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부속편~평균지장(平均之章)~】01 : 위험한 사신상
    2022년 01월 04일 01시 27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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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66/

     

     ※ 전에는 사신상이 조각상이랬는데, 여기서는 동상이라고 한다. 그냥 구리를 깎아서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이것은 흑장미 저택의 건설이 진행중이던 무렵의 이야기.

     

     

      ◆  ◆  ◆

     

     

     어느 날, 나는 교황에게 불려 사신전의 옆에 왔다.

     사신전의 옆...... 그곳에는 건설 중이었던 거대 동상이 존재한다. 5층 건물 크기로서, 신전과 비슷한 정도의 높이가 있는, 내 모습을 본뜬 상이다.

     

     "그럼, 앙리 님, 이 조각상을 봐주십시오."

     

     동상에 덮어둔 거대한 천의 가장자리를 거머쥐면서, 호화로운 사제복을 입은 교황이 내게 고했다.

     오늘 그가 부른 것은, 완성된 동상을 가장 처음으로 보아줬으면 한다고 말해서다.

     

     "자, 천을 벗기겠습니다!

     신의 위용에 전 세계가 엎드리는 순간입니다!"

     

     엎드리지 않는다니까.

     무심코 속으로 따졌지만, 교황은 우쭐한 표정 그대로 천을 쥔 손을 기세 좋게 당겼다.

     하얀 천이 공중을 날자, 거대한 상이 햇빛 아래에 드러난다.

     

     높이 1미터 정도의 좌대 위에, 거대한 동상의 모습이 있었다.

     동상은 교국이 숭배하는 신의 모습=나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하여, 그 조형은 집념조차 느끼게 할 정도의 세밀함이 엿보인다.

     옷은 지금도 내가 입고 있는 흑사장미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드레스의 주름 하나까지 재현하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로 리얼한 마감이었다.

     

     .......정말 부끄럽다. 가면을 쓰고 있어서 다행이다.

     

     "어떠십니까, 앙리 님!?"

     

     교황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내게 감상을 재촉한다.

     

     뭐, 잘 만들었다고는 생각하니 그렇게 대답해두자......라고 입을 열려던 차에, 나는 문득 어떤 일을 깨달았다.

     

     "? 앙리 님? 왜 그러십니까?"

     "잠깐 신경쓰이는 일이."

     "?"

     

     교황이 이상하다는 듯 물어보지만, 나는 그걸 제쳐두고 동상으로 다가갔다.

     

     신경쓰이는 일은, 동상ㅡㅡ사신상이라고 부를까ㅡㅡ의 드레스에 대해서다. 그렇다 해도, 딱히 드레스의 조형에 이상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사신상의 드레스가 너무나 실물을 충실히 재현해서 신경 쓰이는 것이다.

     

     

     .......우와.

     

     옆트임의 안을 들여다보도록 올려다보는 나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내부까지 제대로 만들어진 치마의 안. 그리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꽤 위험한 디자인의 속옷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의 모습을 본뜬 사신상에 이런 속옷을 입혔나 생각했는지, 교황한테 1시간 정도는 따지고 싶다.

     아니, 그가 대답해도 반응하기 곤란할 것이 눈에 선하기 때문에, 역시 듣고 싶지 않아.

     

     "뭔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도 있습니까?"

     "................."

     

     다시 물어보는 교황에게, 나는 경멸의 눈길을 보냈다.

     

     "왜, 이런 속옷으로 했어?"

     "예? 속옷......말입니까?"

     

     내가 돌직구로 그렇게 물어보자, 교황은 깜짝 놀란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그래도 앙리 님께 모델을 하게 할 수도 없어서......"

     모델은 사절이고, 설령 한다고 해도 치마의 안까지 보여줄 생각은 없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친구인 레오노라 님께 어떤 디자인으로 해야 할지 상담을 드렸습니다."

     

     

     레오노라ㅡㅡㅡㅡ!?

     

     무슨 짓을 한 거야.

     

     "속옷의 디자인에 뭔가 문제라도 있었습니까?"

     "....... 보이면 부끄러워."

     "하아......"

     

     항의할 셈이었지만, 교황의 대답은 적당한 것이어서 아무래도 전해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무것도 부끄러워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도대체 뭐가 문제이십니까."

     

     진지한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진심으로 말하는 모양이다.

     

     "사람을 너무 가까이 오지 않게 했으면 해."

     "!? 과연, 확실히 앙리 님께선 높은 곳에 계신 분. 어중이떠중이를 너무 다가오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군요."

     

     그런 것은 아니지만, 뭐 이참에 아무래도 좋아.

     

     "조각상 주변에 울타리를 만들어서, 발치에는 다가가지 못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곧장 작업에 착수하겠습니다."

     "부탁해."

     

     교황은 공손히 고개를 숙인 후, 서둘러 떠나갔다.

     일단 주변에 울타리가 있으면 밑에서 들여다볼 일은 없다. 그렇다면 좀 나을 거다.

     일단, 부탁했으니 작업을 지켜보는 편이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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