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7. [후일담7] 덮밥2022년 01월 01일 09시 30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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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숙소의 식당에서.
치이이이이이 하는 소리가 주방에서 들려온다.
낸시 씨가 킬러보아의 고기를 기름에 튀기는 소리다.
오늘 저녁식사는 가츠동이구나.
"가츠동에 대해 말하자면, 저는 양파를 흐물흐물할 정도로 푹 삶은 게 좋아요."
식당의 의자에 앉아서 멍하게 있는 요츠바가 중얼거린다. 일하라고.
"야옹~ (마수도시 개다래에서는, 양파의 유통이 제한되어 있으니까)"
사람은 사용해도 좋지만, 여기에선 마약 급으로 엄히 감시하고 있다.
왜냐면 고양잇과 마수에게 독이니까.
"자, 슬슬 손님을 불러볼까요. 저의 큐트 보이스로, 반해버리게 만들어야겠네요."
"야옹~ (요츠바는 매료계 스킬이 없잖아?)"
"진지하게 대답하지 말아 주세요."
요츠바는 일어나더니, 식당을 나와 접수대로 향했다.
관내 안내방송의 기기가 접수대에 있는데, 그걸 통해 "저녁식사 다 되었어요."라고 방송한다.
그러자 식당에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낸시 씨의 숙소는, 맛난 요리가 나온다는 숙소로 알려진 것이다.
그래서 식사를 위해서만 묵는 사람도 있다.
카츠동은 호평이었다.
오늘도, 식당에는 미소가 흘러넘친다.
◇ ◇ ◇ ◇
밤. 숙소의 식당에서.
낸시 씨, 넬, 요츠바, 그리고 빵집 딸인 요리사 샴이 모여 있다.
나와 사바는 테이블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다.
오늘은 1주에 한번 있는 신작 메뉴를 생각하는 날.
정해진 테마로 제각각 조리해서, 만든 시제품 요리를 한입씩 시식한다.
오늘의 테마는 덮밥이다.
전생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메이저한 소고기덮밥과 튀김덮밥, 해물덮밥은 이미 메뉴에 있기 때문에, 어떤 덮밥이 나올지 기대된다.
"먼저 저부터네요. 단팥덮밥이에요."
"야옹~ (모란병이잖아!)"
팥앙금을 올렸을 뿐인 밥을 내놓으면서 우쭐한 표정을 짓는 요츠바.
덮밥인데도 단내가 주방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것을 만들었는가.
시식용으로 만든 한입 사이즈라서, 거의 모란병 같다.
"맛있어~"
"어라, 의외로 괜찮네."
넬과 낸시 씨한테는 호평.
샴은 음~ 하면서 신음소리.
"이거, 찹쌀을 썼지?"
"네, 찹쌀 100%예요."
"야옹~ (역시 모란병이잖아!)"
요츠바는 3명한테서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칭찬받고 있다.
모란병은 아직 간식으로서 세상에 퍼지지 않았으니까.
음~ 치사하지 않아?
"그럼 다음은 내가."
낸시 씨가 들고 온 것은, 구운 연어회를 몇 점 올린 덮밥.
맛있어 보여.
"조미는 하지 않았어. 간장, 소금, 마요네즈는 알아서 뿌려."
"갸~옹 (잘 먹겠습니다)"
"어라."
낸시 싸는 자기 몫도 만들었지만, 사바가 연어회를 입에 물고 도망쳤다.
"냠냠. 뭐 그냥 맛있네요."
"참신함이 없어."
"야옹이도 먹어봐."
넬이 회를 한 점 주었다.
나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냠. 음, 맛있어.
"다음은 나야~"
넬이 들고 온 것은, 토마토와 치즈, 닭고기가 올라간 덮밥.
호오, 이태리풍.
덮밥에 고정관념이 없으니 이런 발상도 가능하구나.
"리소토 같네요, 조금 더 변경했으면 해요."
"리소토가 아냐!"
"야옹~ (요츠바는 남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맛있네."
"이거, 괜찮아. 조금 더 녹색이 있으면 하지만."
낸시 씨와 샴한테는 호평인 모양이다.
오, 연어회를 다 먹었는지 사바가 돌아왔다.
자, 마지막은 샴의 차례다. 원래는 성의 요리사였던 프로다.
이 중에서 가장 요리를 잘하고, 기술력도 높다.
분명, 멋진 덮밥을 볼 수 있을......
"자아! 야키소바빵덮밥이야아."
"야옹~ (뭐야 이거!?)"
탄수화물×탄수화물에다, 더욱 ×탄수화물이라고!?
너무 무식하다고 이 요리!?
"맛있어~"
"하아~ 이 야키소바, 보통 것과 다르네요. 뭐가 들어간 걸까요. 밥은 보리밥이고.
빵은 아삭해서, 마치 막 튀긴 돈가스를 먹는 느낌이에요."
"이건 만들 수 없겠어. 수고로움과 기술적인 의미로."
"갸옹 (잘 자요)"
하지만, 다른 멤버의 반응은 꽤 좋았다.
무식한 아이디어를, 수고와 기술을 욱여넣어서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양이다.
사바는 비어있는 사발에 들어가더니, 둥글게 몸을 말며 잠들었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그 수고로움과 기술로 평범한 돈까스덮밥을 만드는 쪽이 맛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오늘의 아이디어 우승자는 요츠바였다.
납득이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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