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16 최단 공략
    2022년 01월 21일 10시 52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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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795dx/240/

     

     

     대지를 뒤흔드는 충격과 굉음이 단발적으로 울려 퍼지며, 나는 먼지가 자욱한 던전을 나아가고 있다.

     

     "......던전 공략이란 이런 느낌이었던가?"

     

     그런 의문을 입에 담으면서, 하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간다. 도중에 창이 튀어나오거나 화살이 날아들지만, 전부 결계에 튕겨 나서 신경 쓰지 않는다.

     

     지하2층에서도 변함없이 들리는 파괴음과 몬스터의 단말마의 외침.

     

     으음. 이건 안 되겠어.

     

     전혀 던전을 공략한다는 실감이 들지 않잖아.

     

     그렇게 생각한 나는 걷는 속도를 높였다.

     

     아, 오른쪽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난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오른쪽으로 향한 자가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벽을 뛰어넘으며 달려가자, 달리는 라그레이트와 만났다.

     

     "사이노스한테 뒤처졌다!"

     

     "그래? 뭐, 아직 갈길이 머니까, 천천히 가."

     

     "응, 그럴게!"

     

     그런 대답을 하면서, 라그레이트는 달려갔다. 당분간 뒤를 따라가자, 또 하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도달했다.

     

     그런 일을 반복하며 지하로 지하로 나아가자, 정신 차리고 보니 미궁의 스케일과 몬스터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

     

     하지만 모두에게는 그다지 관계없는 일이었다.

     

     "1마리 더!"

     

     엘레노아의 고운 목소리가 들리자, 소형 드래곤의 목이 날아간다.

     

     "훌륭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엘레노아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에헤헤. 반드시 1등이 될 테니, 기대해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엘레노아는 안으로 뛰어갔다.

     

     뒤를 쫓아서 또 계단을 내려가자, 넓은 직선길이 있고, 한가운데에 강이 흐르고 있다.

     

     "재밌는데.......강에 시체가 떠있지만 않으면 더 좋은 풍경이었겠지만....."

     

     몬스터가 둥둥 떠서는 흘러가는 이상한 강의 상류를 향해 완만하게 올라간다.

     

     어쩌면 다음은 계단을 올라가나 생각했더니, 안쪽에는 폭포가 있을 뿐이고 더 갈길이 없었다.

     

     위를 올려다보아도 물이 흘러오는 좁은 구멍이 있을 뿐이고, 사람이 올라갈만한 공간은 없었다.

     

     "이런 건 폭포의 뒤가 정답인 게 국룰이지."

     

     그렇게 말하며 연못의 주변을 빙 돌아가자, 예상대로 폭포 뒤에 동굴이 있었다.

     

     투박한 바위 표면의 분위기가 나는 동굴이다.

     

     그 안을 나아가자, 이번에는 상당히 급한 경사가 진 판이 나왔다. 우둘투둘한 바위로 된 지면은 젖어있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워터슬라이더 같았다.

     

     "......이게 제일 무섭다고."

     

     나는 마술의 조명을 두 개 늘려서, 워터슬라이더에 몸을 맡겼다.

     

     "오, 오, 오오, 오오오오!"

     

     무심코 소리가 나온다.

     

     좁고 급경사인 판이었던 만큼 속도는 금방 올라갔고, 원심력으로 으로 몸이 뜰만한 커브까지 있었다. 그냥 똑바로 나아가는 것만은 아니고, 빛도 발치만 비출 뿐이라서 꽤 무섭다.

     

     바깥을 볼 수 없는 봅슬레이같다.

     

     정신 차리고 보니, 어딘가에 충돌해도 괜찮도록 결계마술을 최대한 늘려놓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야가 열린다. 빠른 속도로 수면을 미끄러지다가, 이윽고 몸이 물에 잠긴다.

     

     "지저호, 인가?"

     

     갑자기 시야 전체에 펼쳐진 공간에는 빛이 있어서, 나는 사지를 움직여 물 위로 떠오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넓다.

     

     천장도 넓고, 지하공간도 꽤 넓었다. 그리고 그 바닥 부분은 모두 수면이다.

     

     라그레이트 일행은 어디 있지?

     

     그렇게 생각하여 둘러보자, 물의 색이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맑은 푸른빛이 갑자기 짙어진 것처럼 보인다.

     

     아니, 다르다.

     

     "윽!"

     

     나는 수면에 양손바닥을 대며 바람의 마술을 발동했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몸이 기세 좋게 물 위로 솟았다.

     

     단번에 공중까지 날아가서는, 고개를 밑으로 향한다.

     

     수면에는 무수한 이가 나열되어 있었다. 거대한 타원을 그리는 그 이는, 커다란 몬스터가 최대한 입을 벌린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입이 수면에서 위로 올라가더니, 그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메기와도 비슷한, 어류계 몬스터다. 뿔과 이가 불규칙하게 나열된 흉측한 외모를 하고 있고, 빌딩조차 통째로 삼켜버릴 만한 거대한 몸집을 하고 있다.

     

     그런 커다란 몬스터가, 마치 수면에 서는 것처럼 있는 힘껏 공중으로 몸을 도약시켰다.

     

     엄청난 위력이었지만, 스스로 공중에 나와준다면 고마울 따름이다.

     

     "세잇!"

     

     불의 마술을 거대 메기의 입안에 던져 넣고서, 몸을 뒤집으며 비명을 지르는 곳을 검으로 베어버렸다.

     

     순식간에 조각조각을 낸 뒤, 검을 어깨에 매었다.

     

     주변을 다시 둘러보니, 안쪽에 수중동굴의 입구 같은 구멍이 있다. 그 외에는 눈에 띄는 것도 보이지 않으니, 가볼까.

     

    그렇게 생각해서 향하자, 구멍의 안은 완전히 물속이었다.

     

     .......라는 일은 없이. 툼레이더처럼 동굴형 풀장 같은 경치가 계속 이어졌다.

     

     수면 위를 날아가자, 점점 격한 소리가 들려온다.

     

     "또 폭포냐고."

     

     난 무심코 그렇게 내뱉었다.

     

     이번 폭포는 꽤 높았고, 폭포가 떨어지는 저편에는 아직 넓은 지하공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뭐냐, 이 넓이는.

     

     난 폭포 위를 날아서 지나간 다음, 천천히 내려앉았다. 지하공간은 천장과 벽이 빛을 내는 모양이라서 나름대로 밝았다.

     

     한가운데를 강이 흐르고 있는데, 이곳저곳에 마물 같은 존재도 배회하고 있다.

     

     이상한 공간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

     

     사이노스다.

     

     보아하니, 안쪽의 초원 구역 같은 공간에 세 사람이 서 있다. 한가운데에 캠프파이어처럼 커다란 모닥불을 지핀 것을 보면, 모두 젖어버린 모양이다.

     

     그보다, 저 녀석들은 나를 호위한다는 기본적인 일을 기억하는 것일까.

     

     "소인은 드래곤 16마리였소!"

     

     "난 15마리."

     

     "제가 18마리이니 1등이에요!"

     

     세 사람한테 도착하자, 입버릇처럼 드래곤 사냥의 성과를 발표하는 세 사람.

     

     "낚시의 조과를 겨루는 게 아니라니까."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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