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최종장 9 또 하나의 여름축제
    2020년 10월 06일 20시 00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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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133/





     정오 무렵.


     아키히토는 약간 어두운 방 안에서, 양손으로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커텐으로 가린 방에는, 여름의 강한 햇살이 틈새로 들어오고 있다. 침대에 앉아서, 떨쳐낼 수 없는 위화감에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나쁜 꿈이라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프라이가 보낸 메일이 도착했다.


     "프라이.....씨?"


     어째서 메일 주소를 알고 있지?


     그룹 채팅으로는 안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메일의 내용을 읽은 아키히토의 얼굴색은, 더욱 나빠지는 것이었다.


     메일 내용은.


     "진실을 알고 싶지 않은가?"


     ㅡㅡ라는 내용이었다.


     평소의 프라이가 보낸 메일이라면 웃고 말 것이다. 또는 뭔가 나쁜 짓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이없어 하면서도 어쩔 수 없구만이라 말하면서, 평소처럼 말리면 된다.


     하지만, 프라이의 본명을 본 아키히토는 손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었다.


     "전.....방위성 대신."


     어딘가에서 본 일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과 닮았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몇 가지 자료를 훑어보고, 아키히토는 눈을 부릅떴다.


     "아직 끝나지 않았었구나."


     정보상이 부탁하여 협력했던 적이 있다. 판도라를 써서 국민들을 지배하려는 계획은 사전에 막아내었다.


     그렇게....생각하고 있었다.


     ㅡㅡ아키히토는 연락을 취했다.




     향한 곳은 공원이었다.


     놀러나온 가족도 있지만, 왠지 적적한 느낌이 드는 공원의 벤치에, 아키히토는 앉아있다.


     옆에는 전 대신도 있었는데, 느긋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주변에는 숨어있는 모양인지, 호위들의 기척도 느껴진다.


     "......저기."


     "폰스케 군ㅡㅡ아니, 나루세 아키히토군. 자네는 자기가 특별하다고 듣게 되면 믿을 터인가?"


     "특별이요?"


     아키히토에게 특별이란 인연이 없는 말이었다.


     "믿을 수가 없네요."


     "그렇겠지. 자네의 경력은 이미 보았네. 그야말로 재능의 수치까지 전부 말일세."


     사생활 침해도 적당히 해야지.


     하지만, 프라이는 계속 말했다.


     "지금의 자네는 몇 가지 항목이 재능있다고 인정될만한 수준에 도달해있네. 그렇게 말한다면 믿을 수 있겠나?"


     "왜 또 그러십니까? 재능은 아이 시절에 이미 고정되어 있어요. 어릴 적부터 노력해도 재능의 벽이란 게 있는 법인데, 그런 일은ㅡㅡ"


     "그래. 그게 이 세상의 상식이지."


     아키히토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형편 좋은 일이 있을 리 없잖아. 있었다면, 나도....'


     전 대신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정보상들이 맡은 새 운영진의 계획에 의해, 당시의 총리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네. 아니, 처음부터 그럴 셈이었지. 다만, 발표된 사실은 진실이 아니네."


     "진실이요?"


     "ㅡㅡ총리는 판도라를 써서 재능의 꽃을 피우려고 하였네. 알고 있나? 판도라가 유행하기 전에는, 자기 재능에 절망해서 목숨을 끊은 젊은이도 많았었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판도라 덕분에 자살률이 많이 줄었지만. 재능의 수치화라는 것은, 우리들 인간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제도였지."


     그것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생각한 당시의 총리와 관계자들.


     그들이 눈독을 들인 것은, 불법AI를 사용한 [판도라의 모형정원] 이었다.


     판도라라고 하는 AI가 일으키는 기적에, 당시의 총리는 도박을 걸었다.


     "비정한 인체실험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네. 하지만, 이대로는 우리들에게 미래란 없다고 판단하였겠지. 사실, 재능이 있든 없든, 젊은이들이 목숨을 많이 끊었다네. 목숨을 끊지 않았어도, 길을 잘못 든 젊은이도 많았고."


     전 대신은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악질이라던가 비정하다고 들어도, 총리는 미래에 필요한 기술이라고 판단했네. 협력자를 얻고, 판도라에 본격적인 기술지원을 해주었지. 하지만, 진실은 그들에 의해 왜곡되고 만 것이네."


     그들ㅡㅡ새 운영진.


     정보상의 일이다.


     "하지만, 그게 진짜라면 그들은 왜 총리의 방해를 한 겁니까? 거짓말까지 말할 필요가 없잖아요."


     '아니, 잠깐. 진짜로 없었을까?'


     불안해지는 아키히토에게, 전 대신은 말했다.


     "그들의 최종목표는 가상세계를 현실세계로 만드는 것이네. 그를 위해, 총리와 판도라의 운영진들이 세운 계획은 걸림돌이었지."


     아키히토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나, 나는.....아무것도 생각치 않고 그들을 도와줬는데.'


     전 대신을 완전히 신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떨쳐낼 수 없는 위화감이ㅡㅡ자신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이것이 진실이다, 라고.




     전 대신은 아키히토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꿰뚫어보았다.


     "신경 쓸 필요는 없네. 달 녀석들이 움직이고 있던 것은 사실이니까. 그들의 계획을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네."


     "그러고 보니, 달의 사람들은 그로부터 아무 일도ㅡㅡ"


     전 대신은 진실을 말해주었다.


     "그들은 멸망했다네."


     아키히토는 식은땀이 마구 솟는 것을 느꼈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거짓말인 것처럼...



     

     밤.


     방에 돌아온 아키히토는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전 대신이 말한 또 하나의 진실.


     "셀렉터인 아키히토 군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알고 있나? 그 영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네.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녀들에게 영향을 강하게 끼치고 있는 것은, 바로 우호도 설정이라네."


     아키히토는 떨고 있었다.


     "......나 때문이다. 내가, 모두와 관련되고 말아서."


     전 대신은 떠날 때에.


     "모두와 너무 떨어지지는 말게. 그녀들은 틀림없이 폭주할 걸세. 실제로, 현실에서도 그런 경향이 강하네. 세토 리사 씨를 알고 있나? 그녀는 최근에 남편과 이혼해버렸지."


     리사가 머리를 잘랐던 일을 보고 느꼈던 위화감.


     그리고, 반지.... 이제, 아키히토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지경이다.


     생각하고 있자 시간만이 흘러간다.


     시계를 보니 밤이 훌쩍 지나.....로그인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스마트폰을 보니, 길드 멤버들이 계속 글을 남기고 있었다.


     "폰스케, 오늘은 여름 축제이니 늦지 마."


     "마구 벌자아아아!"


     "소란피우지 마세요, 아저.....라이타."


     폰스케는 채팅을 보다가 눈물이 솟아나왔다.


     "......이것도 전부.....가짜라는 말인가."


     즐거웠던 추억도, 그리고 사이좋다고 생각했었던 길드 멤버도....모든 것은 판도라의 손바닥 위.


     AI에 의해 조종되었다고 생각하니, 아키히토는 눈물이 솟아나왔다.


     "그렇겠지. 내가 모두와 사이좋아지다니 있을 리가 없었는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었는데....난!"


     울면서, 아키히토는 헤드셋을 손에 들고 머리에 쓰는 것이었다.




     희망의 도시는 여름 축제의 분위기였다.


     오크인 폰스케가 노점들이 만들어진 길을 걷고 있었는데, 주변에는 여성 아바타가 많이 있었다.

     

     그것은 현실의 모습과 매우 비슷했다.


     리사의 딸ㅡㅡ의 아바타는 폰스케의 어깨에 앉아있다.


     그것을 리사ㅡㅡ나이아가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폰스케와 누가 손을 잡을 것인가로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떠들썩함도, 어딘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졌다.


     "무슨 일인가요, 폰스케."


     알피의 목소리에 폰스케가 바라보았다.


     당황하면서도 대답했다.


     "아니, 뭔가 본격적이라고 생각해서."


     "그거야 그렇지요.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일도 '여기' 서라면 가능하니까요. 조금 전까지는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가로 시행착오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저쪽' 이 위화감이 있다고요. 그런 것보다, 진짜 축제는 이제부터라고요, 폰스케!"


     미소 짓는 알피에게, 폰스케는 "그렇네." 라고 웃으며 대답하였다.


     마리엘라가 반대편의 팔을 부둥켜 안고 있었는데, 못마땅해하고 있었다.


     "폰스케, 그것보다 저 쪽으로 가자. 노점을 전부 제패하는 거야."


     그러자ㅡㅡ.


     "아, 불꽃놀이한다!"


     여러 폭죽이 쏘아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고백하는 듯한 문장까지 폭죽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아이쨩, 사랑해! 결혼해 줘! 판도라 안에서만이 아냐. 내 부인이 되어줘!]


     [기뻐......그렇게 할게!]


     어디선가 커플이 탄생한 것일까.


     흐뭇해지는 불꽃놀이를 보고 있어도, 폰스케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환상인가.'


     이것은 환상....귀여운 여자애들이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것도, 자신에게 호의적인 것도 판도라가 우호도의 수치를 충실히 재현하였기 때문에.


     그것이 현실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모두들 약간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전부 나 때문이다.'


     이나호가 폰스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폰스케 씨의 등, 아빠같네요."


     "뭐?"


     "전, 모자가정이라서요. 그래서, 아빠같은 사람이 좋아요...."


     프란도 폰스케의 손을 잡았다. 커다란 손가락을 끌어안고서.


     "나, 나도 그렇다. 아버지같은ㅡㅡ부성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아."


     볼이 붉어졌는데, 주변 플레이어들이 놀려댔다.


     "뭐? 혹시 현실에선 소학생인가?"


     "중학생이 아닐까?"


     "오크가 아버지인가....그럴 듯 하네."


     폰스케는 쓴웃음을 짓고 애매하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들은 날 보고 있지 않아. 내 아바타를 보고 있는 거지.'


     거대한 폭죽이 쏘아 올려져서, 그 빛이 희망의 도시에 뿌려진다.


     뜨겁지는 않다.


     뜨뜻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런 환상적인 광경 속에서, 폰스케는 결심하는 것이었다ㅡㅡ.




     현실세계.


     아키히토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여, 전 대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곳은 찻집.


     다만, 전 대신의 지인이 운영하는 찻집이었고.....지인도 협력자였다.


     "들어볼까."


     상점 안에 있는 손님들도, 어딘가에서 보았었던 사람들.


     그들은 오크 플레이어였다.


     "......환상이 현실이라면, 전 언제까지나 꿈을 꾸고 싶습니다."


     "그게 자네의 대답인가?"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긴장감을 느끼면서, 아키히토는 커피를 한입 마셨다.


     "하지만,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면서까지 꾸고 싶은 꿈은 아니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협력해 드리겠습니다."


     전 대신은 진지한 눈이었다.


     "그 세계ㅡㅡ모형정원에서 손에 넣었던 것을 모두 잃게 될 걸세."


     ".......언제부터일까요. 잊고 있었습니다. 현실보다도, 가상세계 쪽이 메인 생활이 되어버렸습니다. 즐거웠다구요. 모두와 쌓아올린 길드는 정말 소중합니다. 길드 멤버들한테도 신세를 졌습니다. 하지만, 저 한 사람만 행복한 꿈은 싫습니다."


     "남자들의 꿈인 할렘을 건설했는데도?"


     "즐거웠지요. 하지만, 진실을 알고 나니 즐길 수 없게 되어서요."


     전 대신은 약간 웃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네라면 아군이 되어줄 거라 믿고 있었네."


     "같은 오크라서, 그렇습니까? 아니면ㅡㅡ"


     "부정은 하지 않겠지만, 그 쪽 이야기는 아니네. 물론, 자네라면 우리들의 동지가 되어주리라 생각하네만....자네라면 올바른 쪽을 선택해 줄 거라 생각하였네."


     올바르다.....


     '진짜로 올바른 걸까?'


     아키히토가 전 대신에게 협력하겠다는 것은, 정보상과 적대하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키히토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플레이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셀렉터에게만 유리한 환경은 안돼. 그리고, 현실세계를 부정하다니....죽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새 운영진이 생각하는 계획이란, 판도라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드는 것.


     그를 위한 신형 발전소.


     그것을 폭주시키고, 모든 사람들을 판도라에 이주시키는 계획이었다.


     생물로서는 죽게 되는 대신, 꿈과 같은 세계에서 살아간다.


     그것이 그들의 계획이다.


     전 대신이 말했다.


     "이쪽은 열세다. 기회는 한 번 밖에 없지."


     "언제인가요?"


     "분노의 세계가 공략되고, 계획이 최종 단계로 들어갈 때라네. 이번에는 우리들이 그들과 똑같은 짓을 하게 되겠지만."


     아키히토는 고개를 숙였다.


     "판도라가....AI가 눈치채지 않을까요? 영화에서 보기로는 고성능이고, 사람보다도 뛰어나다구요. 그리고, 방해도 해올 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하네. 다만, AIㅡㅡ판도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어째서 자네들이 셀렉터라고 불리는지 아는가?"


     아키히토는 고개를 저었다.


     "......최후의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네. 판도라가 인간의 대답을 원하고 있다는 증거라네."


     최후의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것이 셀렉터라고 하는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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