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후편~신지장(神之章)~】08 : 침입자이자 손님
    2021년 12월 26일 09시 08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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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40/

     

     

     [어서 오세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던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며 맞이하는 던전은 여기 외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있다고 하면, 솔직히 이 세계 사람들의 머리가 걱정된다.

     

     참고로, 지금 온 침입자이면서 도전자들은 아직 던전에 도착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제부터 공격해오는 자객을 뛰어넘어서 던전까지 도착한다는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관리자 권한의 정보열람기능으로 몰래 보며, 아니 감독하고 있는 참이다.

     

     [형씨, 여관은 우리 여관을 추천해!]

     [아니, 내 여관이다!]

     [귀여운 애도 있어!]

     [무기와 방어구, 뭐든지 있어요! 부디 들러주세요!]

     [약초 부족하지 않수!? 던전 공략은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우!]

     [맡겨두면 던전 안에서 쓰러져도 괜찮음! 보관소는 이쪽입니다!]

     [지도 사실래요? 이게 없으면 공략이 어려워요!]

     

     그렇다, 호객이라고 하는 이름의 자객이다.

     도전자는 먼저 던전 입구가 있는 신전 앞에 늘어선 여관과 상점, 보관소 등의 점원들에 의한 장렬한 손님 쟁탈전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탈락률은 9할을 넘는다. 탈락이라고 해도 딱히 사망이라던가 재기불능이 아닌, 공략이 하루 늦게 시작될 뿐이지만.

     그건 그렇고 도전자들을 맞이하는 점원들은 장사에 열심인 자들 뿐인데, 그들은 정말로 사교도인 걸까. 아니면, 혹시 이전의 계시로 내가 시동을 걸어버린 것일까.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자객의 공세를 뛰어넘은 극히 일부의 도전자와, 자객의 공세에 굴해서 하룻밤 묵은 수많은 도전자들은 던전의 입구인 신전에 도착할 수 있다.

     사신의 신전이라고 하여 대부분 경계를 하지만, 딱히 문지기가 있지는 않고 문호는 넓게 개방되어있다.

     하지만, 입구를 지나간 그들의 앞에는 제2의 자객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새롭게 한 명의 모험가라고 생각되는 피해자..... 아니, 도전자가 나타났다. 당연하게도 그의 앞에 제2의 자객이 등장한다.

     

     [당신은 앙리 님을 믿고 있습니까~!?]

     [우왓!? 뭐, 뭐냐 너는]

     

     호화로운 사제복을 입은 금발 남성..... 시끄러운 교황 하빈이다. 저래 뵈어도 국가원수여서 여러 가지로 바쁠 터인데, 신규 고객이 방문하면 꽤 고확률로 출몰한다.

     

     [앙리라면...... 사신?

     그런 걸 믿을 리가 없잖아!]

     

     그의 반응은 내가 보기에는 "뭐, 그렇겠지."라는 느낌이었지만, 교황은 이 세상의 종말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오오, 이 얼마나 죄가 깊은가!?

     앙리 님! 부디 이 가련한 새끼 양에게 자비를!]

     [누가 가련한 새끼 양이냐!]

     

     나한테 어쩌라고.

     

     [그런 당신께는 이걸 드리지요.

     제가 수기로 복사한 경전입니다.

     이걸 읽고 앙리 님을 배우십시오]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품에서 꺼내 든 한 권의 책자를 도전자에게 건네줬다. 도전자 남성은 내민 그것을 반사적으로 받아 들고 말았다.

     ......그렇다 받고 말았다.

     

     [뭐냐고 이거......으, 으아아아아아ㅡㅡㅡㅡ!?

     흑의 경전이잖아, 뭘 건넨 거야!!]

     

     아무래도 내가 쓴 경전은 이미 각국에 악명을 떨치고 있는 모양이어서, 받아 든 그는 그게 무엇인지 눈치챈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교황, 도대체 몇 권이나 복사한 거야. 그의 품에서는 오늘만 해도 이미 20권 가까운 경전이 나왔는데.

     

     [젠장, 기억해둬라ㅡㅡㅡ!!!]

     

     도전자인 그는 전형적인 패배자의 대사를 남기고는, 경전을 든 채 신전 바깥으로 도망쳤다. 분명, 사본에 필요한 것을 사러 갔을 것이다.

     이렇게 제2의 자객에 의해 신전까지 도달한 자도 탈락하여, 던전 '사신의 영역'은 오늘도 난공불락을 자랑하고 있다.

     

     

     

     

     .......근데, 그러면 안 되잖아. 입구에서 전부 내쫓으면 어떡해.

     던전이 난공불락인 것 자체는 좋지만, 포기해서 손님이 아예 안 와도 곤란하다. 제1의 자객ㅡㅡ호객ㅡㅡ은 취지에 맞고, 붙잡아둘 뿐이지 내쫓는 게 아니라서 상관없다. 하지만 제2의 자객은 안 된다.

     

     "신벌 집행."

     

     나는 테이블에 놓인 접시를 그의 머리 위로 전이시켰다...... 세로로.

     

     

    ◆◇◆◇◆◇◆◇◆◇◆◇◆◇◆◇◆◇◆

     

     

     [이야, 죄송합니다.

     그만 포교에 진심이 되어버렸습니다]

     

     머리에 혹을 매단 교황과 영상 너머로 대화를 한다. 포교해주는 것은 나로서도 고맙지만, 방식이 잘못되었다.

     

     [포교는 좋지만, 내쫓는 것은 금지.

     올 때보다 돌아갈 때가 놀려야 할 때]

     [그렇군요! 앙리 님의 힘을 알게 된 후가 받아들이기 쉽겠지요.

     혜안에 감탄했습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닌데......뭐, 좋아.

     

     

     [현재 온 도전자는 인간족 뿐?]

     [예, 그런 모양입니다.

     적어도, 신전 안까지 온 마족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기도 하다. 이 땅은 원래부터 인족령이어서, 인간족과 적대하는 마족에게는 적지에 해당한다. 대거 몰려들게 되면 각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우려가 있으니, 마족으로서도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알았어, 계속해서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반드시 포교를 성공시켜 보이지요]

     [아니, 그러니까......]

     [오, 이거 실례.

     포교는 돌아갈 때, 였지요?]

     

     정말로 괜찮을까.

     

     

    ◆◇◆◇◆◇◆◇◆◇◆◇◆◇◆◇◆◇◆

     

     

     "흠, 오늘도 꽤 맛있었다."

     "후후, 많이 있으니 더 드시려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냠냠."

     

     드물게도 테나와 레오노라가 동시에 시간이 나서, 오늘은 리리도 포함해 함께 식탁에 앉을 수 있었다. 요즘은 바빠서 누군가가 동석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기 때문에, 귀중한 기회다.

     

     "과연, 확실히 맛있네요."

     "오, 나쁘지 않잖아."

     "네, 네에! 가, 감사합니다......"

     

     ......이 녀석들만 없다면.

     왜 있는 거냐, 빛의 신과 어둠의 신. 식사도 필요 없을 터인데, 제대로 먹고 있잖아. 딱하게도, 테나가 매우 긴장하고 있다.

     

     "뭔가?"

     "앙?"

     

     시선을 느꼈는지,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이 나에게 물어본다.

     

     "왜 있는 거야?"

     "마족한테 지시를 내리는 것도 끝났으니, 이제는 승부의 동향을 볼뿐이지.

     그럼 가까이 있는 편이 좋지 않겠어."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여차할 때 도전자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까요."

     

     잠깐 기다려줘.

     향후의 운명을 건 승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싶은 것은 알겠지만, 그건 흘려들을 수 없어.

     

     "......승부가 끝날 때까지 있을 셈?"

     "당연하죠."

     "당연하잖아."

     

     돌아가 주지 않을래.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앙리?"

     "앙리 님?"

     

     큭, 레오노라와 리리가 적에게 포섭되었다.

     나는 최후의 아군인 테나 쪽으로 눈을 돌렸다.

     

     "......................"

     "......................"

     

     말없는 시선의 대화는 [어떻게든 해봐] [무리예요]라는 내용으로 결판이 났다.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이 사신의 신전을 거주지로 삼다니, 성광교의 신도와 마왕이 알면 발광하지 않을까.

     그렇게 반쯤 현실회피에 가까운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심으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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