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화 014 Fall in love 100 ~ 욕실에서 사랑을 하는 100가지 방법④2022년 03월 02일 19시 52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140790289
"저기, 키스해도 되다고 말해봐."
"해도 좋아로는 안 돼요."
"안 돼?"
"......저도, 하고 싶어요."
그의 목에 양팔을 두른다.
사히토는 잠시 눈을 부릅뜨면서 미소 지었다.
ㅡㅡ하루카와 씨의 미소, 좋아해.
그 미소에, 마음이 정말 편안해진다.
4년 동안 완고하게 혼자서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던 자신이 바보 같다고 생각된다.
결혼을 꿈꾸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던 걸까.
꿈꾸는 것보다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결혼하니까ㅡㅡ
"아, 아냐!"
"뭐?"
키스하는 도중,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미안, 뭔가 잘못했어?"
"으으...... 그게 아니고요, 제 쪽이, 조금......"
"조금?"
"비밀이에요."
본심을 밝힌다면, 고백과 거의 같은 의미다.
아니,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직도 뭔가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 사히토한테, 나나코는 무마시키려는 뜻도 겸해서 자기가 먼저 키스를 했다.
"...... 역시, 아키노 씨는 알다가도 모르겠어."
ㅡㅡ오해입니다!
라고 말할 수 없는 나나코는, 그의 흉내를 내어 고개를 기울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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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탐색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 뒤에도 사히토의 저택을 안내받았다.
거실은, 자취하는데 어째서 이런 공간이 필요할까 싶어서 눈을 크게 부릅떴다.
나뭇결 같은 경사면의 천장과, 검은 마루. 그곳에 하얀 소파 세트가 줄지어 있고 중앙에는 유리로 된 낮은 테이블이 놓여있다.
서로 마주 보게 배치된 소파의 양쪽은, 전부 커다란 창문을 등지고 있다.
한쪽은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유리지만 열리지는 않는 유리벽. 건너편으로 안뜰이 보이게 되어있다.
다른 쪽은 조금 전 보았던 수영장이 딸린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다음은, 욕실을 볼래?"
"아, 네......"
자신은 그렇게 겁먹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압도적인 부유함에 위축되는 나나코였다.
ㅡㅡ결혼한다는 뜻은, 여기에서 산다는 것. 이 모델하우스 같은 방의 어디에 파자마 차림으로 누우면 돼? 토요일 아침에 뒹굴거릴 공간은 어디!?
그렇구나, 어쩌면 세간의 부부라는 것은 혼자 살던 나나코와는 다르게,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계속 제대로 된 차림으로 지내는 걸까.
무심코 그런 착각을 해버릴 것만 같다.
적어도, 나나코의 부모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말이 되면 계속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누워있거나 작은 융단 위에서 낮잠 자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사히토는 혼자 살아도 그런 짓을 하지는 않을 테고.
이어서 안내받은 욕실은, 욕조의 길이가 나나코의 키만큼 길었다.
욕조와 비슷한 정도로 커다란 창문 바깥은 잔디로 되어있어서, 낮에는 햇빛이 잘 들어올 것 같다.
개방적인 욕실이 허락되는 것은, 이 저택이 외부에서 완전히 차단되어있는 덕분일 것이다.
그 콘크리트의 높디높은 벽으로, 사히토는 지켜지고 있다.
"어디를 봐도 틈이 없네요."
"사실은 오늘 아키노 씨를 초대하려고 생각해서, 평일에 청소용역을 맡겼어."
"어, 그랬나요?"
"그랬습니다."
나나코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처럼, 소탈한 표정의 사히토가 일부러 존댓말로 대답한다.
그가 남몰래 자택에 초대해주려고 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분하게도, 두근거린다.
"평소에는 더 어질러놓고 있어."
"완벽한 하루카와 씨인데도?"
"난 전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키노 씨도 알고 있잖아."
머리를 탁탁 쓰다듬는다.
어린애 취급받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ㅡㅡ우으...... 이건 안 돼요, 하루카와 씨. 쿵쿵거림을 참을 수 없어!
"이 집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남겨주신 거야."
머리에 손을 올린 채, 나나코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가 말하기 시작한다.
"난 하루카와 가문에서 80년 만에 태어난 남자아이야. 원래 여아만 태어나는 가계라고 해서, 여자는 결혼해도 본가의 부지에서 살기로 정해져 있어.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도 인어니까."
"어, 그럼 하루카와 씨는......"
그러고 보니, 인어의 아이는 인어일까. 아니면 그렇지도 않은 걸까.
약혼했음에도, 나나코는 그 부분을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남자 인어한테는 인어의 유전을 전하는 능력이 없다고 해. 그래서 내가 인간 여자와 결혼하면, 아이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살아가."
"그렇구나."
"동시에, 인간이 아닌 아이를 하루카와 본가에 살게 할 수는 없으니까, 남자 인어는 언젠가는 집을 나가게 되어있어. 할아버지는 머지않은 장래에 독립해야만 하는 내가 본가를 나와도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이 집을 남겨주셨지."
어쩐지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사히토가 장래에 가족과 사는 것을 상정해서 집을 지었던 모양이다.
귀여운 손자를 위해서.
ㅡㅡ분명, 하루카와 씨는 귀여운 아이였겠네. 솔직하고 순수해서, 착한 아이였음이 틀림없어.
"언제부터 여기에 살게 되었나요?"
"4년 전. 취직할 때부터 살았어."
청소용역을 맡겨서 그렇다고는 설명할 수 없는, 생활감이 없는 아름다운 집.
어쩐지 그 이유에 생각이 미치자, 나나코는 그가 해준 것과 마찬가지로 손을 뻗었다. 사히토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며ㅡㅡ
"...... 그럼, 이렇게 넓은 집에 혼자 있어서 쓸쓸했겠네요."
등을 펴서, 형태 좋게 완만함을 띈 머리를 만진다.
색조가 옅은 머리카락은, 찰랑거리며 손가락 틈을 흘러내렸다.
"쓸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
약간 고개를 숙이자, 앞머리가 사히토의 표정을 숨긴다.
"하지만, 분명 네가 그렇게 말해줬으니, 이제부터는 혼자 있을 때 쓸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 쓸쓸함을 깨닫고 말았어. 아키노 씨 탓이야."
감미로운 밤이 깊어간다.
더운물을 받아놓지 않은 욕실은 조금 서늘했다.
강하게 안겨지자, 눈을 감았다. 키스받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부르르 떨릴 정도의 예감이 들었다.
오늘 하루에만 몇 번이나 심장이 두근거렸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자신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실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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