요일에 가게에서 사전조사를 해두었던 목욕방석과 수영복을 사들였다.

     참고로 나나코 자신이 입기에는 수영복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 판명되어서, 통신판매로 어떤 것을 구입해놓았다.

     

     ㅡㅡ준비는 완벽. 하지만, 나는 졸려. 으으, 눈이, 감겨......감겨져......

     

     "ㅡㅡ......씨, 아키노 씨."

     "아, 네. 저 잠들지 않았는데요?"

     "예?"

     "네?"

     

     갑자기 동료가 말을 걸어서, 나나코는 눈을 확 부릅떴다.

     

     "아니, 영업기획부의 하루카와 주임이 왔다고요."

     "앗, 어, 바, 바로 갈게요오."

     

     개발연구부는 사내에서 어느 정도의 클린룸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 부서와는 다르게 간단히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

     페이스가드도 라텍스 장갑도 그대로 착용한 채, 나나코는 서둘러 응접실로 향했다.

     

     "하루카와 씨,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어제 보냈던 최종 선고용 시제품 일람에 아키노 씨의 배스봄이 없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만, 혹시 도달하지 않았습니까?"

     "...................죄송합니다."

     

     "아뇨, 이쪽이야말로. 그......SNS를 보내도 읽지 않으셔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걱정되었습니다."

     "아, 그것도 아마 잠시 작업에 집중하느라....."

     

     켕기는 구석이 있던 탓에, 그만 눈을 돌리고 말았다.

     사실은 자택에서 여러 준비를 갖추고 있는 탓에 수면부족일 뿐이다.

     

     ㅡㅡ하지만, 그것은 하루카와 씨한테는 말할 수 없어.

     

     "업무상의 일이 아니라도, 무슨 일이 있다면 상담해주십시오."

     "이제 곧 끝날 거라 생각하니, 걱정을 끼쳐 죄송했어요. 시제품에 대해서는, 다음 주 샘플을 발주할 예정의 취지로 조금 있다 메일을 보낼게요."

     

     재빠르게 사과와 대응책을 제시한 다음, 나나코는 깊게 고개를 숙였다.

     사내에서는 단순한 동기일 뿐인 두 명.

     아니, 더욱 거리가 멀지도 모른다. 사히토는 사장의 아들이고, 나나코는 단순한 연구원이니까.

     

     "아키노 씨."

     

     그가 한걸음 이쪽으로 다가선다.

     그걸 깨닫고, 나나코는 고개를 들면서 "그럼 작업이 남아있어서요."라고 말한 뒤 발걸음을 도렸다.

     

     ㅡㅡ위험했어! 하루카와 씨한테 그 미소로 "상담해."라고 듣게 되면, 분명 난 전부 말해버릴 거야!

     

     나나코는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해나갈 셈이었지만, 그것이 그를 상처 입힐지도 모른다는 것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1. 결산을 확정하기 전에 작성하는 집계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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