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부속편~평균지장(平均之章)~】12 : 뒷처리
    2022년 01월 06일 04시 57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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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77/

     

     

     "도대체가 너는 맨날맨날 행동이 너무 돌발적이란 말이다. 조금은 주위에서 보고 있는 우리 입장을 생각해!"

     "저희들이 그렇게나 필사적으로 봉인마법을 전개했는데, 전부 수포로 돌아갔잖아요!?"

     "만일 그 상이 날뛰기라도 했다면 대체 어떻게 할 셈이었지?"

     "봉인을 하지 않고 수습된다면 그 편이 좋다는 건 알겠지만, 저희들의 고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사신상의 단상 위에서 그대로 두 무릎을 꿇은 나는, 레오노라와 오레인에 의해 좌우 양쪽에서 동시에 설교를 듣고 있다.

     

     "듣고 있는 거냐, 앙리!"

     "듣고 있나요, 앙리 씨!"

     "듣고 있어."

     

     듣고는 있어. 아니, 귀에는 들어와. 그러니 한 명씩만 말해줬으면 해.

     참고로 설교하는 사람은 레오노라와 오레인 둘 뿐이다. 다른 두 명은 뭐하고 있느냐면, 나를 따라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녀들이 그럴 필요는 전혀 없지만, 교황이

     

     "앙리 님만 고행을 질어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자, 그걸 들은 테나가

     

     "그럼, 저도 무릎을 꿇을게요."

     

     라고 말했기 때문에, 셋이서 나란히 벌을 받고 있다.

     우리의 뒤에는 그 사신상이 있는데, 무슨 생각인지 우리를 따라서 무릎을 꿇고 있다.

     

     "..................."

     "..................."

     "음?"

     

     왠지 강한 시선을 느껴서 사신상을 바라보던 시선을 그쪽으로 향하자, 미소를 두 배로 늘린 레오노라와 오레인이 말없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딴짓하는 걸 들키고 만 모양이다.

     

     "아무래도, 반성이 부족한 모양이구나."

     "그런 모양이네요. 어떻게 할까요?"

     

     나는 무심코 쭈뼛거리면서 오른손을 들며, 항의하기로 해보았다.

     

     "변명의 여지는.......?"

     "없어."

     "없어요."

     

     하지만, 한 마디로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런데다가, 레오노라가 왼손을, 오레인이 오른손을 뻗더니 동시에 내 볼을 꽉 잡고는 잡아당겼다.

     

     "아, 아야아야!"

     

     아파!

     폭력 반대!

     

     "앙리 님께 너무 무례한 일은......"

     "넌 가만히 있어."

     "저기, 그 정도로 하시는 게......"

     "테나 씨도 가만히 있어주시죠?"

     

     옆에서 무릎 꿇고 있는 교황과 테나가 보다 못해 중재에 나섰지만, 화가 난 두 사람은 듣지 않았다.

     

     "이제 딴 데를 보지는 못하겠지. 자, 그럼 처음부터 다시."

     "어쩔 수 없네요. 딴 곳을 보며 듣지 않았던 앙리 씨가 나빴으니까요."

     

     그리고 악몽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  ◆  ◆

     

     

     그로부터 약 2시간, 이 두 사람은 진심으로 내 볼을 꼬집은 채 설교를 이어나갔다. 거기다, 내가 조금이라도 딴청을 부리려고 하면 더욱 세게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뭐, 이 정도로 해둘까."

     "그래요. 손도 피곤하고, 계속 말한 탓에 목도 말랐습니다."

     "....................."

     

     계속 잡힌 채였던 볼이 풀려나자, 난 양손으로 볼을 문질렀다.

     아파아.

     

     "그래서, 이제 이 상은 어떻게 할 셈이지?"

     "먼저, 이름을 지으려고 생각해."

     "뭐? 이름?"

     

     계속 사신상이라 불러왔지만, 의지가 있다면 그런 식으로 부르는 건 어울리지 않다 싶어서다.

     

     "어떤 이름으로 하실 건데요?"

     

     음~ 방금 생각난 거라서, 딱히 좋은 이름이 없다.

     하지만 그때, 시야에 내가 타고 있었던 앙릴아머의 모습이 보였다.

     

     이거다.

     나는 저릿한 다리를 어떻게든 추스르고서 일어나서는, 아직도 무릎 꿇은 채인 사신상에게 조금 전처럼 말을 걸었다.

     

     "이제부터, 너의 이름은 앙릴키퍼. 교국의 수호신 앙릴키퍼. 어때?"

     

     음? 반응이 시원찮다. 사신상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

     하지만, 안심하시라. 다음 수가 있으니.

     

     "약칭은 아키."

     "아키 님입니까.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교국의 수호신이라 함은?"

     

     아직도 마비된 다리와 싸우고 있는 모습의 교황이 물어보았다.

     

     "이대로 여기서 신상으로서 서 있으면서, 여차할 때는 방위전력이 되어줘야겠어."

     "과연, 좋은 방안입니다. 그렇게 해주시면, 이쪽으로서도 다행입니다. 필요하다면 방위비에서 예산을 어느 정도 배당하겠습니다."

     "파견요금에 대해서는 별도 상담으로."

     "알겠습니다."

     

     그때, 마비된 다리에서 부활한 테나가 쭈뼛거리며 손을 들더니 나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앙리 님?"

     "왜?"

     "그, 아키......씨 말인데요, 여기에 세워두면 다른 나라에서 불만이 날아들지는 않을까요."

     "그건......"

     

     확실히, 그건 나도 생각했지만 뒤로 미뤄두었던 사안이다.

     한번 돕겠다고 정한 이상, 내가 책임지고 각국에 사죄와 배상을 거듭하며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쪽은 어떻냐는 듯 레오노라를 바라보았다.

     

     "우리나라는 딱히 배상을 원할 셈은 없다. 혼란은 일어났지만, 실제로 뭔가의 피해가 나온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일단 마족령 쪽은 문제없어 보여. 이제 인족령 쪽에만 전념할 수 있어.

     나는 교황 쪽을 바라보며, 한 가지 부탁을 하였다.

     

     "각국에 연락을 해줘. 이번 일의 전말과, 아키......교국의 수호신 앙릴키퍼를 이후로도 교국에 두려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금전으로 성의를 표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

     "알겠습니다, 바로 대응하겠습니다."

     

     교황도 다리의 저릿함이 가신 모양인지, 일어나서 인사하고는 옆의 사신전 쪽으로 떠났다.

     

     "괜찮은가?"

     "돈 말이야?"

     "그래, 국가 간의 배상이다. 아무리 전의 일로 얻은 돈이 있다고 해도, 개인이 지불하기에는 어려운 금액이 될 텐데."

     "그건 그렇지만, 책임은 져야 해."

     

     ......웬만한 금액으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그녀를 권속으로 둔 나의 책임이다. 설령 빚쟁이 생활을 하게 된다 해도, 도망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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