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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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02월 24일 12시 08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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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56/

     

     

     지금, 땅의 큰 흔들림은 멎어 들었지만, 작은 흔들림은 이어지고 있다.

     물건이 까닥거리며 진동하거나 부서지는 소리는 주변 사람들의 불안을 부채질하였다.

     

     

     "...."

     

     "자, 여러분 빨리......!! 폐하, 제게 열쇠를...!"

     

     "그, 그래..."

     

     

     국왕한테서 성녀의 문의 열쇠를 받아들고서, 쇠사슬과 자물쇠를 쥐고 문을 연다.

     그리고 사람들을 성녀의 방으로 재촉했다.

     

     

     "어쩔 수 없지...! 모두, 안으로 들어가세!!"

     

     

     국왕의 말과 함께, 앞다투어 성녀의 방에 들어가는 커티스와 재상들.

     

     

     "....비켜!"

     

     "어이! 밀지 마! 내가 먼저다."

     

     "내가 먼저 들어갈 거다! 빨리 거기서 비켜!!!"

     

     "무례한 놈!!"

     

     

     눈앞에서 자기만 살려는 추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뛰어들어라......!! 지옥으로.'

     

     사라가 웃고 있음에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하여 안으로 들어간다.

     

     

     "여러분 괜찮으신가요...?"

     

     "지금의 흔들림은 정말로 여신님인가!?"

     

     "네...... 저는 잠시 바깥으로 나가서, 여러분은 지켜달라고 여신님께 빌어볼게요."

     

     "알았다...! 부탁한다, 사라!"

     

     

     삼류 연극에 쉽사리 속아서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고 미소가 절로 솟아 나온다.

     목숨의 위기에 빠지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생각이 얕아진다.

     이전의 자신처럼...

     

     안젤리카나 커티스도 쉽사리 속는 자신을, 마음속으로 비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을까.

     

     그런 때, 커티스가 초조한 기색으로 말을 건다.

     

     

     "사라, 그대도 함께 여기에 있어!!"

     

     "커티스 전하...! 저의 일은 괜찮아요."

     

     "......!"

     

     "커티스 전하가 이 방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사, 사라, 정말 고맙다....!"

     

     

     혼자서 감격에 젖어있는 커티스를 피하면서, 방을 둘러보며 안젤리카의 모습을 찾는다.

     문 옆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안젤리카를 발견해서, 다리를 잡고 마법진 위로 질질 끌고 갔다.

     

     그때, 다시 지면이 크게 흔들렸다.

     

     모두가 격한 흔들림에 겁을 먹어서, 사라가 뭘 하든 신경 쓰지도 못했다.

     그래서 안젤리카를 움직인 이유를 물어보는 일은 없었다.

     

     

     "자... 이제 순백의 성녀님을 둘러싸는 것처럼 서주세요."

     

     

     방의 마법진에 발을 디딘 후에, 눈을 감고서 기도하는 척을 했다.

     주변에는 들리지 않게, 성녀의 힘을 조용히 마법진 안에 약간 보내 놓았다.

     

     이윽고 모두가 방의 마법진 위에 선 것을 확인하고 나서, 방에서 나와 문을 잠갔다.

     성녀가 도망치지 않도록 엄중히 걸려있는 쇠사슬과 자물쇠를,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정말, 최악이야......'

     

     

     자물쇠가 제대로 잠긴 것을 확인한 뒤에, 한 손을 높이 들었다.

     그러자 설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리던 것이 뚝 그쳤다.

     

     요무드이트는 어디에서 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신호에 맞춰 제대로 움직여주고 있는 모양이다.

     

     ㅡㅡ탕탕탕!!

     

     조금 지나자, 방 내부에서 문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창으로 들여다보니, 예상대로 마법진이 빛을 내고 있다.

     그리고 계속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는 마력에 갈증을 느꼈는지, 힘을 원해서 움직인 모양이다.

     

     요무드이트와 대결계의 마법진에 대해 의논했을 때의 일을 떠올렸다.

     

     

     "사라, 대결계의 마법진은 어떤 모습이었지? 이 중에 있나?"

     

     "아마 이것......? 하지만, 이쪽의 마법진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

     

     "하...... 교활한 여신이 생각할 만한 일이다."

     

     

     요무드이트는 "가증스러운 녀석."이라고 내뱉었다.

     

     계속 신경 쓰이던 일이 있었다.

     어째서 마법진은 사라만 끌어들였는가.

     마법진의 바로 옆에 있던 안젤리카한테 마법진이 반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안젤리카도 마법진에 닿고 있었는데? 내 손등을 발로 밟았을 때... 하지만 마법진은 나만 집어삼켰어."

     

     "그건 사라 1명의 마력만으로도 어둠의 보옥이 가득 찾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이세계인의 마력은 장난 아니군."

     

     "......"

     

     "힘이 부족해지면, 어둠의 보옥은 배를 채울 때까지 움직이겠지."

     

     "저기, 라이나스 왕국 사람들도 마력을 갖고 있지?"

     

     "그래... 이세계인보다는 훨씬 적지만."

     

     "후후, 그 대답을 들은 것만으로도 충분해."

     

     "방에 가둬둘 셈인가?"

     

     "맞아...... 누구도 도망치지 못하게."

     

     

     성녀의 힘을 조금만 주입했기 때문에, 마법진 안에 있는 어둠의 보옥이 마력을 원하여 움직인 모양이다.

     마법진에서 기어 나온 손은, 역시 가장 마력이 높은 안젤리카를 골랐다.

     

     기절한 안젤리카의 다리를 붙잡고는, 마법진의 한가운데로 질질 끌고 간다.

     

     '저게, 빠져나갈 수 없었던 이유네.'

     

     몇 겹으로 둘러쳐진 마법진에 의해 속박된 어둠의 힘이, 배를 벌리고 솟아 나온다.

     게걸스럽게 힘을 탐하며 방에 있는 것 전부를 집어삼키려고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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