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편~신지장(神之章)~】01 : 어두운 역사의 시작2021년 12월 23일 17시 43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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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부수는 편이 간단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창조라는 행위의 고단함을 드러내는 말이다.
건물이든 예술품이든 문화든, 무언가를 만든다는 일에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다만, 굳이 하나 더 보태자면ㅡㅡ
ㅡㅡ실수로 만든 것의 뒤처리도 꽤 힘들다는 것. 저질러버린 일도 포함해서.
그리고, 다시 하나 더 보태자면ㅡㅡ
ㅡㅡ힘들다고 해서 남한테 맡기면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
지어버리고 만 신전, 도망친 왕국군, 도와준 형태가 되어버린 사신의 신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신이 되어버리고 만 나 자신.
문제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도 고민되는 상황, 대략적인 우선순위를 매겨서 남한테 맡길 수 있는 것은 맡기고, 라는 것은 틀리지 않은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나ㅔ게 있어 현재 가장 우선순위를 높여서 대응해야 할 것은 자신이 사신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며, 그 이외의 일은 우선순위를 내린다는 것도 판단으로서는 합당했다고, 다시 되새겨봐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래, 그래서......
"위대한 신ㅡㅡ앙리 님의 종복인 교황 하빈의 이름으로,
여기에 [신성 앙리 교국]의 수립을 선언합니다!"
이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그 국명은 그만뒀으면 해. 제발.
◆◇◆◇◆◇◆◇◆◇◆◇◆◇◆◇◆◇◆
사신의 신도들을 신전의 지상 1 계층에 들이고, 응대를 테나와 레오노라에게 맡겼다. 그렇게는 말해도 그다지 세세한 일까지 돌봐줄 생각은 없었고, 기본적으로는 그들은 스스로 처신하라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그렇게 물어도....."
"말씀하신대로 [신도의 정리는 그쪽이 하도록]이라고 전했을 뿐인데요......"
신전 최상계층으로 돌아온 테나와 레오노라한테서, 앞서 영상 너머로 본 시끄러운 교주ㅡㅡ아니, 시끄러운 교황의 연설에 이르게 된 경위를 들었지만, 내가 부탁한 대로의 일만 말했다고 한다. 그것이 어쩌다 국가 수립과 연결되었는지......
"그쪽은 본인한테 물어봐야 알겠지만......
단지, 이유야 어쨌든 이미 선언해버린 이상, 그렇게 간단히는 취소할 수 없다."
"알고 있어."
그리고, 국가수립을 선언하긴 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주장만 하는 상태에 불과하다. 외국에서 승인받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국가의 모습을 이루지 않은 것이다. 신전에 집도 없는 피난민에 가까운 신도가 천여 명 있을 뿐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이름은 왜 그렇게 했대?"
"[부디 알려주십시오!]라고 애원해서 가르쳐줬지만......저기, 문제가 있었나요."
걱정스레 물어보는 테나에게, 고개를 끄덕여서 대답한다.
"국명만은 바꾸고 싶어."
"어째서? 좋은 국명이 아닌가."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신도 분들한테는 이미 널리 알려졌으니, 이제와서 변경은......"
부끄럽단 말이야. 침대 위에서 굴러다닐 수준으로.
그리고, 왜 사신을 모시는 나라가 '신성'인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신도들 뿐만이 아니다. 그 녀석은 각국에도 서한을 보냈으니까."
뭐야 그 쓸데없는 행동력!?
"바로 각국에서 쳐들어오지 않으려나?"
"방심은 금물이지만, 당분간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왜? 라는 질문을 레오노라에게 보냈다.
"여기와 직접 닿아있는 곳은 폴테라 왕국이다.
전날의 일을 생각하면, 침공하는 일에는 신중해지겠지."
뭐 확실히 왕국군을 내쫓았으니, 지금 바로는 쳐들어오지 않으려나. 하지만 레오노라의 말대로 방심은 할 수 없고, 시간문제겠지만.
"일단 지상 3 계층까지는 써도 된다고 전해줘, 테나.
그리고 국가의 운영은 그 교황한테 맡기도록 하고."
"네, 알겠어요, 앙리 님."
인선이 걱정되지만, 매우 걱정되지만....... 원래부터 통솔 역이었으니, 바꿀 이유가 없다. 그리고 따로 적임자가 될 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고 보니, 레오노라는 여기에 있어도 돼?"
교황에게 지시를 하기 위해 테나가 방을 나가자 대화가 끊긴 차에, 문득 생각난 일을 입에 담는다.
여러 가지로 도와주고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녀가 '외국의 도움'을 주는 것은 신분상 위험하지 않을까.
"아, 그건 문제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곳의 동향을 주목하고 있어서, 상황을 알고 싶어 하고 있지.
당분간 머무는 대신 도와줄게."
"......고마워."
내가 감사를 표하자, 레오노라는 은색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얼굴을 약간 붉히고 딴 곳을 바라보았다.
"따, 딱히 감사를 들을 만한 건 아닌데.
나라의 지시라고 말했잖아, 스파이 같은 것이라고."
진심으로 정보를 빼낼 셈이라면 일부러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하는 건 너무한 일일까.
걱정해주는 것이 다 보인다.
"그, 그러고 보니, 사신이 되어버린 일의 영향은 파악되었나?"
"절반 정도."
식사와 배설, 그리고 수면이 필요 없어진 대신에 신앙심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은 실감했다. 수명은 모르겠지만, 아마 신족이니 늙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마력이나 스킬 레벨도 엄청나게 상승했다.
그리고 식사와 수면은 불필요하지만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활 리듬은 변하지 않았다. 내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도 사람다운 생활을 하고 싶어서다. 결코 먹고 자도 살찌지 않는 상황을 만끽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자로서의 힘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두렵기 때문에, 아직 시험해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되었어."
"뭐?"
단도와 로브 등의 저주도, 나 자신이 신족이 된 것에 의해 극복되었다. 다만 저주가 풀린 것이 아니라, 저주받은 채이지만 탈착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 올바르겠지만.
그걸 말하자, 레오노라는......
"기뻐하는 와중에 미안하지만, 이미 넌 그 모습으로 인지되어있다.
너무 의상을 바꿔도 곤란한걸."
"왜?"
"왜냐고 말해도, 신의 모습이 자주 바뀌면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 확실히, 옷을 자주 바꾸는 신이라니 들어보지 못했다.
석상 같은 걸 봐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게 보통이다.
모처럼 바꿀 수 있게 되었는데..... 난 정말 꾸밈과는 연이 없는 모양이다.
이것도 사신의 저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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