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2화 008 그의 소망이 너무 귀여웠습니다②
    2022년 03월 01일 20시 18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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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599403278

     

     

     

     "어......"

     

     숨을 헐떡이며 맨션 앞으로 도착한 나나코는, 시원하게 밤바람을 쐬면서 달빛을 받고 있는 사히토를 올려다보았다.

     이쪽은 땀범벅인데, 그의 아름다움은 정말 대비된다. 뭐, 항상 있는 일이지만.

     

     "어떻게 여기를 알고 있는 건가요......"

     "진정해, 아키노 씨. 그렇게나 서둘렀다니 미안."

     "아니, 그런 일이 아니라."

     "금요일에 같이 택시 탔을 때 주소를 말했으니까."

     

     그런가, 그날 밤, 나는 자택 주소를 말했었구나.

     

     ㅡㅡ그런데도 돌아가지 않고 하루카와 씨랑 이것저것 해버렸다니!

     

     "갑자기 미안. 너와 약혼했다고 생각하니, 조금 들떠버려서......"

     

     달빛의 아래, 사히토는 활짝 웃었다.

     30에 가까운 성인 남자의 화사한 표정이라는 것은, 꽤 볼만한 가치가 있다. 아니 너무 좋다.

     이것이 결혼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었다면, 그와 어른의 관계를 즐기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나나코는 연애에서 물러났을 뿐이지, 성적인 관계 전부를 부정할 셈은 없었다. 다만 본래 성실한 성격이라서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만끽할 생각이 들지 않을 뿐이다.

     

     "아, 예, 저기, 약혼하기로 약속했었네요."

     

     약혼이라는 것이 무엇으로 성립되는 것인지, 구체적인 것은 모른다. 언약만으로 약혼이 된다고 말한다면, 확실히 이미 약혼한 사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와 누나는 만나봤어도 나나코의 가족한테 인사하지 않은 이 상황은, 약혼하기로 약속했다는 지점일 것이다.

     

     "갑자기 미안하지만, 아키노 씨의 가족과 만날 일정을 상담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와봤어."

     "아......"

     

     퇴로는 솜씨좋게 차단되어간다.

     부드럽고 쾌활한 훈남으로 보여도, 사히토는 상당한 책략가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시간에 방문하지 않아도 SNS로 상담하면 끝날 이야기다. 그걸 도망가게 놔두지 않겠다는 듯 자택까지 찾아오는 활동력.

     

     ㅡㅡ내가 생각한 것보다, 인어 여러분의 결혼사정이란 것은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르겠어.

     

     "일단, 방으로 들어가요."

     "고마워."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린다.

     그는 그것을 살짝 손끝으로 누르면서 다시 한번 나나코에게 웃어 보였다.

     

     

      -------✂--------✂--------✂---------✂--------

     

     

     마실 것을 마련하는 것보다 먼저, 세면대로 향한다.

     손님이 왔는데 실례된다고는 생각하지만, 땀범벅인 채로 준비해준 것을 입에 대는 것은 상대도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나나코였다면 조금 사양할 것이다.

     서둘러 양손을 씻고 타월로 얼굴을 닦고 나서 땀을 처리한다.

     거울에 비친 얼굴에는 약간 T존이 번들거리고 있다.

     그런 미모의 남자와 둘이서 무릎을 맞대고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부끄럽다.

     

     ㅡㅡ하지만, 하루카와 씨는 인어라는 걸 들켜서 나랑 결혼했다고 생각할 뿐이니, 약간 환멸 해주는 쪽이 파혼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도?

     

     그의 어머니와 누나를 떠올리고서, 나나코는 그냥 파우도를 가볍게 두드리기만 하기로 했다.

     

     "아키노 씨."

     "네에에엣!?"

     

     갑자기, 사히토가 세면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 기다리게 한 걸까. 서두를 생각이었지만, 확실히 화장을 고치는 건 너무 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저기, 지금 바로 차를."

     "아니, 나야말로 미안. 사실은 조금 부탁이 있는데."

     "...... 뭔가요?"

     "민폐가 안 된다면, 욕실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전혀 생각도 못한 방향에서의 부탁에, 나나코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욕실. 그런 것을 봐서 도대체 어쩌려는지.

     

     "딱히 상관없어요. 자."

     "고마워."

     

     정말 기쁜 듯이, 그는 미소를 가득 짓고 나나코가 연 욕실문 쪽을 바라보았다.

     나나코가 이 임대주택을 고른 것은, 집수리를 한 직후였다는 점과, 에코벤치 타입의 욕조가 매력적이었던 점이 크다.

     에코벤치란, 욕조 한쪽에 벤치형 계단이 나 있는 것을 가리킨다. 거기에 발을 올려서 반신욕을 즐기는 욕조다.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뭐, 딱히 드문 것도 아니고 자주 있는 형태다.

     하지만 사히토는,

     

     "좋아......!"

     

     욕실을 보고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좋아, 훌륭해. 그야말로 이상적인 욕조야."

     "어, 아니, 그렇게까지 칭찬받을 정도는......"

     "너무 넓지 않아서 밀착할 수 있어 보이는 점이 최고다."

     

     확실하게 열기를 띈 그의 목소리에, 나나코의 뇌리에 그 여섯 글자가 떠올랐다.

     변태 알고리즘.

     여태까지 문제 되는 행동이 없었던 사히토였지만, 혹시 욕조 페티시일 가능성이ㅡㅡ

     

     "저기, 하루카와 씨, 욕조에 고집하는 부분이라도.....?"

     "응. 난 사실 계속 꿈꾸던 일이 있어서 말이야."

     

     돌아본 그가, 부끄럽다는 듯 볼을 약간 붉히고 있다.

     한 순간, 변태라도 좋아, 하루카와 씨라면 가능입니다,라고 말로 해버릴 것을 참았다.

     

     "............ 욕조에서 하고 싶어."

     "? 뭐를요?"

     "그, 그러니까, 그, 욕조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하고 싶다고, 계속 동경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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