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장 22 분노2020년 10월 16일 20시 29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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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은 중요하다.
폰스케는 그걸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이걸로 레벨 150!'
자기보다도 커다란 몬스터를 주먹으로 때려눕혀서 쓰려트렸는데, 상대하는 몬스터의 레벨은 170이었다.
레벨 20이상의 격차를 메꾼 것은, 플레이어스킬에 더하여 적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정보 덕분이다.
스킬 공격에 의한 발경이 발동하여, 몬스터가 날아가 버리자 붉은 빛으로 바뀌었다.
"좋아, 이대로 레벨 160까지 올리고 나서 거점으로 돌아갈까."
프라이는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질린 모습이었다.
"의욕이 있어서 좋네만. 그렇게 무리를 해도 괜찮은가?"
계절은 겨울이다.
판도라 내부에서도 눈밭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폰스케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현실에서 여러 일이 있어서요, 솔직히 말해 스트레스 발산입니다."
겨울방학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폰스케의 고민은, 길드 멤버이며 부인인 8명ㅡㅡ뿐만이 아니다.
유명 길드의 유명 플레이어가 된 폰스케는 여러 요청을 받는다.
TV방송의 게스트 출연 요청.
취재요청.
오프 모임에 참가하도록 요청받는 일도 흔하다.
또한, 정보를 얻은 미녀가 만나자고 신청할 때도 있다.
"아무것도 몰랐다면 들떴을 겁니다."
프라이는 웃고 있었다.
"조금은 느긋하게 진행하는 게 어떤가?"
"상대가 보고 있는 건 제가 아니라 폰스케입니다. 실제 모습에는 흥미가 없는 사람들이라구요."
판도라의 영향으로 잘못 되어버린 여자를 보며 즐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보다, 분노의 도시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프라이는 고개를 젓는다.
"공략은 계속 실패하고 있네. 일부, 시간대를 초월해서 협력하는 플레이어도 나왔네만, 결과는 마찬가지야. 벽을 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뭐였다고 생각하나?"
프라이가 들고 온 정보는, 이전 운영진의 간부가 갖고 온 것이었다.
".....레벨 상한 255를 넘었다고 한다. 레벨 [255+20] 이라고 표기되었다고 하더군."
레벨 차이가 10이 나버리면 이기기 어렵다.
그런데, 잡몹조차 그 레벨이다.
"벽을 넘은 플레이어들은 절망했겠네요."
"이제야 넘었다고 생각하니 또 장해물이 나왔으니 말일세. 자, 우리들은 어떻게 할까? 공략에 여신의 상이 필요하다는 소문이 도는 만큼, 그걸 시험해보고 싶은 플레이어들도 많다네. 참가할 터인가?"
폰스케는 나타난 몬스터를 보며 자세를 취했다.
"정보상이 흘린 소문이겠지요?"
"당연하네. 그들은 초조한 모양이야. 그 전에는 무리를 감수해서라도 로그인 시간의 규제를 철폐하려고 압력을 걸었었네."
수단을 가리지 않는 신 운영진의 면면.
".....레벨을 만땅으로 올리고 시험해보려고 생각합니다."
폰스케의 말에 프라이도 수긍했다.
"그렇군. 정말이지 바깥이 시끄러워서 안되겠어."
폰스케는 생각했다.
'그건 그렇고, 판도라는 왜 이렇게 공략할 수 없어 보이는 도시를 만든 것일까?'
마치 공략 당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아키히토는 산타모자를 쓰고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야쿠모도 마찬가지로 모자를 쓰고 있다.
"저기, 포.....아키히토."
아키히토가 돌아보며, 폰스케라고 부르려던 야쿠모에게 주의를 주었다.
"선배님, 현실에서는ㅡㅡ"
"제대로 고쳐 말했으니까 봐주란 말야."
앵겨드는 목소리로 사과하는 야쿠모에게, 아키히토는 어이없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잖아? 딱히 호텔에 가지 않아도, 둘이서 어딘가로ㅡㅡ"
야쿠모가 그렇게 말하자, 매점 안으로 마야가 들어왔다.
숨을 몰아쉬고 있다.
"헥, 헥..... 마중 나왔다고요!"
야쿠모가 혀를 차고 있다.
"아직 근무시간이야."
"15분 남았잖아요? 아, 밖에 차를 대기시켰으니까, 바로 호텔에 갈 거에요. 모두들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또 이 패턴이냐고.'
내심 난처해하였다.
'.....분노의 도시로 가게 될 날도 멀지 않았어. 정신차리지 않으면.'
마음을 다잡는 아키히토.
하지만, 밤이 되자 어느새 자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마스는 가상세계에서도 화제가 된 날이었다.
대형 길드가 공략의 열쇠가 되는 여신상을 들고 나와서, 위력정찰을 시작한다는 소문을 듣고 판도라 안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희망의 도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실황영상의 앞에 모여들어서는, 마치 영화라도 보는 듯 노점에서 파는 먹거리를 먹으면서 관전하고 있었다.
희망의 도시 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도 이런 광경이 펼쳐졌다.
그걸 확인한 대형 길드의 플레이어로 분장한 NPC가, 모자의 챙으로 입가를 가리며 실실대며 웃고 있었다.
입가는 손으로 가리고 있다.
자신들의 거점인 부유섬에서 보이는 아르카디아에는, 여신상이 보이도록 배치를 하여서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야 피로연이군요, 여신님."
분노의 도시에 돌입하는 부유섬과 비행선의 수는ㅡㅡ수 천에 달하였다.
정찰하는 게 목적이지만, 여신상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길드가 모인 결과였다.
분노의 도시에서 몬스터들이 날아오르자 부유섬과 비행선이 포격을 개시.
여기서 포격을 신경쓰지 않고 돌진하는 몬스터들이었지만, 여신상이 황금색 빛을 발하자 날려가 버려서 붉은 빛으로 변해버린다.
여신상은 양손으로 상자를 든 모습.
그 상자가 일곱 빛깔의 광채를 내고 있었다.
"이 얼마나 신성한 빛인가! 이대로 모든 것을 상자 안에 넣읍시다! 그 옛날 해방되었던 모든 것을 상자 안으로 되돌려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흥분하는 광대.
플레이어들은 눈 앞의 광경에 흥분하여서, 누구도 광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아르카디아 내부.
그 광경을 보고 있던 폰스케는, 팔짱을 끼고 길드 마스터가 앉는 의자에 기대고 있었다.
'소문대로인가.'
대화하려는 길드 마스터들의 요청이 쇄도하는 와중에, 블레이즈가 외친다.
"어이, 낌새가 이상하다!"
폰스케는 주위에 떠오른 화면을 손으로 뿌리치고, 일어서서 창가로 달려갔다.
창문에 손을 대고 본 모습은, 붉은 빛에 휩싸이는 분노의 도시였다.
"뭐, 뭐야?"
몬스터 뿐만이 아니다.
외벽이 붉은 입자가 되어 사라지자, 도시 내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몬스터들도 작아지고 레벨도 대폭 낮아지며 사라진다.
모든 붉은 입자가 흘러가는 곳은, 여신상이 든 상자였다.
프라이가 여신상을 확대해보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상자가 열려있다니."
여태까지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공략에 실패하였던 벽도, 도시 내부의 몬스터도 여신상 앞에서는 무의미.
폰스케가 창가를 주먹으로 친다.
"이런 게 말이 되냐고. 누가 이런 걸 인정할 거라ㅡㅡ"
하지만, 그 방에 있던 오크들 외에는 그 모습에 사로잡혀 있었다.
마리엘라가 중얼거린다.
".....예뻐."
알피가 양손을 벌리고 있다.
"보세요. 성까지 사라져서 붉은 빛이 되었다구요."
멍한 모습의 나이아.
"반할 것 같아."
안리는 들고 있던 창을 떨군다.
".....봐, 폰스케. 이미 분노의 도시는 사라졌다고."
이나호는 앞으로 기울어진 모습으로 창가에 손을 대고 있다.
"이걸로 전부 끝났네요. 일곱 도시가 공략되었다구요?"
돌아보는 이나호에게, 폰스케는 놀란 모습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나호쨩. 이런 것 이상하잖아. 이건 게임도 아니라고."
리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뭐, 괜찮잖아. 이런 결말이 있어도."
프란도 동의하였다.
"도시의 공략은 너무 힘드니까. 그리고, 여태까지 얼마나 요새를 무너뜨려왔다고 생각해?"
노인은 폰스케의 팔에 달라붙는다.
"그래. 여태까지가 힘들었던 거라고 생각하면 괜찮잖아. 실제로 여기까지 오는데 여러 일도 있었고."
요새 공략에 길드 사이의 전쟁.
확실히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폰스케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이건 안돼. 도시는 공략하지 않으면ㅡㅡ"
판도라의 상자에 모든 것이 흡수되자, 뚜껑이 닫힌다.
방에 있는 모두가 도시공략이 끝났다는 문자가 하늘에 쓰여지는 것을 보며, 흥분하며 함성을 외치고 있었다.
그건 보내어지는 메세지와 댓글도 마찬가지였다.
폰스케가 머리를 누르자, 프라이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폰스케 군, 미안하지만 바로 로그아웃해주게."
폰스케는 끄덕였다.
판도라 전역에서 이 있을 수 없는 광경에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게임으로서, 플레이어로서 납득할 수 없는 결말에 누구도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잘못된 광경이었다.
아키히토가 눈을 뜨자, 커다란 침대 위에 있었다.
주위의 여자들은 속옷 차림으로 헤드셋을 쓰고 있다.
지금은 의식이 판도라의 안에 있겠지만, 겨울에 할 모습은 아니다.
".....에어컨이 난방을 해주고 있지만, 보기에 추워보이네."
일어서서 옷을 손에 들자, 누군가가 문을 노크하였다.
노크하는 방법이 특징적이어서, 바로 문을 열자 그곳에는 아는 얼굴이 늘어서 있었다.
"경계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우왓! 정말 대단한 광경."
"속옷차림이냐고."
오크 플레이어 중 일부가 호텔에서 로그인하고 있던 것이었다.
아키히토는 나와서 문을 닫고 문단속을 한다.
"보면 화낼 거라구요."
"음~ 그 편이 기쁘겠는데."
"변태라고 매도해줄까?"
"포상이잖아!"
역시 오크 플레이어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면서, 아키히토 일행은 걷는 속도를 올리며 엘리베이터로 나아갔다.
한 명이 다른 동료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래, 합류했다. 호텔의 앞으로 부탁한다. 뭐?"
하지만, 낌새가 이상하다.
아키히토도 느끼고 있었다.
".....뭐지?"
엘리베이터로 로비까지 내려왔는데, 아무도 없었다.
확실히 오전 다섯 시라면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적은 시간대다.
하지만, 너무 조용하다.
호텔이라면 손님의 응대를 위해 직원 몇 명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커다란 호텔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서, 아키히토는 인터넷 뉴스를 확인하였다.
"갱신되지 않았어?"
평소에는 갱신되어 있어야 할 영상이 전혀 갱신되지 않았다.
흘러나오는 뉴스는, 마지막 도시가 공략되었다는 것.
그것도 PV같은 느낌이다.
[모든 도시가 공략당했다....하지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제 2 탄이 시작될 것 같은 PV는, 이전에 만들어진 것 같았다.
공략과 동시에 공개되는 설정이었던 것 같다.
[전 세계에 덮쳐드는 새로운 적! 전설 등급의 몬스터들이 플레이어들의 앞을 막아선다!]
레벨이 300을 넘는 드래곤은 금색 몸에 붉은 뿔이 돋아나 있다.
플레이어들을 날려버리는 영상이 계속되고, 실루엣처리가 된 몬스터들.
등장한 것은 이름 불명의 레전드 드래곤이라 쓰여진 드래곤뿐이었다.
이번에는 이 녀석들이 등장하는가,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없다.
오크 플레이어 중 한 명이, 카운터에 쓰러져있는 호텔 종업원을 발견한다.
"어이, 정신차려! 뭐, 뭐야? 이 녀석, 신형 VR머신을 쓰고 있어. 일하는 중인데 무슨ㅡㅡ"
잘 보니, 소파에 누워있는 종업원도 있다.
그 종업원도 최신형 VR머신을 머리에 쓰고 있다.
[계속 몰려오는 몬스터들. 그리고, 새로운 시련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PV의 대사가 호텔 로비에 공허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그 영상을 보는 사이에, 차가 호텔 앞에 다가온다.
차에서 완전 무장을 한 여자가 나왔다.
"모두 있지? 서두르는 편이 좋아. 생각 이상으로 위험해졌어."
아키히토 일행이 달려가서는, 차에 올라탔다.
PV의 음성이 마지막으로ㅡㅡ.
[판도라의 싸움은ㅡㅡ아직 끝나지 않는다.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ㅡㅡ그렇게 말하였지만, 아키히토에게는 다른 의미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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