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장 31. 딴사람
    2022년 02월 21일 14시 49분 2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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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34/

     

     

     

     '......또 하나의 성녀는, 이렇게나.'

     

     이 나라에는 없는 윤기 있는 흑발과 보석 같은 눈동자.

     처음으로 사라가 소환되었을 때, 안젤리카만 보고 있었던 커티스는 거적때기로 보이는 사라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놀라고 있었다.

     

     이렇게 대면해보자, 안젤리카의 화려함과는 다르게, 라이나스 왕국의 여성에게는 드문 가련하고 순진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눈을 빼앗기고 만다.

     

     시선이 얽히자, 사라는 마치 성모처럼 부드럽게 미소 지으면서 이쪽에 인사를 했다.

     사라한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세계의 성녀, 사라를 원해.'

     

     

     "......제 얼굴에 뭐라고 묻었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 열띤 시선을 느낀 사라가 물어보자, 커티스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볼을 붉히는 모습에 눈을 부릅떴다.

     그런 커티스를 노려보지만, 그의 시선은 사라를 향한 채다.

     

     크게 헛기침한 뒤, 국왕이 입을 연다.

     

     

     "탐색대를 보냈지만 좀처럼 찾지 못해서... 미안했다."

     

     "탐색대......? 저를 찾으셨나요?"

     

     "물론이고 말고! 이세계인의 성녀는 여신 라이나스의 선물이니까."

     

     "... 그런가요. 뒤에 있는 두 분이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구해주셨답니다."

     

     "그 자들은..."

     

     "변경의 촌민들이에요."

     

     "그런가, 아무 힘도 되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변경의 촌락에도 탐색대를 파견했을 텐데....."

     

     "...... 마음 씀씀이 감사드리옵니다."

     

     "변경의 촌민들이여, 이세계의 성녀를 구해줘서 고맙구나! 짐이 감사를 표하마."

     

     

     국왕이 말을 걸자, 무릎 꿇고 있던 두 사람은 더욱 깊게 고개를 숙였다.

     

     사라는 국왕을 다시 돌아보고는 의아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보다도 폐하, '이세계'나 '성녀'라니 무슨 말씀인가요?"

     

     "......!?"

     

     "저는 기억을 잃었습니다. 자신의 이름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서요. 그래서 저는 변경의 촌락에서 수녀로 일하며 지냈답니다."

     

     "...수녀라고?"

     

     "네."

     

     

     국왕은 탄성을 자아내었다.

     

     그리고 사라를 소환한 경위와 성녀의 역할을 국왕이 말하자, 태연하게 되물었다.

     

     

     "폐하...... 저는 정말로 성녀인가요?"

     

     "그래. 여신 라이나스에 의해 소환된, 이세계에서 온 성녀다."

     

     "믿기지 않네요...... 하지만 제가 여기로 온 것은 이 일을 알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라는 기도의 자세를 취하면서, 모두에게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 여신님의 인도하심에 감사를."

     

     

     사라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술렁인다.

     

     

     "성녀 사라여... 설마 여신 라이나스의 목소리를 들은 겐가!!"

     

     "네, 폐하...... 어째서 제가 일부러 변경의 촌락에서 이곳까지 왔는가. 그것은 여신님께서 인도하셨기 때문이옵니다."

     

     "오오, 이 무슨 일인가!!"

     

     

     국왕이 기쁘다는 듯 손을 맞잡는다.

     초대 성녀는 여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가끔 여신의 목소리를 듣는 성녀가 나타난다는 일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 여신님의 말씀을 전해드릴 수 있었으니, 저는 변경으로 돌아가겠사옵니다."

     

     "조금 더..."

     

     "잠깐 기다리세요!!"

     

     "......?"

     

     

     안젤리카가 소리치자, 사라는 고개를 기울였다.

     

     국왕의 말을 가로막으며 안젤리카가 끼어들었기 때문에, 비판적인 시선이 모여들고 있다.

     수군대며 탓하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 안젤리카여, 지금은 짐이 말하는 중이다. 조금 진정하는 게 어떤가."

     

     "폐하, 저분들은 누구시죠."

     

     "순백의 성녀 안젤리카다."

     

     "그랬었네요...! 존안을 몰라 뵈어 실례했습니다."

     

     "...!"

     

     "순백의 성녀님을 만나 뵈어 영광이옵니다."

     

     

     사라는 기쁘다는 듯 허리를 굽혔다.

     마치 처음 만난 것 같은 말투였다.

     

     '정말로 기억이 없어...!?'

     

     그리고 순백의 성녀인 안젤리카가 여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데, 둔색의 성녀인 사라가 여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가.

     

     '여신의 목소리를 들었다니 분명 거짓말이야!!'

     

     사라를 찾은 것은 다행이지만, 여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라와 성녀의 힘이 강한 안젤리카.

     국왕 일행은, 과연 어느 쪽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인가.

     

     '...... 분명 내 쪽이잖아!!'

     

     하지만 사라를 붙잡아두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날 길은 없다.

     그리고 사라가 이대로 변경의 촌락으로 돌아가버리면, 제물이 되는 건 확정되어버린다.

     

     어느 쪽을 골라도 입장은 불안정하지만, 하기 나름에 따라서는 아직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대결계의 의식까지 사라가 머물러있지 않으면 곤란한 것이다.

     그리고 이세계의 성녀라는 점에 변함은 없다.

     

     '생각해야 해!! 난 이 여자를 써서 어떻게든 살아남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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