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화 006 그날 밤의 일은 잊자구요!⑤2022년 03월 01일 09시 59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339436180
"다 들었어, 사히토!"
갑자기 회의실의 문이 팡 하고 열리더니, 50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박력으로 미모의 여사장이 우뚝 섰다.
한걸음 뒤에 있는 영업부장도 눈에 힘을 주고 있었다.
참고로 사장인 하루카와 히카리는 사히토의 어머니. 영업부장인 하루카와 사기리는 사히토의 누나다.
ㅡㅡ인어 집안, 대집합!?
라고 생각할 때가 아니다.
모처럼 사히토가 비밀로 해도 된다고 말해줬는데, 하루카와 집안사람들한테 들켜버린 것이다.
"둘의 이야기는 전부 들었거든. 아키노 씨, 당신 알고 있는 거네?"
"아, 아뇨,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거짓말 마. 이제 와서 몰랐다는 걸로 쳐줄 수는 없어."
중년 여성의 기세는 강하다.
나나코는 그걸 버티면서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정말, 엄마도 참. 아키노 씨가 겁먹었잖아. 결혼 전부터 고부갈등을 일으키면 안 돼. 글치, 아키노 씨?"
"아, 아니, 저."
"우후후. 날 부를 때는 형님이라고 부르지는 말고, 사기리 씨라고 불러. 예전부터 친구 같은 자매를 동경했는데 정말 기뻐."
방향성이 다른 드센 여성 두 명한테 좌우에서 협공당하자, 나나코는 자신에게 도망칠 길이 없음을 깨달았다.
지금, 만일 '모른다'라고 주장해보았자 그녀들은 '사실 하루카와 집안은 모두가 인어란다'라고 말해버리면 끝장이다.
"둘 다, 적당히 해주지 않을래."
거기서 등장하는 사히토인 것이다. 아니, 원래 있었긴 했지만, 어머니와 누나의 파상공세에 존재감이 조금 희박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나나코의 어깨를 끌어안는 형태로, 모녀 세력한테서 떼어놓았다.
백허그를 당한 상태로, 그의 강한 팔힘을 느끼고 멍해질 때가 아니다.
"이 엄마한테 대들다니 좋은 배짱이네, 사히토."
"사히토도 참. 아키노 씨의 앞이라고 해서 폼 잡을 필요는 없는데."
"네가 일족의 비밀을 들켰으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려고 했던 건 이 귀로 똑똑히 들었어. 알겠니? 아키노 씨와 반드시 결혼하도록 해. 못하겠다면, 그때에는ㅡㅡ"
ㅡㅡ사라진다!
신변의 위협을 느꼈지만, 도망치려고 해도 사히토한테 안겨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어머니와 누나가 말하고 싶은 건 알겠어. 하지만 프로포즈 정도는 둘만 있을 때 하게 해 줘."
"어머나!"
"그런 뜻이었네."
그다지 외모가 비슷한 모녀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현재 사장과 영업부장은 따스한 눈으로 나나코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만은 똑같은 표정이다.
"기다려주세요, 전 결혼할 생각은......"
"아키노 씨, 우리 못난 아들을 잘 부탁해."
"못난 동생이지만, 얼굴 이외에도 조금은 잘난 면이 있으니 안심해, 아키노 씨."
소란스러웠던 회의실이, 갑자기 침묵으로 채워진다.
안고 있는 사히토의 체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몰랐다고 할 수는 없어 보이네요."
"미안, 아키노 씨."
"애초에 하루카와 씨의 탓은 아니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욕실의 슬라이드도어를 열었던 자는 나나코 자신이다.
그때 뭔가가 시작되고 말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운명의 수레바퀴 같은 것. 그게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저랑 결혼해주세요.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할게요."
"안 하면 저, 사라져 버린다고요......?"
"음, 미안."
ㅡㅡ아~ 이거 사라지던가 결혼하던가의 선택지밖에 없어!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햄릿은 그렇게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참고로 이 유명한 대사는, 번역을 할 때 다방면으로 나뉘게 된다. 연극사에 길이 남는 이 명대사를, 지금의 나나코라면 이렇게 해석할 것이다.
ㅡㅡ따라야 할까, 따르지 않아야 할까. 그보다 따르지 않으면 제거되는데요.
"...... 일단, 약혼이라는 걸로 어때요?"
그날, 하루카와 사히토와 아키노 나나코는 정식으로 약혼의 언약을 맺었다.
나나코가 어떻게든 도망칠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둘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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