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최종장 52. 입구
    2022년 02월 24일 08시 52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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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55/

     

     

     

     "국왕 폐하..."

     

     "폐하, 어떻게 하시겠나이까."

     

     "흠..."

     

     "....... 이대로 가면 의식이!"

     

     

     "마족이 쳐들어온다."

     누군가가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주위는 자연스레 두려움에 휩싸였다.

     라이나스 왕국은 대결계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마족에게 대항할 방법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결계가 사라지면 큰일 나는 것이다.

     

     '자... 어떻게 나올까?'

     

     잠시 생각한 다음, 국왕이 입을 열었다.

     

     

     "사라, 상태를 보고 와주지 않겠나?"

     

     "ㅡㅡㅡ아바마마, 기다려 주십시오!"

     

     "...... 뭐냐, 커티스."

     

     "사라는..."

     

     

     커티스가 사라의 앞에 서서, 필사적으로 소리 내었다.

     

     

     "커티스, 대결계가 없으면 우리나라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바마마, 사라는 여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성녀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는 게야...!"

     

     "그리고 사라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힘없는 자는 대결계의 희생양이 되지 못할지니'라고!"

     

     "......"

     

     "아바마마는 여신님의 말씀을 어기는 겁니까!?"

     

     "하지만 커티스. 사라는 기억이 없을 뿐이고, 우리와는 다른 이세계인이다. 도움은 되겠지."

     

     "저는!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네 미래를 위해서다, 커티스."

     

     "...!?"

     

     "여신님도 알아주실 거다. 이 나라의 백성과 너의 미래를 지키기 위함이다!!"

     

     "그런......!"

     

     "너도 이 나라의 왕이 될 거라면, 잘 생각해봐라."

     

     "......."

     

     "커티스."

     

     ".......... 알겠습니다, 아바마마."

     

     "오오! 알아준 건가."

     

     "예..."

     

     

     라이나스 왕국의 대결계의 사정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앞에서 태연하게 말하는 것이겠지만, 지금의 사라에게 있어서는 두 사람의 대화의 내용이 불쾌하기만 했다.

     커티스는 사라를 지키려고 저항했지만, 결국은 여신의 신앙보다 자신의 신분과 왕좌를 지키기 위해 물러났다.

     

     '결국, 여신에 대한 신앙 따윈 이런 거야.'

     

     이런 국왕의 말에 작게 끄덕이는 사람들을 보고, 마음속에 있는 화염은 더욱 불타올랐다.

     

     이세계인은 별개로 쳐도, 이 나라의 후작영애인 안젤리카가 사라진다 한들 티끌만큼도 가슴 아파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나라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전부 자신들을 위해서다.

     

     '자기 보신에 급급한 돼지들.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방에 밀어 넣다니......'

     

     그 여신과 마찬가지로, 성녀의 목숨 따윈 나라를 지키기 위한 도구로만 생각한다.

     

     

     ㅡㅡ쾅!!

     

     

     커다란 소리가 성녀의 방에서 들려온 뒤, 주변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성녀의 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악취미 한 작은 창문에서는 안젤리카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결계가 나타나는 기색은 없었다.

     

     

     "순백의 성녀의 상태를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그렇군...... 사라, 부탁하겠네."

     

     "물론이에요, 폐하."

     

     "......"

     

     "그럼, 상태를 보러 갈게요."

     

     "ㅡㅡ사라! 역시 내게는 사라밖에 없다... 가지 말아 줘."

     

     "커티스, 적당히 해라!!"

     

     "여신님의 도움이 된다면, 흔쾌히 몸을 바치겠어요."

     

     "............"

     

     

     그 말에, 누구도 대답할 수는 없었다.

     사라자 싱긋 미소 짓자, 몇 명은 겸연쩍은 듯 시선을 돌렸다.

     

     국왕이 굳게 닫힌 문의 자물쇠에 손을 대려고 한 때였다.

     

     

     "ㅡㅡㅡ!"

     

     

     갑자기, 입가를 틀어막으며 떨었다.

     그리고 휘청거리다가 지면에 쓰러졌다.

     

     

     "왜 그래!? 사라......"

     

     "사라!?"

     

     

     커티스와 국왕이 사라에게 손을 뻗으려고 한 때였다.

     

     

     "여신님이...... 화를 내고 계십니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며 몸을 부들부들 떨며 비명을 질렀다.

     지금까지 미소 지으면서 무슨 일에도 냉정했던 주변 사람들이었지만, 갑자기 혼란스러워진 상황에 아연실색하였다.

     

     

     "뭐, 뭐라고!?"

     

     "어떻게 된 일이냐...!!"

     

     "....... 라이나스 왕국의 성녀의 취급에, 비통해하고 계십니다."

     

     "역시 여신님의!?"

     

     

     그 말에 맞춰서, 지면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성녀의 방의 문에 기어가서는, 지면에 앉은 채로 기도하듯이 손을 맞잡았다.

     

     

     "아아...... 부디 분노를 가라앉혀주시길."

     

     

     이 일은 '여신이 화내고 있다'라는 말을 믿게 하기에 충분했다.

     

     

     ㅡㅡㅡ쨍그랑~!!

     

     

     지진과 함께, 선반에 놓여있던 꽃병이 쓰러져서 깨진다.

     주변의 것들이 지면에 구르거나,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부서진다.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흔들림에, 그 자리에서 머리를 감싸며 당황하는 사람들.

     

     그렇게 있다가, 사라는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들면서 큰 소리를 내었다.

     

     

     "여러분...... 빨리 성녀의 방으로 들어가세요!!"

     

     "뭐!??"

     

     "성녀의 방으로 들어가라고!?"

     

     "조금 뒤에 이곳으로 천벌이 내려집니다...! 빨리 성녀의 방으로 도망치세요."

     

     "...... 그게 무슨."

     

     "하지만, 이 방은!"

     

     

     [성녀의 방에는, 성녀만 들어갈 수 있다]

     그런 말은 전부 속임수다.

     

     문의 저편... 사실은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지옥의 입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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