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속편~평균지장(平均之章)~】09 : 다시 대책회의2022년 01월 05일 14시 41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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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상과의 싸움에서 패주 하여 마을로 돌아오고 나서 하루가 지났다. 대책을 짠다거나 여러 가지 할 일이 있지만, 그보다 먼저......
"체벌."
"아아아아아~ 죄송합니다!"
적의 앞에서 전의를 상실하고 만 교황에게 벌을 주고 있는데, 아무래도 통하는 것 같지 않다. 무릎을 꿇린데 더해 그 위에 앉아보았지만.
"장난치지 말고, 슬슬 회의를 시작하지 않겠나?"
교황의 위에 앉아있던 나에게, 의자에 앉아있는 레오노라가 한심하다는 눈초리와 함께 질렸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장난치는 게 아닌데.
뭐, 체벌도 효과가 없는 모양이고,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을 수도 없다.
나는 일어나서 의자에 앉았다.
"체벌, 끝."
"그, 그런......"
왜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거람.
"빨리 앉아."
내가 재촉하자, 교황은 어깨를 늘어뜨리며 자리에 앉았다.
◆ ◆ ◆
"먼저 반성회부터."
"그래."
"반성회, 말인가요."
"저기~........"
"무엇을 반성해야 좋겠습니까?"
너는 전부 반성해.
"신상이 그렇게나 머리가 좋아졌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
"확실히 대뜸 골렘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조금 안이한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지능도 그렇고, 감정 같은 것도 있는 모양이던데요."
"그렇네요. 마지막에는 왠지 낙담했던 모양이었고요....."
테나의 말에 그때의 경위가 생각난 나는, 무심코 그 원인이 된 레오노라 쪽을 바라보았다. 내 왼쪽에 앉은 오레인도, 나와 마찬가지로 사신상조차 낙담하게 만든 레오노라의 '무기'를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야!?"
"확실히 저건."
"흉기네요."
"아, 아하하......"
참고로, 테나는 나와 오레인과 다르게 노려보고 하지는 않고, 쓴웃음만 짓고 있다. 이것이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인가.
"그리고 반성할 점이라면, 생각보다 내구력이 높았다는 점."
이쪽도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정말 그래. 그렇게까지 단단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레오노라가 손을 어루만지면서 말한다.
"저도 견제하는 게 겨우였고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오레인이 자신의 전과를 비하하자, 테나가 달랜다. 실제로 그녀의 견제는 크게 도움이 되었으니, 나도 테나와 동감이다.
"신의 상에 어울리는 내구력입니다. 훌륭합니다. 역시나 앙리 님."
어째선지 자랑스럽다며 기뻐하는 이 사람, 때려도 되려나.
아니, 왠지 기뻐할 것 같으니 그만두자.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다. 확실히 말해, 이대로는 몇 번을 도전해도 같은 결과로 끝날 것 같아."
"그건......그렇네요. 적어도 전력을 늘리지 않는 한 이길 수 없겠죠."
확실히 2명의 말대로라고 생각하지만, 어중간한 전력은 늘란다 해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어중간하지 않은 전력에도 연줄은 있다. 앙릴아머를 빌렸던 것처럼, 신족인 '나'한테서 브니와 임페리얼 데스를 빌린다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주변에 대한 피해가 커져버릴 것이다. 던전 안이라면 몰라도, 지상에서 괴수대결전은 위험하다.
속수무책이다.
"방법 없음, 인가."
"두손두발 다 들었는데."
"어쩌죠."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한숨을 쉬고 있다.
"일단, 그 후의 신상의 동향에 대해 가르쳐 줘."
"알겠습니다."
교황은 공손이 고개를 숙이고는, 원탁 중앙의 지도에 표시를 그리면서 해설하였다.
"어제의 구멍함정을 팠던 장소가 여기입니다. 신상은 그 후 조금 있다가 동쪽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동쪽......인족령 측인가.
"하지만, 속도는 느린 모양입니다. 처음에 이 나라에서 동쪽으로 걸어갔을 때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정도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지도에 사신상이 걸어간 궤적을 그렸다.
확실히, 여태까지에 비하면 현격히 느린데 더해, 왠지 궤도가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가는 등 헤매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이전의 전투의 대미지 때문인가?"
레오노라가 질문한다.
"아뇨, 걸음이 빠른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니, 그렇지는 않겠지요."
"? 걸음 자체는 변하지 않았는데, 왜 진행속도가 느려진 건가요?"
테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어보았다.
"그게...... 아무래도 가끔 드러눕거나, 뭔가에 정신이 팔려 그쪽으로 걸어가버려서 걷는 시간 자체가 짧아졌습니다."
"왠지, 처음에 들었을 때 이상으로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 되었네요."
"사람이라기보다......"
"테나?"
"아뇨, 그, 앙리님 같다 싶어서요."
뎅~!?
테나가 나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과연, 똑같군."
".......아, 아하하."
어째선지 레오노라가 한심한 눈길로 날 쳐다본다. 테나는 그런 그녀의 중얼거림을 듣고 쓴웃음만 짓고 있다.
"그렇구나!"
어째선지 나의 가슴을 보면서 납득하는 오레인, 무엇을 상상했는지는 대충 알겠지만, 한마디만 해두자.
너한테는 듣고 싶지 않아.
"흠, 앙리 님의 상과 앙리 님......뭔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관련이라.
확실히,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신상의 행동은 나의 행동패턴에서 뭔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외모가 나랑 똑같고, 가호도 부여하고 말았으니 그런 쪽의 영향......아.
"왜 그래? 뭔가 떠오른 일이 있었나?"
"잠깐만.
레오노라가 물어보지만, 먼저 머릿속을 정리시키기로 했다.
관련이라는 말로 하나 생각난 것이 있다. 사신상의 이마에 떠오른 권속인이다. 혹시, 그것이 뭔가의 영향을 끼치는 것일가.
"테나."
"아, 네?"
나는 테나한테 나의 추측을 전하고는, 권속인의 영향에 대해 생각나는 게 없냐고 물어보았다.
"저기, 확실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단지, 앙리 님의 생각하는 일을 왠지 모르게 알거나 하는 일은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부터 눈치가 좋은 성격이라는 점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필요한 때에 손을 내밀어주는 듯한 시중을 들어주고 있었던 것은, 그런 점도 관계가 있을까.
어쨌든, 권속인에 의한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한 모양이다.
내가 추론을 전하자, 다른 사람들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과연, 그럴듯한 이야기다."
"그렇네요. 확증을 얻기는 어렵지만요."
"이 인장에 그런 효과가 있었네요."
"흠흠...... 그런 느낌일까요......"
손톱으로 자기 이마에 같은 그림을 새겨도 아무런 효과가 없으니까, 교황은 쓸데없는 짓을 그만두도록.
"그래서, 혹시 그렇다고 하면 뭔가 돌파구가 있을까?"
"행동 패턴을 알면, 대처도 쉬워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행동 패턴이라 해도 전투할 때의 패턴은 아니잖아. 앙리가 나태한 것처럼 그 상이 나태한 것은 알겠지만, 싸울 때에 무슨 도움이 되지?"
잠깐, 자연스럽게 비난당하는 기분이 들어.
"확실히, 전투에 직접 도움이 되기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아, 하지만......"
"테나, 뭔가 떠올랐어?"
"네. 앙리 님이 좋아하는 것이라도 있으면, 그 상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거다!"
엥?
테나의 말을 들은 순간, 레오노라가 외쳤다.
"앙리가 좋아하는 것으로 덫까지 유도하는 거다."
"덫인가요. 또 구멍함정......아니, 이미 한번 썼으니 같은 함정은 피할지도 모르겠네요. 뭔가 다른 함정을 준비하는 편이 좋겠죠."
"그래. 역시 그런 식으로 드러난 구멍함정은 아무리 유도해도 걸리지 않아 보여. 더 은밀하고 그 상을 가둘 수 있는 만큼의 덫이 필요하다."
"가두는 거라면, 봉인의 결계가 최적이겠네요. 빛마법의 영역이니, 성궁을 통해 성녀신님께 여쭤볼게요."
"그렇게 해줘."
레오노라와 오레인끼리 착착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나와 테나와 교황은 꿀 먹은 벙어리 상태다.
"봉인의 결계로 유도하는 건 알겠지만, 대체 뭘로 유도할 셈이야?"
내가 질문하자, 레오노라는 자신만만한 기색으로 대답했다.
"그런 걸로 잘 되겠어?"
"괜찮다. 반드시 잘 될 거다."
나로서는 잘 되어도 복잡한 기분인데.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궁을 귀에 대고 누군가와 대화하던 오레인이 소리 내었다.
"뭔가 알았어?"
"네. 성녀신님께서 그 상에도 통하는 봉인 마법을 전수해주신다 해요. 다만, 확실하게 하려면 촉매로서 성궁뿐만 아니라 성검, 성창의 세 무기가 갖추어진 편이 좋다고 하셨어요."
소피아가 통한다고 단언한다면, 아마 괜찮겠지. 저래 뵈어도 빛의 신이니.
"성스러운 무기는 전부 여기에 있으니, 괜찮아."
"좋아, 그럼 덫에 대해서는 그걸로 괜찮겠지. 이제는 꾀어내기 위한 물건인가."
"그쪽은 제가 준비하지요. 재질적으로 완전히 재현하기란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외모를 비슷하게 하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거면 충분할 거다. 그럼 준비는 맡긴다."
이렇게, 사신상에 대한 제2작전이 시작되었다.
...... 별로 상관없지만, 내가 대책위원장인데도 어느 사이에 레오노라가 진행자가 되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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