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4화 018 약혼자의 자부심과 수영장의 비밀스러운 일③
    2022년 03월 03일 15시 35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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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489810368

     

     

     

     그곳은 놀랍게도 호화로운 온수 수영장이었다.

     

     "수영장은 정원에만 있는 게 아니었나요?"

     "응. 그건 여름에만 쓰니까."

     

     높은 온도의 공간에, 관엽식물이 생생한 이파리를 드리우고 있다.

     무심코 물가에서 웅크린 나나코는, 수면을 만져보았다.

     체온보다 조금 낮은 수온이 기분 좋다.

     

     "이거, 유지하려면ㅡㅡ"

     

     돌아보자, 그곳에는 셔츠를 벗고 있는 사히토가 있었다.

     

     "!?!?!????!?"

     "같이 수영할까."

     

     ㅡㅡ수, 수영이라니, 저 수영복 없는데요!? 아니, 그보다 하루카와씨는 수영복 입지 않는 거죠? 수영장에 들어가면 분명 인어가 되어버리니까요!!

     

     동요하는 나나코를 무시한 채, 아마 알몸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사히토가 수중으로 뛰어들었다.

     첨벙, 하는 물소리가 들린다.

     다음 순간 나나코가 조심스레 눈을 떠보니, 맑은 물속에 그의 아름다운 꼬리지느러미가 흔들리고 있었다.

     

     "이리 와."

     "하지만, 수영복이."

     "필요 없어. 벗으면 돼. 나만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갑자기, 처음으로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던 그 호텔의 욕실이 떠올랐다.

     최근의 자신은 망설이기만 할 뿐이었다.

     올바른 대답을 알 수 없어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려 하지 않고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만 신경 쓰고 있었다.

     

     ㅡㅡ나는 나인 채로도 괜찮으려나.

     

     옷을 벗기 시작하자,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옷의 무게만큼을 덜어낸 나나코는, 주저하지 않고 알몸으로 수영장에 발끝을 대었다.

     

     "저, 그다지 수영하지 못하는데요?"

     "그럼 손을 잡자. 자."

     

     그의 손을 잡자, 몸이 물에 잠겨 든다.

     체표면이 꾸욱 압박되는 감각이었다. 알몸으로 수영장에 들어가다니, 인생 첫 경험이다.

     

     "날 잡아."

     "네."

     

     그의 목에 양팔을 두르자, 두 사람은 그대로 떼 지어 이동하는 물고기처럼 수영장을 자유롭게 헤엄쳤다.

     어린 시절에 갔던 물 흐르는 수영장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닿고 있는 사히토의 체온이, 물의 차가움을 가르쳐주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 좋아......"

     "다행이다."

     

     양팔로 안겨져서 몸을 서로 기댄다.

     서로의 왼팔에서 고동이 울려서, 어느 쪽이 어느 쪽의 심장소리인지 모르게 되어버릴 것만 같다.

     

     "...... 나는,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 하지만 그것은 평범한 인간이 가능한 일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해."

     "하루카와 씨."

     "응."

     "그게, 평범하다는 뜻이에요."

     

     고개를 들어서 그를 가만히 바라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저도 못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수영은 잘 못하고, 가위로 종이를 똑바로 자르는 게 서툴러요. 간장의 마개는 항상 똑바로 열지 못하고, 한문은 정말 못해서 읽는 법을 보기만 해도 닭살이 돋아요. 하지만, 그걸로 됐어요. 왜냐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니까요. 그게 보통이에요."

     "물에 잠기면 인어가 되는 것도?"

     "네. 안 되는 사람과 되는 사람이 있을 뿐이잖아요."

     "아키노 씨는, 역시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야."

     

     곤란하다는 듯, 부끄럽다는 듯.

     하지만 정말 기뻐하는 모습의 그가 그렇게 말했다.

     

     "왜냐면, 저는 다른 사람하고 수영했다면 이렇게 기분 좋게 헤엄칠 수 없어요. 뭐, 지금도 스스로 헤엄치는 건 아니지만요."

     "내가 있으니까 괜찮아. 다른 누구도 필요 없어. 내게 맡기면 돼."

     

     젖은 머리에 키스를 받자, 그의 어깨에 키스를 돌려준다.

     

     ㅡㅡ기분 좋아. 물속에서 부둥켜안다니,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어.

     

     "...... 사실은, 꽤 신경 쓰여."

     "뭐가요?"

     "아키노 씨의 여러 가지가."

     

     그렇게나 여러 가지로 신경 쓰이게 할 만한 일이 있었나?

     나나코로서는, 자신이 그렇게나 수수께끼에 휩싸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네 여동생이 말했던 변태 알고리즘의 이야기도 그렇고, 요즘 왠지 수면부족이던데 이유를 가르쳐주지도 않고."

     "아~ 뭐, 그것은......"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갑자기 결혼하게 됨으로 인해, 우리들은 이제부터 서로의 일을 알아가게 될 거야."

     "수수께끼의 해답은, 기대만큼 재미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데요?"

     "그거라면 그걸로 됐어. 난 너랑 있을 수 있어 기쁘니까."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그가 아름다워서, 가슴 안이 꾹 조여든다.

     

     ㅡㅡ나도, 함께 있게 되어서 기뻐.

     

     그렇게 말하려고 입을 열기 전에, 사히토가 감미로운 키스로 말문을 빼앗는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지면 좋을 텐데.

     나나코는 눈을 감고서, 사히토의 키스에 마음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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