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장 48. 보복2022년 02월 23일 14시 29분 5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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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식이 다음 날로 다가오는 아침이었다.
사라는 평소대로 식사를 날라주었다.
"안젤리카 님."
"...... 아..."
"마지막 식사가 나왔습니다."
사라 이외에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방 안에서 단 혼자.
아침인지 저녁인지도 모를 어둡고 답답한 장소에서는, 정신이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안젤리카가 뭔가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미친 듯이 소리치나 생각하니, 건전지가 다 된 것처럼 조용해진다.
어제부터 식사도 물도 손을 대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의 화려한 장식이 빛나고 있던 안젤리카는 현재 초라한 상태다.
벽을 쳐댔는지, 손이 찢겨 피가 배어 나온 흔적이 있다.
머리는 마구 휘저었는지 볼품없이 흐트러져 있다.
자랑하던 순백의 성녀의 옷은 넝마주이 같다.
'아아.......... 꼴좋네.'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무심코 키득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에 반응을 보였다.
ㅡㅡㅡ타다닥!!
대단한 기세로 이쪽까지 달려와서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본다.
안젤리카의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무슨 말을 해서, 날 즐겁게 해 주려나...?'
잠시의 침묵 뒤, 눈에 눈물을 지으며 안젤리카가 외쳐댔다.
"ㅡㅡㅡ구해, 줘어!!"
"......"
"날 구해달란 말이야!! 사라아...!!"
상처투성이의 팔이 감옥의 틈새에서 뻗어 나왔다.
안젤리카한테 옷을 붙잡히지 않도록 뒤로 물러섰다.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도움을 바라고 있다.
"순백의 성녀님, 내일은 의식의 날입니다."
"......!"
"내일이 되면, 감옥에서 나올 수 있으니까요."
안젤리카의 움직임이 멎는다.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 안젤리나는, 머리를 감싸고는 올리브 색의 머리카락을 마구 흩뜨리며 쇠창살을 있는 힘껏 쳐댔다.
"의.... 의식 따윈 하고 싶지 않아아!!"
거칠게 날뛰는 모습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라이나스 왕국을 위해서니까요."
"뭐가 나라를 위해서야!! 믿을 수 없어! 이 나라는 날 죽일 셈이야아아아!!"
"......"
"이딴 곳, 이제 싫어!! 싫다고!! 돌아가고 싶어! 집에 돌려보내에!!!"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죽음의 두려움이, 다가오는 그때가 조금씩 안젤리카를 갉아먹고 있다.
절망으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짓는다.
"으아아아아아아!!!"
"후훗..."
울부짖는 목소리가 지하실에 울려 퍼진다.
여기에는 안젤리카를 도우려는 자가 없다.
그리고 조소하며 내려다보는 자는 안젤리카가 아니다.
ㅡㅡㅡ사라 쪽이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었다.
그리고..... 안젤리카의 얼굴 앞에서 싱긋 미소 지었다.
"저기... 안젤리카 님."
"......!!?"
"안젤리카 님을 제물로 삼으면, 결계란 게 생기죠?"
"에......?"
"............"
"어, 어떻게 그걸......!?"
"이세계인인 제가 어떻게 알고 있냐는 의미인가요?"
안젤리카한테 미소 지으며 말을 걸었다.
"앗......"
"왜 그러시나요? 놀란 얼굴로."
"...... 기, 기억이."
"기억...? 아아...... 그 일 말인데요."
안젤리카는 놀라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마무리를 짓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전부, 알고 있었답니다."
"....... 무, 무슨 뜻이야?"
'더욱, 더욱... 지옥에 떨어져.'
"안제리카 님은, 속고 있었던 거라고요?"
".......... 아."
"하핫...... 생각대로 움직여줘서 고마웠지 뭐예요! 덕분에 정말 도움이 되었답니다."
"...."
"....... 이런 곳에 갇혀버리다니
ㅡㅡㅡ정말, 바보 아냐?
"ㅡㅡ"
"후후, 호화롭게 살아서 즐거웠나요? 모두가 떠받들어서 행복했고??"
"아......"
"잘난 듯이 명령만 하니까 모두가 싫어하는 거라구요? 성격도 드러워가지고는..."
"사라아아!! 너어, 웃기지 마아아아아!!"
"아하하! 저의 대신이 되어줘서, 정말 고맙네요...! 하지만 잘 됐네요..... 모두가 안젤리카 님을 필요로 하고 있는걸요! 기쁘죠?"
"싫어어어어어어어!!"
"안젤리카 님은 바보이기 때문에 죽는 거예요! 이 개 같은 나라를 위해......"
"ㅡㅡㅡ!?"
"나라를 위해.......... 힘써주세요, 안젤리카 님."
지하실을 떠나자, 바깥까지 비명이 들려온다.
".......풋, 아하하하!!"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잠시 동안 계단에서 배를 움켜쥐며 웃은 뒤,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는 국왕에게 보고하러 갔다.
당혹한 표정을 지으면서, 가슴을 눌렀다.
그리고 눈물을 흐리며 바르르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아아, 딱하게도...... 순백의 성녀님은, 미쳐버리셨습니다.
"... 그런가."
"안젤리카 님은, 벌을 받은 것이에요."
눈가를 닦으며 모두에게 들리도록 말했다.
'벌'의 의미에, 주변 사람들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안젤리카의 지금까지의 태도를 가리켜 말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겠지만, 저쪽에게 있어서는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를 것이다.
'........... 다음은 너희들이다.'
입술이 비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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