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89. [후일담7] 혈기왕성
    2022년 01월 01일 10시 39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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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8680dn/591/

     

     

     대낮. 학교구역의 어떤 교실에서.

     나는 교단 위에 올라가서, 태어난 지 반 개월도 안 된 새끼 고양잇과 마수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오늘의 나는 임시강사다.

     

     강사 1마리가 출산휴가를 얻어서, 누가 임시강사를 할지 결정하게 된 것이었는데.

     엄정한 제비뽑기의 결과, 내가 강사를 하기로 되었다.

     

     오늘의 수업은 고양잇과 언어를 말하는 연습이다.

     내가 예문을 읽으면, 그걸 반복하게 한다.

     

     

     "야옹~ (나의 취미는, 벽을 긁는 일입니다. 자!)"

     

     "미이나옹먀아~ (나의 취미는, 벽을 긁는 일입니다. 자!)"

     

     "야옹~ (자는 필요 없어~)"

     

     "미이나옹먀아~ (자는 필요 없어~)"

     

     "야옹~ (필요 없다니까~)"

     

     "먀나먀~ (필요 없다니까~)"

     

     

     결국, 그날은 이런 느낌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끝나버렸다.

     저걸로 좋았던 걸까?

     음~ 교육이란 어려워.

     

     

    ◇ ◇ ◇ ◇

     

     

     수업 후, 마중하러 온 부모에게 새끼 고양잇과 마수를 모두 인계하고 나서야 겨우 한숨 쉰다.

     

     나는 바깥으로 나가서, 나무에 올랐다.

     굵은 나뭇가지로 뛰어올라 걸터앉고는 목띠형 PC를 켰다.

     

     조금 전 새끼들의 발음의 평가, 그리고 과제, 숙제의 데이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나중에 부모들한테 줄 예정이다.

     

     슥슥슥.

     누군가가 나무에 올라온다.

     

     

     "미~ (와아~)"

     

     "야옹~ (위험하다고)"

     

     

     검은 모피의 새끼 고양잇과 마수가, 나무에 발톱을 박으면서 내가 있는 곳보다 위로 슥슥 올라간다.

     떨어지지는 않을지, 보기만 해도 섬찟하다고.

     

     

     "야옹~ (방금 전의 학생이었군. 어미는 어쨌나?)"

     

     "미웅 (없어~)"

     

     

     안 되겠다. 대화가 안 돼.

     아직 어린 탓인가.

     

     어쩔 수 없지. 마수도시 개다래에 있는 고양이상에서 보내주는 영상 데이터로 해석.

     흠, 이 아이의 어미는 낮잠 자는 중이군.

     

     주우욱.

     새끼 고양잇과 마수가, 발(이라기보다 발톱)이 미끄러져서, 내가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

     

     착지는 그다지 잘하지 못한 모양이다.

     발이 약간 저릴 것이다.

     

     

     "미~ (으엥~ 으엥~)"

     

     "야옹~ (나한테 어쩌라고)"

     

     

     일단 부상은 입지 않은 모양이어서, 가볍게 [힐]을 걸어주었다.

     

     아픔이 사라져서 그런지, 새끼 고양잇과 마수가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그러더니, 나한테 달라붙었다.

     

     

     "미우 (새근~)"

     

     "야옹~ (잠들었네)"

     

     

     이른바 전지가 끊겼다는 건가.

     새끼들은 힘이 있지만 내구력이 약하니까.

     

     그 후, 잠든 새끼 고양잇과 마수를 흘끗흘끗 바라보면서, 나는 제출할 데이터를 모두 만들었다.

     

     그리고 이 아이를 어미에게 데려가려던 차에, 어미가 서둘러 나무 밑으로 다가왔다.

     낮잠에서 눈을 뜨자, 새끼가 없는 것을 눈치채고는 냄새를 더듬어 여기로 온 듯하다.

     

     나는 새끼 고양잇과 마수를 두 앞다리로 살포시 품고 뛰어내려서, 지면에 부드럽게 착지.

     어미에게 건넨다.

     

     

     "미 야아아옹 (저희 새끼가 정말 민폐를 끼쳤네요)"

     

     "야옹~ (기운차서 보기 좋다)"

     

     

      어미 고양잇과 마수는, 잠든 새끼의 목덜미를 물고서 돌아갔다.

     

     자, 나는 완성된 데이터를 어미들한테 건네줄까. 핏. 송신, 끝.

     

     핏. 조금 전의 어미 고양잇과 마수가, 목띠형 마도구로 온 메일 수신 화면에 깜짝 놀라서 새끼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저런~ 새끼가 일어나서 울기 시작한다.

     

     어미 노릇도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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