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부속편~평균지장(平均之章)~】11 : 봉인
    2022년 01월 06일 03시 22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76/

     

     

     ㅡㅡ5장 남음.

     

     

     마법진을 사이로 나와 반대편에, 테나가 나와 마찬가지로 앙릴아머1호에 탑승하여 대기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얼굴이 안 보이니 당연히 표정을 볼 수는 없지만, 분명 긴장감에 숨을 죽이고 있을 것이다.

     

     

     ㅡㅡ4장 남음.

     

     

     내 왼쪽 근처에서 레오노라가 성검을 들고 몸을 숨기고 있다. 생각해보면, 원래 마왕과 싸우기 위한 무기인 성스러운 무기를 마왕의 딸이며 차기 마왕인 레오노라가 들고 있는 것도 얄궂은 이야기다.

     

     

     ㅡㅡ3장 남음.

     

     

     왼쪽 저편에는, 교황이 성창을 들고 서 있다. 아니, 왜 당당하게 서 있어!? 숨어야 하잖아.

     내가 손짓으로 서둘러 숨으라고 신호하자, 그는 마지못해 몸을 숨겼다.

     

     

     ㅡㅡ2장 남음.

     

     

     오른쪽에는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오레인이 그녀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성궁을 들고 숨어있다.

     

     

     ㅡㅡ1장 남음.

     

     

     마법진의 외측에 설치한 거대 금화를 전부 회수한 사신상이, 예전에 서 있었던 단상으로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1장은, 당연히 원형으로 쳐놓은 마법진의 중심에 있다.

     마법진을 보고 덫이라고 알아채지는 않나 걱정했지만, 금화에 눈이 멀었는지 아니면 그게 뭔지 몰랐는지, 사신상은 딱히 경계하지 않고 마지막 거대 금화로 다가갔다.

     

     

     사신상이 마법진 중심을 향해 걸어간다......아직 빨라.

     

     

     거의 중심에 도착했다......조금만 더.

     

     

     마지막 거대 금화를 줍기 위해 손을 뻗었다......지금!

     내가 앙릴아머의 오른손을 아래로 내리자, 오레인, 레오노라, 교황이 제각각 몸을 숨긴 장소에서 뛰쳐나왔다. 그들은 마법진의 원주상의 정해진 위치에 서서, 성스러운 무기를 높게 치켜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와 테나도 마법진 근처의 아슬한 장소까지 달려가서, 사신상이 어떻게 움직여도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

     

     금화에 정신이 팔려있던 사신상도 이제는 이변을 눈치챘는지, 당황한 기색으로 주변을 둘러싼 우리를 둘러보고 있다.

     내가 조종하는 앙릴아머의 고개를 오레인에게 향하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인다.

     

     "갑니다!"

     

     오레인이 영창을 시작하자, 단상 위에 그려진 마법진이 빛을 내더니 진의 둘레를 따라가듯이 반투명한 빛의 벽이 나타났다.

     빛의 벽 안에 있는 것은 사신상 뿐. 오레인, 레오노라, 교황은 원주 위에 있고,, 나와 테나가 탄 앙릴아머는 벽의 바깥이다.

     

     "──────!?"

     

     그러자 봉인 마법이 사신상의 활력을 빼앗고, 그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초반 대처가 늦어서 힘을 잃어 움직이지 않게 된 사신상은, 이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상당한 중압을 받고 있는지, 웅크리면서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상태인데도 안고 있는 거대 금화를 놓지 않고 계속 들고 있는 모습은 어떤 의미로 감탄스럽지만.

     

     하지만, 봉인 마법을 하는 측인 우리들도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무, 무거워."

     "이거 힘드네요."

     "크.......으으."

     

     사신상의 힘은 강대해서, 봉인 마법과의 보이지 않는 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정신을 놓으면 마법이 풀려버릴 위험한 상태인 모양이다.

     성스러운 무기를 치켜든 세 사람은 사신상에 의한 반발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 필사적으로 중압을 견디고 있다. 특히 술자인 오레인은 부하가 더욱 큰 모양인지, 비지땀을 흘리면서 필사적으로 마법을 유지하고 있다.

     

     

       ◆  ◆  ◆

     

     

     잠시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혈투가 이어졌지만, 그 천칭은 차츰 우리들 쪽으로 기울어졌다.

     사신상은 드디어 버틸 수 없게 되었는지, 그만큼이나 소중히 품고 있던 거대 금화조차 떨어트리면서 괴로움에 발버둥치고 있다.

     

     "좋아, 조금만 더!"

     "네에!"

     

     레오노라가 격려하자, 오레인이 땀을 흘리면서도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앙리 님......"

     

     그러는 한편, 교황은 괴로워하는 사신상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왠지 그만 여유가 있어 보여.

     그리고, 저건 내가 아냐.

     

     사신상은 느린 움직임으로도 어떻게든 마법진의 위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드디어 서 있는 것도 못하게 되었는지, 두 무릎을 단상에 꿇고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움직일 수 없게 된 사신상은, 나의 바로 눈앞에 주저앉아 있다. 때때로 발버둥 치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그것도 차츰 줄어들었다.

     그건 마치, 임종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어느 사이엔가, 타고 있는 앙릴아머 너머로 보이는 사신상의 모습에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대로 봉인해버려도 정말 좋은 걸까......

     

     생각해보면, 사신상은 딱히 악의를 갖고 뭔가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

     

     "...............아."

     

     내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눈치챘는지, 주저앉은 사신상도 이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나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것 같았으며, 또는 작별을 고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

     

     나는 안에서 솟구치는 무언가에 견딜 수 없게 되어서, 타고 있던 앙릴아머에서 바깥으로 나왔다.

     

     "앙리, 뭐해!?"

     

     이대로 봉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대로 사신상을 봉인하는 것이 올바르다고는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반쯤 충동적으로, 나와 사신상 사이에 존재하는 봉인마법에 의한 빛의 벽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오른손을 내젓듯이 휘둘렀다.

     순식간에 균열이 벽 전체에 퍼지더니, 약간의 시간차를 둔 후에 풍선이 터지듯이 터져버렸다.

     퍼져나간 빛이 불씨처럼 날아다니면서 사라져 간다. 그것은 마치 무수한 반딧불이 날고 있는 듯한, 덧없고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빛의 벽이 사라짐과 동시에, 단상의 위에서 빛나던 마법진도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마법진이 사라진 단상 위에서 주저앉은 채 경직된 사신상과 똑바로 마주하였다.

     

     "앙리 님!?"

     "거기에서 벗어나!"

     "빨리 도망치세요!"

     

     하지만 나는 오히려 한걸음 걸어가서, 사신상을 올려다보았다. 주저앉았지만, 그 어굴은 아직도 상당한 높이에 있다.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는 채, 나는 타이르는 것처럼 말을 걸었다.

     

     "내 말이 전해진다면, 오른손을 들어"

     

     그러자 사신상은 오른손을 들었다.

     

     "앗!?"

     "토, 통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이 경악의 표정을 짓는다.

     

     "만일 내 말을 듣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고 약속한다면, 우리는 이 이상 너를 괴롭히지 않아. 이해했다면 오른손을 들어."

     

     사신상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윽고 다시 오른손을 들었다.

     

     "................"

     "몸을 지킬 때 말고는 사람을 해치지 말 것."

     

     사신상은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었다. 아무래도, 이건 저항 없이 받아들일 조건인 모양이다.

     

     "정해진 장소에 있으며, 멋대로 그곳에서 벗어나지 말 것."

     

     이번에는 약간 시간이 들었지만, 이윽고 마지못해 손을 들었다.

     

     "내가 지시하면 따를 것."

     

     바로 손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치마 속을 보이지 않도록 조심할 것."

     

     손이 올라가지 않는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숨겨."

     

     내가 자기 드레스의 스커트를 누르면서 고하자, 의미를 이해한 모양인지 오른손을 들었다.

     다행이다, 이제 원만하게 끝낼 수 있어.

     나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듯 후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그런 내 어깨를 누군가가 쿡쿡 찌른다.

     난 무슨 일인가 하며 그쪽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미소를 가득 지은 레오노라와 오레인이 서 있었다. 하지만 눈이 전혀 웃지 않는 것이 무섭다. 기분 탓인지 이마에 푸른 핏줄이 돋아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두 사람은 미소 지은 채 한마디를 했다.

     

     ""무릎 꿇어.""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