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부속편~평균지장(平均之章)~】04 : 심문회
    2022년 01월 04일 08시 46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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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69/

     

     

     갑작스레 불려 왔지만, 아마도 여기는 사신전의 4층이나 5층일 것이다.

     내가 모르는 방이니, 새로이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뭐, 상대는 다름아닌 자신이고, 다른 두 신도 아는 얼굴이다.

     그렇게 심한 짓은 하지 않을 거야.

     

     그런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눈앞의 '나'는 얼음장 같은 말을 내뱉는다.

     

     "............무릎꿇어."

     "에?"

     

     신족인 나는 한심한 눈길을 주면서, 다시 같은 말을 입에 담았다.

     

     "............ 무릎 꿇어."

     "..............................."

     "............ 무릎 꿇어."

     

     이대로 가면 대화가 진전되지 않을 것 같고, 약간 압도되는 기분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단단한 목제 단상 때문에 다리가 아프다.

     

     "불린 이유는 알고 있나요?"

     "정말이지, 성가신 짓을 벌이기는."

     

     소피아와 안바르가 짜증을 내며 좌우에서 말을 걸었다.

     

     "알고 있어, 사신상의 일이잖아?"

     "네, 그 말대로예요."

     "마족한테서 여러 가지로 호소가 올라오고 있다고."

     "왜 그런 짓을 했어?"

     

     나는 레오노라에게 했던 것처럼, 사신상이 움직이는 사신상으로 진화하고 만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일련의 설명을 끝내자, 그곳에는 머리를 감싼 소피아와 안바르의 모습이 있었다.

     

     "머리가 아프네요."

     "나도 그렇다고."

     

     신족이 두통을 느끼는 것도 대단한 이야기다. 쾌거라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한편, '나'는 납득한 것처럼 응응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낮잠은 어쩔 수 없지."

     "ㅡㅡ그럴 리가 없잖아요!"

     "ㅡㅡ그럴 리가 있겠냐!"

     "어어?"

     

     나도 크게 동의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좌우에서 강한 딴지가 들어와서 신족의 '나'는 쩔쩔매었다.

     

     "뭐, 지금은 이 정도로 해두겠다고."

     "그렇네요. 아직 여러가지로 말하고 싶은 있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사태의 수습이 우선이겠죠."

     "...............휴."

     

     칼날을 거둔 소피아와 안바르에, '나'는 눈에 띄게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대처라는 것은, 배회하는 사신상을 말하는 것일까.

     그들 신족이 대처해준다면, 사태를 수습하는 건 간단할 거다.

     

     "무관계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니가 하는 거라고."

     "뭐?"

     "당신의 실수이니, 당신이 처리하는 것이 도리잖아요."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면 약해진다. 확실히 저지른 자는 나다.

     

     "하지만, 제각각의 담당 종족한테서 진정이 올라오고 있지 않아?"

     "뭐 그렇지. 그래서 인원 정도는 빌려준다고."

     "그렇네요, 저도 준비해둘게요."

     

     아무래도, 그들은 직접 손을 쓸 생각이 없어 보인다.

     

     

       ◆  ◆  ◆

     

     

     "그러고 보니, 하나 묻고 싶은 일이 있었는데......"

     "?"

     "앙?"

     "뭔가요?"

     

     심문회를 했던 방에서 장소를 바꾸어, 테이블을 둘러싸고 차를 마시면서 잡담을 나눈다.

     그 와중에, 나는 그들을 만나면 물어보려 생각했던 일이 있었음을 떠올렸다.

     

     "새삼스러울지도 모르지만, 테나의 이마에 있는 인장에 대해 뭔가 아는 거 없어?"

     

     테나의 이마에 있는, S자를 옆으로 눕힌 듯한 인장이다.

     

     "아아, 권속인인가."

     "권속인?"

     "글자 그대로, 권속이 된 자한테 붙는 인장을 말하는 거예요.

     그 형태는, 가호를 부여한 주인에 의해 달라져요."

     

     소피아가 해설해주지만, 그럼에도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임페리얼 데스한테도 인장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터인데, 그에게 그런 것이 있었던 기억은 없다.

     

     내가 그걸 묻자, 그들은 수긍했다.

     

     "권속이 된 자한테 붙는 인장이라고는 말했지만, 모든 권속에게 권속인이 붙는 것은 아니에요."

     "최초의 권속이 되거나 특히 연결이 강한 경우에 붙는 일이 많더라.

     이를 테면, 필두 같은 거라고."

     

     과연, 다시 말해 테나가 나의 필두권속이라는 거구나.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사신상에도 붙었을까.

     

     "사신상에도 같은 마크가 붙어있었는데....."

     "뭐!?"

     "뭐라고요!?"

     "흐음~"

     

     나의 중얼거림에, 안바르와 소피아가 과격하게 반응했다.

     신족의 '나'는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그거, 니 권속이냐."

     "애초에 생물도 아닌데, 도대체 왜 권속이 되는 건가요?"

     

     그딴 거 몰라. 되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잖아.

     

     "방금 이야기라면 한 명한테만 붙는 거 아냐?"

     "나랑 분리된 탓?"

     "그렇겠지. 신족에서 인간족으로 돌아가서, 초기화된 거 아닐까?"

     

     그렇다면, 그 사신상의 현재의 나의 '최초의 권속'이라는 걸까.

     

     "뭐, 그렇다면 더욱더 니가 처리하라고."

     "그렇네요. 자신의 권속이라면 책임져야죠."

     "......알았어."

     

     거기까지 말하고서, 나는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중얼거렸다.

     

     "스테이터스."

     

     <스테이터스>

     이름:앙리
     종족:신족
     성별:여
     연령:18
     직업:마도사
     레벨:1
     칭호:전율의 사신, 던전마스터, 변인
     마력치:3031504
     스킬:사신 오오라(Lv.5)
        악위의 마안(Lv.5)
        가호부여(Lv.7)
        상태이상내성(Lv.6)
        흑마법(Lv.6)
        아이템박스(Lv.4)
               던전 크리에이트(Lv.7)
       장비:재앙의 부채
                흑사장미의 드레스
                타락의 란제리
                음마의 스캔티
                어둠의 펌프스
       권속 : 전율의 사신상 [New]

                테나

     

     

     아, 역시.

     권속에 사신상이 추가되어있다.

     조금 전까지의 대화로 예상되었던 결과였지만, 증거가 생겼다는 말이 된다.

     

     나는 다시, 권속란의 '전율의 사신상'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전율의 사신상>

     사신 앙리의 모습을 본뜬 거대한 상.

     너무나 정교하게 사신의 모습을 본뜬 탓에 혼이 깃들어서,

     상이면서도 움직였다고 전해진다.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그 거체에서 비롯되는 압도적인 힘을 가졌으며,

     더욱이 비생물적인 외모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지능도 갖고 있다.

     한번 움직인 사신상은 인간의 손으로 멈출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서, 국가존망의 위기도 초래할 수 있다.

     

     

     테나의 경우는 상세한 스테이터스가 표시되었지만, 사신상은 생물이 아니라서 설명문만 나타났다.

     하지만 알고 싶었던 것은 상의 보유 스킬이어서, 특별한 능력이 없다는 것만 알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너무 정교한 탓에 혼이 깃들었다니 설명을 너무 대충 한다는 느낌도 들지만, 새삼스러운가.

     

     나는 약간 어이없어하면서도, 세 신과의 다과회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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