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화 004 그날 밤의 일은 잊자구요!③2022년 02월 28일 15시 0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ovelup.plus/story/608567755/292988432
ㅡㅡ음? 잘못 들었나?
나나코는 예상외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룻밤의 실수, 원나잇 러브.
분명 추천할만한 행동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로 독신의 젊은 남녀다. 한번 해버렸다고 해서 책임을 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결혼을 제안하다니, 무슨 이유가 있다고만 생각된다.
"아하! 그렇구나.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엥?"
이번에는 사히토 쪽이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하루카와 씨가 인어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아요. 어딘가의 연구기관에 납치되면 큰일 나니까요!"
그렇다. 나나코의 사고 회로는, 그가 입막음을 하기 위해 결혼을 제안하고 싶다는 결론을 낸 것이었다.
현대의 인어. 거기다 보통은 인간으로서 생활하는 인어.
그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면, 여태까지의 진화론이 크게 뒤바뀐다. 사히토는 제대로 된 생활을 해나갈 수 없을 테고, 해부당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그는 인간이다. 아니, 인어일지도 모르지만 일본의 헌법에 의해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된 일본인이다.
ㅡㅡ 조금 전 내 호기심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게 해 버렸을지도 모르겠어. 만일 그렇다면, 정말 미안해요!
"오히려, 협력할게요. 하루카와 씨가 인어라고 들키지 않도록 전력으로 지켜드릴게요!"
"아키노 씨, 잠깐만."
"네?"
"나는 당신한테 프로포즈한 건데."
"네, 하지만 그건 입막음을 위해서잖아요?"
"과연, 그렇게 나왔나."
그는 작게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생각과는 다른 전개가 되자, 나나코는 당황했다.
"사실은, 나뿐만이 아냐."
"...... 저기, 그건 무슨 뜻인가요."
"그래. 하루카와 일족은 모두가 인어라고."
ㅡㅡ일족이라면, 회장님과 사장님도? 우리 회사는 인어가 경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어의 모습을 보이거나 알려줘도 되는 자는 배우자뿐이라고 결정짓고 있어."
"아~ 그래서."
"너, 봤지?"
봤다. 아니, 봤을 뿐만 아니라, 흥미진진하게 만지기도 했다.
"배우자 이외한테 보인 자는, 사라지게 되어있어."
"엥, 잠깐! 그럼 곤란해요!"
"응, 나도 곤란해."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까.
나나코가 알아버린 것을 여기서만의 비밀로 하면 누구에게도 들킬일은 없다고.
"그럼, 저는 못 본 걸로 할게요."
"만졌는데?"
"그, 그것도 만지지 않은 걸로 할게요!"
허둥대는 나나코를 보고, 사히토는 한층 더 즐거운 모습이었다.
동기입사해서 연수생 시절부터 알고 지낸 그였지만, 항상 실수 없이 스마트하게 일을 해내는 모습만이 기억에 있고, 이런 식으로 친밀한 표정을 지은 적은 없었다.
"역시 아키노 씨는 귀엽네."
"...... 예에.....?"
"왜 갑자기 싫다는 표정을 짓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아, 뭐 그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말이죠. 굳이 말할 정도의 일은 아니니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나는 듣고 싶은데."
"그럼, 다음 기회에 하는 걸로."
"그래. 약속이다? 다음 기회에."
어린애처럼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이쪽으로 향하며 손가락 걸기를 요구하는 그.
연상의 남자한테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귀엽다고 생각했다.
나나코도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다음 기회에 이유 알려주기~"라는 약속의 노래를 부르면서 손가락을 걸기도 전에 사히토가 얼굴을 가까이했다.
콩, 하고 둘의 이마가 부딪힌다.
"본의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랑 결혼하자, 아키노 씨."
"소......"
"소?"
"손가락 걸었다!"
서둘러 걸고 있던 손가락을 빼낸 나나코는 홱 하고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상상 이상으로, 눈앞의 미남이라는 것은 파괴력이 강하다.
"그럼, 결혼에 대해서도 다음에."
ㅡㅡ그리고 가능하다면,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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