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최종장 6 상냥한 마음
    2020년 10월 03일 18시 14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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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130/





     요새의 최상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핑키가, 최상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옆에 있는 명판을 보고는.


     "참가인 수는 8명.....2파티같네요."


     루크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8명을 어떻게 정할지도 문제겠구나."


     핑키가 지팡이를 어깨에 메었다.


     "폰스케 씨의 길드에서 네 명을 보내게 하면 좋을 거라 생각해요. 남은 4명은 우리들한테 양보하구요. 아, 하지만 도시공략 참가권이 있는 탐험대에서는 사람을 내놓지 말아주세요. 저희들은 도시공략에 도전할 수만 있으면 문제 없으니까요."


     목적은 도시공략의 참가권이다.


     프라치나도 어깨를 으쓱하고 있었다.


     "우리들도 그걸로 됐어."


     이사미와 댄디도 양보했다.


     "긁어모아서는 연계를 취할 수 없지. 평소부터 파티를 맺고 있는 자들을 보내야 하겠군."


     "루크의 길드가 좋겠다. 우리한테 말을 걸어주었던 게 루크였으니까."


     루크는 손가락을 튕겼다.


     "맡겨주세요. 뭐, 실패한다면 다음은 여러분의 길드에서도 사람을 보내주세요."


     루크가 폰스케를 돌아보고는.


     "그럼, 너와 내 길드에서 파티를 보내자고."


     폰스케는 끄덕이고는.


     "그래. 자, 누구를 보내볼까?"


     


     루크의 길드 은날개는, 루크와 미라를 중심으로 한 파티였다.


     반면, 폰스케의 파티는 구심점이 없었다.


     폰스케, 마리엘라, 알피, 나나코.


     제각각 특색이 강하다고나 할까, 개성이 강하다.


     야만족 스타일인 폰스케.


     경장비의 스피드 파이터인 마리엘라.


     과금장비를 몸에 둘둘 말은 알피.


     귀여운 나나코.


     나나코는 후방지원의 역할이다. 싸울 때, 회복을 해줄 수 있는 중요한 인재다. 이 멤버는, 폰스케가 폭주했을 때에 다루기 위한 역할도 겸하고 있다.


     세 명 모두 테이머의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계단이 너무 길어."


     폰스케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옆에서 걷던 루크도 동의하였다.


     "그래. 좀 더 빨리 도착하고 싶은데. 평범한 게임이었다면 짜증났겠지."


     "왠지 긴장되는걸."


     "역시 공략은 두근두근하지!"


     "그런가? 난 길드의 유지비 때문에 비명을 지를 것 같은데. 움직여서 돌입하는 데에, 정말 말도 안되는 자금과 아이템을 써버렸으니까."


     "......길드 거점으로 상대의 성에 돌격하는 건 낭만이지. 뭐,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보수에 따라서는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세상 살기 어려워."


     말하고 있는 두 명의 뒤를 따르는 동료들.


     미라는 마리엘라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남자들끼리 사이가 좋네."


     "뭐, 실제 친구들이니까요."


     "질투나."


     "그런가요? 즐거워 보이니까,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데요."


     미라는 작게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었다.


     "남녀 관계가 아니라, 저런 관계를 질투하는 거야."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마리엘라였지만.


     '딱히 여자가 아니니까 관계없나.'


     만일 여자와 대화하고 있었다면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뭉개버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자이고 친구라면 문제없다. 만일 이 이상의 관계가 된다면.....


     '그 때에는 뭉개버리면 되고.'


     폰스케가 앞을 가리켰다.


     "보인다. 출구다."




     폰스케와 그 외 길드가 싸우고 있는 와중.


     오크 파티는 성 바깥에 있었다.


     성 안에 플레이어들이 들어가자, 바깥은 조용해지고 몬스터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 장소ㅡㅡ문제가 있는 구역에서 오크들은 무언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프라이는 성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ㅡㅡ시작되었군."


     폰스케 일행이 전투를 시작한 것이다.


     주위를 경계하던 오크가,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작은 목소리로.


     "신선조다."


     한 오크가 주위에 전개하고 있던 투영된 화면을 없애고, 작업을 중단한다.


     슬금슬금 다가온 것은, 정찰을 하고 있던 신선조였다.


     "거기서 뭘 하고 있지!"


     프라이가 상대를 보고 미소지었다.


     "일하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또 너희들인가. 여기서 뭘 하고 있었나."


     짜증을 내는 듯한 미소녀 검사에게, 프라이는 신사적으로 대답했다.


     "저희들도 나날이 진보하고 있습니다. 이후로, 어떻게 판도라를 즐길 것인가ㅡㅡ대화를 하는 것 만으로 싸늘한 시선을 보여주는 것에 쾌감을 느껴버릴 것 같아서, 이렇게 떨어진 장소에서 의논을 하고 있던 참입니다."


     듣고 나서 신선조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이런, 두근두근거려."


     "본인도 그렇소."


     "신선조는 가차없으니까 정말 좋아!"


     미소녀 검사가 콧방귀를 뀌고 그 자리를 떠나자, 동료들도 그녀를 쫓아갔다.


     오크들 이외의 플레이어가 없어져서, 프라이는 안도했다.


     고개를 돌려서 한 오크를 보고는.


     "어떤가?"


     ".....틀림없다. 이 요새는, 길드마스터를 위해 판도라가 만들어낸 성이다."


     "폰스케 군을 위해?"


     "폰스케 군을 위해서 입니다. 정확히는, 셀렉터인 오크 플레이어를 위해서 개인 이벤트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셀렉터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해서 뭘 하고 싶은 건가?"


     "셀렉터라는 것은 마지막 선택자를 뜻합니다. 그들의 일을 알아보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를 위해 AI는 이런 요새를 준비한 듯 하다.


     프라이가 턱을 매만졌다.


     "그 외에도 셀렉터는 있지 않은가? 다른 셀렉터한테도 이러한 이벤트가 일어나고 있다고?"


     "맞습니다. 하지만 폰스케 군은 특별하겠지요. AI는 그를 항상 감시하고 있습니다."


     오크들이 그 말에 경계하자ㅡㅡ판도라의 전 운영간부였던 오크는 고개를 저었다.


     "경계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AI는 좋든 나쁘든 중립입니다."


     "중립?"


     "셀렉터들이 어떤 선택을 하여도, AI는 받아들일 것입니다."


     전 간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옛날, 고도로 진화한 AI가 인류를 지배하려 한다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또는, AI가 인간을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미래도 예측했었습니다."


     프라이도 앉고서 간부와 대화한다.


     "그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지 않나?"


     "네, 그렇네요. 부정할 수 없고, 그렇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선조는 AI의 개발에 제한을 걸었습니다. 그렇지만.....가상세계라는 물건을 사람이 관리하는 건 무리가 있었습니다."


     전 간부가 판도라의 개발에 대해 고백한다.


     ".......판도라가 개발되기 전, 개발된 후에도 VR게임은 가혹한 개발경쟁 하에 있었습니다. 자금, 인재, 시간. 모든 것이 부족했지요."


     주위를 경계하던 오크 중의 한 명이, 간부가 말하고 싶은 일을 간파했다.


     "그래서 AI에 손을 대었다고? 하지만, 다른 게임도 어느 정도는 AI에게 제어되고 있을 텐데."


     전 간부는 고개를 숙인다.


     ".......AI는........판도라에게 금지행위나 제한은 걸지 않았습니다. AI [판도라] 는, 정말로 이 모형정원의 신입니다."


     프라이가 묵묵히 있자, 전 간부는 이어나갔다.


     "물론, 위험한 사상을 갖지 않기 위해 이쪽에서도 자주 말을 걸었습니다. 상냥한 애로 커주었으면 했습니다. 실제로도 판도라는 상냥했지요. 하지만, 게임이 시작되면 인간의 안 좋은 면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상해졌나?"


     "아닙니다! 판도라는.....어떻게 하면 인간이 상냥해질까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재능이 수치화되어 미래가 결정되는 세계.


     판도라는 그런 세계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셀렉터라는 존재가 생겨났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그들에게 재능을 부여하는 수단을 판도라가 찾아낸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그걸 해명할 수 없었습니다. 판도라는 이 비밀을 숨겨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라이는 한숨을 쉬었다


     "좀 더 빨리 말해주었으면 했네."


     "여기까지 판도라가 성장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건 계기일 뿐이고, 계획은 그 녀석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는 성 안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하고.


     "슬슬 시간이로군. 그건 그렇고, 폰스케 군은 셀렉터 중에서도 특별하다는 것인가."


     "이유는 모릅니다. 그는, 판도라가 특별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최상층.


     폰스케는 턱 밑을 닦는다.


     "HP는 이미 제로인데."


     평소처럼 사라지지 않는 보스에 당황하였다.


     뭔가 특수한 방법이 아니면 쓰러트릴 수 없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나나코가 손으로 가리켰다.


     "여러분, 저거!"


     방 안 깊숙이 있는 것은 보스의 의자ㅡㅡ였지만, 거기서 더 나아간 곳에 제단이 있었다. 단순한 풍경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나코는 눈치챈 모양이다.


     알피가 들고 있던 라이플의 스코프를 들여다 보고는.


     "관? 아니, 안에 뭔가가ㅡㅡ"


     마리엘라가 확인하자, 적의 스테이터스가 표시된다.


     "보스? HP도 적은걸 보면, 잔챙이 아니야? 어, 어라?"


     하지만, 비고란에는ㅡㅡ.


     "쓰러트리면 보수가 막대하네."


     루크가 대검을 들었다.


     "관을 지키고 있는 건가? 그럼, 관을 공격해볼까?"


     루크 일행이 무기를 들자, 사라지려고 하던 보스가 관에는 보내지 않겠다는 듯 막아섰다.


     미라는.


     "이젠 저항도 못 해. 포위해서 쓰러트리자."


     움직이기 시작한 루크 일행을, 폰스케가 손으로 말렸다.


     "폰스케?"


     루크가 멈추자, 폰스케는 무기를 집어넣었다.


     '어차피 게임이다. 쓰러트리고 보수를 빼앗는 건 올바른 일이지.'


     올바른 것이었지만, 사라지려고 하는 보스가 필사적으로 지키는 모습를 보고 폰스케는 마음에 와닿는 점이 있었다.


     눈앞의 보수는 막대했지만.....


     폰스케가 무기를 집어넣자, 폰스케의 일행들도 무기를 집어넣었다.


     "잠깐, 당신들!"


     미라가 의욕을 잃은 폰스케 일행에게 따졌지만, 알피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폰스케가 룰이에요. 싸우지 않겠다고 정하면, 그게 우리들이 방침이에요."


     미라가 곤란해하자, 루크도 무기를 집어넣었다.


     그의 동료들도 담담히 무기를 집어넣자, 최상층의 입구ㅡㅡ보스가 출현하자 닫혔던 문이 열려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폰스케는 루크에게 사과하였다.


     "미안. 왠지 쓰러트리기 뭣해서."


     "됐어. 네가 찾아낸 요새니까. 나중에 뭐라도 쏴."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는 폰스케 일행.


     마지막으로 폰스케가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싸우기 전의 모습인 기사와 여자가 손을 맞잡고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


     '이 요새에는 무슨 의미가 있던 걸까?'


     문이 닫히자, 그곳에 공략완료의 문자가 떠올랐다.




     "어이, 저곳이다!"


     돌아온 폰스케 일행을 라이타가 끌고 온 곳은, 요새 가까이에 출현한 마을이었다.


     라이타가 설명했다.


     "공략이 끝남과 동시에 출현했다. 안에 들어가 보았는데 놀랐지 뭔가. 태연하게 NPC가 생활하고 있고, 다른 세계에서는 다루지 않는 아이템도 산더미처럼 있단 말이다!"


     흥분하는 라이타 일행.


     공략조의 길드 멤버들도, 상점에 늘어선 상품을 보고는 흥분한 모습이었다.


     폰스케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거, 요새의 공략과 관계되어 있는 걸까요?"


     그리고, 라이타는 폰스케의 다리를 밀었다.


     "그리고 저기! 이벤트 캐릭터가 있다!"


     라이타는, 이벤트 캐릭터로 표시된 노파가 있는 곳으로 폰스케를 이끌었다.




     노파의 이벤트는 요새에 대한 이야기였다.


     먼 옛날, 요새는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 기사와 병사들이 자주 싸우며 사람들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멸망당하자 그 후부터는 저주받은 기사와 병사들이 성불하지 못한 채 요새에 묶여버린 모양이다.


     노파는 말했다.


     "요새의 기사단장님과, 젊은 여성이 결혼한 참이었는데 딱하게 되었지. 이 할매도 어린 시절에 자주 들었다오."


     폰스케는 애매하게 대답하였다.


     "그, 그렇습니까."


     "요새가 해방되었다니 기쁘게 생각하이. 들어보니, 당신들 덕분이라고 그러지 뭔가. 이 노파가 답례를 해줘야겠어."


     노파가 꺼낸 것은 목걸이였다.


     붉은 돌을 일곱 개 끼울 수 있는데, 여섯 군데가 빈 칸이었다.


     "이건?"


     "당신들에게 필요한 것이라오. 이 돌은 '상냥한 마음' 이라고 하이. 모두 모으면 그 진가가 나올거라네. 그 두 사람을 끝장내지 않은 답례일세. 정말 고맙구려."

     

     폰스케는 어째서 노파가 그 일을 알고 있을까 생각했지만, 게임이니까 신경쓰지 않고 받아들었다.


     화면에 표시되어, 여태까지 모았던 상냥한 마음과 합성하겠냐는 안내가 나왔기 때문에 실행해보자 목걸이가 완성되었다.



     [상냥한 마음의 목걸이]


     [효과・일곱 세계에서 상냥함을 보여준 증표]



     노파는 폰스케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떠나갔다.


     라이타는 목걸이의 스테이터스를 보고 아쉬워했다.


     "아니 잠깐. 이건, 기념아이템 같은 거잖아."


     아쉬워하는 라이타하고는 다르게, 폰스케는 몇 번이나 상냥한 마음 덕분에 살아난 적이 있었다. 폭주할 때나, 날뛰려 했을 때......이건, 소중히 갖고 있어야 할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소로리가 접근해왔다.


     "숨겨진 스테이터스가 붙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보다, 이벤트를 진행해온 폰스케 군은 어떻습니까?"


     폰스케는 대답하기가 곤란했다.


     "공략정보에 없는 이벤트라서 당혹스럽네요. 글을 써도 믿어주지 않을 테고. 다만,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오크들이 폰스케에게 모여들었다.


     "폰스케 군, 아무래도 이 주변에 오크의 마을이 있는 듯 하다."


     "정말입니까!"


     "그래, NPC가 소문을 가르쳐주었다. 들어볼까?"


     무슨 이벤트가 있을지 몰라서, 마을에서 아이템의 보충과 무기의 정비를 하고 나서 폰스케 일행은 오크의 마을로 향하기로 했다.




     분노의 세계.


     마지막 오크의 마을에는, 성같은 것이 있었다. 오크 용으로 크게 만들었지만, 성 자체의 크기는 미묘.


     들어가자 곧장 회견의 장이어서, 제일 커다란 오크가 폰스케 일행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왔다, 밖의 세계로 나간 전사들이여."


     폰스케는 이벤트가 이어지는 것에 약간 흥분한다.


     "뭔가 분위기있네요."


     "아무래도, 우리들의 고향이라는 설정인 모양이네."


     오크의 왕이 이어서 말했다.


     "흐음, 너희들은 시련을......음! 모든 시련을 뚫고 왔구나! 너희들에게는 최후의 시련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최후의 시련이라고 듣고 태세를 갖추는 폰스케 일행.


     "최후의 시련.....그건, 짐과 싸우는 것이다!"


     일어선 오크 킹이, 근처에 있던 지팡이ㅡㅡ라기 보다 해머를 들고서 입고 있던 망토를 벗었다. 근육에 뒤덮인 몸이었고, 팬티 한 장만 걸친 스타일.


     왕으로서 그래도 되나 하고 생각했지만, 오크 킹은 말했다.


     "자, 시련을 뚫고 온 전사들이여ㅡㅡ그 힘을 짐에게 보여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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