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막간 예감
    2022년 02월 15일 19시 17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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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7752eo/17/

     

     

     하리스 시점. 2년 전입니다.


     

     [성스러운 화염]

     그것은, 제왕의 권력의 증표이기 때문에, 무엇을 하려 해도 [관례]를 따라 이루어져 왔다.

     관례를 처음으로 깨트린 자는, 제왕 자네스.

     본래 성스러운 화염은 단지 제국을 덥히기 위해 불타오르고 있을 뿐이다. 불이 끊이지 않게 하여, 북의 동토에 계절을 가져다준다ㅡㅡ역대의 제왕들은 성스러운 화염을 불태우기 때문에 특별하게 여겨졌다. 자네스는 그 화염을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자기 뜻대로 마음에 안 드는 자와 마을을 불태웠다.

     생명을 키우는 화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화염이 되었지만, 북의 동토의 주민들은 '성스러운 화염'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증오, 슬픔, 겁먹었지만, 성스러운 화염을 다루는 제왕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 [성스러운 화염]을 연구하려는 남자가 있었다.

     그 성스러운 화염을 불태우려면, 홍련석이 필요하다.

     그 적정량의 연구에서 시작하여, 신의 힘을 얼마나 가져오는지에 관한 터부시 되던 주제까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윽고ㅡㅡ이 남자의 연구는 제왕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애초부터 신에 대한 공경심 따윈 없는 자네스였다. 남자의 연구를 재미있어하였다.

     하지만, 그 남자가 어떤 의도로 그 연구를 하는지도 물론 알고 있었다.

     

     

     

     궁전의 문 앞에서 소란이 일어난 뒤, 불을 붙였다는 이유로 마술사가 붙잡혔는 말을 듣고 하리스는 놀랐다.

     불태워졌다는 문은 대 마술장벽이 있어서 웬만한 일로 불태워질 리가 없는 것이다.

     그 정도까지의 마술을 다루면서도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모양.

     이야기를 듣자 하니, 아무래도 이전에 궁정마술사로 임명된 데니스의 딸이라고 한다.

     관직은 허울이고, 실제로는 유폐된 데니스의 안부를 걱정해서 찾아왔을 것이다.

    ㅡㅡ딱한 일이다.

     터부시 하던 관습을 깨트리고 성스러운 화염을 연구했다는 시점에서, 가족은 그 남자를 포기해야 할 것을.

     제왕 자네스한테는 정이 통하지 않으니까.

     "그 소문의 여자를 데려왔습니다."

     옥좌의 앞에 무파나의 손으로 끌려 나온 자는, 아직 소녀티가 남은 여자였다.

     재갈을 물려놓고, 팔을 뒤에 묵은 뒤 수갑을 채워놓고 있다. 그리고 붉은 융단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다.

     아름다운 금발은 흐트러지고, 얼굴에는 맞은 모양인지 푸른 멍이 있었다.

     흰 드레스는 갈색으로 물들고 군데군데 찢겨 있다.

     걸레처럼 다뤄진 바람에 더러워진 행색.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것은 그 푸른 눈동자다. 반짝임을 잃기는커녕, 불타는 듯한 강한 빛을 내뿜고 있다.

     "그 소녀가, 데니스의 딸인가."

     자네스가 흥미로운 듯 입을 열었다.

     "......그렇사옵니다. 아버지를 돌려달라고 소란을 피운 끝에 문에 불을 빌러서, 붙잡았습니다."

     정중히 고개를 숙인 자는, 장군인 무파나다.

     "계집 한 명인데, 너무 신경 쓰는 것 아닌가?"

     자네스가 비웃는다.

     "이 소녀는 이래 뵈어도 홍련의 마술사. 불의 마술로는 견줄 자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성문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흠."

     16세부터 식전의 마술을 맡았던 천재며, 홍련의 마술사라는 칭호를 얻은 여자. 그 이름은 하리스도 들은 바가 있다.

     하리스는 다시 한번 그 여자를 보았다.

     아름다울 뿐인 여자는 익숙하다. 하지만, 이 여자는 그런 여자들과는 전혀 달랐다.

     굴욕을 견디고 아픔을 견디고 연민을 구걸하지도 않는 공격적인 눈동자를 하고 있다. 그 강한 빛은, 하리스를 꿰뚫었다. 무시할 수 없는 반짝임이다.

     "불의 마술에 정통하다면, 홍련석의 목소리도 들리겠지. 채굴장에서 일하게 하는 것도 재미있겠구나."

     자네스는 그렇게 말했다.

     "폐하."

     하리스는 제왕과 여자의 사이로 걸어 나왔다.

     "이 여자가 홍련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채굴장의 책임자의 자리가 어울린다 봅니다."

     "호오?"

     자네스는 흥미로운 듯 하리스를 보았다.

     "아마 효율 좋게 채굴할 수 있을 겁니다."
     하리스는 여자를 도와주려고 나섰다.

     "폐하를 거스르면, 아버지의 목숨이 없는 것 정도는 이 여자도 알고 있겠죠."
     말하면서, 하리스는 여자의 눈을 보았다. 반항적인 눈에 하리스의 모습이 비친다.

     "그러니, 이 여자한테는 채굴장의 책임자에 어울리는 대우를 부여해서 폐하의 관대한 마음을 드러내시는 건 어떠실지요."

     "전하, 그래서는 본보기다 되지 않습니다!"

     재상인 파르가 항의의 목소리를 내었다.

     "문 하나 불태우는 것 정도, 큰 죄는 아닐 텐데? 나라 굴지의 마술사가 폐하께 진심으로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면, 오히려 싼 것 아닐까?"

     하리스의 말에, 파르는 입은 다물었다.

     "과연."
     흥미롭다는 듯, 자네스는 눈을 가늘게 하였다.

     "그것도 일리 있군. 재상. 그 여자한테 새로운 드레스와 저택을 지급하게나. 홍련석은 얼마든지 필요하니까."

     자네스는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리스는 여자를 일으키고는 재갈과 수갑을 벗겨줬다.

     "아버지의 목숨이 아깝거든, 제대로 일하도록 해."
     하리스는 여자의 귓가에서 속삭였다.

     "감사라도 말할 줄 알아?"

     여자는 하리스를 노려보았다.

     "......그런 것은 원하지 않는다."

     하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여자한테서 떨어졌다.

     감사는 필요 없다. 단지 살아있어 줬으면......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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