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5. 제멋대로
    2021년 12월 02일 12시 15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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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313ff/67/

     

     

     학생회실의 문이 닫히고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류디아는 자신의 약혼남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로이 님."

     

     "그래, 어떻게 된 일이냐고! 형."

     

     조용히 물어본 류디아와는 다르게, 로이의 동생인 크라우스가 기세 좋게 소파에서 일어나서 물어보았다.

     

     "무색의 그대가 방금 전의 영애라고는 듣고 있었지만, 류디아 양이 있었으면서, 언제 반할 틈이 있었어!?"

     

     "한눈에 반해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형이 한눈에, 반해......!?"

     

     "서 있는거, 피곤해졌다아."

     

     "니코. 그러니 앉아도 된다고 말했는데."

     

     "대화하는 도중이잖아요! 저기에서 조용히 하세요."

     

     옆의 이자크에게 다가가서는 불평하는 니콜라우스에게, 류디아가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류디아 양은, 괜찮아?"

     

     크라우스가 묻자, 류디아는 그 대답을 로이에게 하였다.

     

     "좋지 않아요."

     

     그리고 노려보는 눈길을 로이에게로 향한다.

     

     "저래서는, 파니 님이 저보다 우월하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요."

     

     "마력량은 원래부터 그녀 쪽이 위였다. 그리고 그녀는 노력을 성과로 바꿀 수 있는 여성이니, 의사만 결정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지금 그녀 자신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는 로이의 의견에, 류디아는 동의할 수밖에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파니 님은 충분히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그녀한테 부담을 지게 하는 조건은 불공평해요."

     

     "정말로 형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구나......"

     

     친구를 기준으로 한 불평을 듣자, 크라우스는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은 그녀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던 것인데, 그 점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아뇨, 로이 님은 소중한 친구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이 날카롭지."

     

     "그럼 그건 그렇다 치고, 도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한 거야?"

     

     "저도, 이제 여쭈어 봐도 되겠죠?"

     

     크라우스에 이어, 류디아도 로이에게 밝히라고 재촉했다.

     약혼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로이는 좋아하는 상대가 따로 있는 듯한 말투였다. 그리고 둘이서 약속했던 파혼의 조건이 갖춰졌을 때, 이미 뭔가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는 자세한 내용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밝혀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

     

     그를 위해서도 류디아를 이 자리에 부른 것이라며, 로이는 미소 지었다.

     

     "나는 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해도, 내 책무와 꿈을 버릴 셈은 조금도 없었다. 그럼 선택지는 포기하던가, 그녀가 내 앞에 오도록 만들던가다."

     

     그래서 후자를 고른 거라며, 로이는 결론을 단적으로 말했다.

     

     "그녀와 처음으로 만났을 때 얻은 정보는, 그녀의 마력이 강하다는 것, 그리고 마력이 강한 ㅈ ㅏ의 근처에 있는 수국은 그 자의 속성을 반영시킨다는 것이었다."

     

     그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마력량이 있고, 어느 정도의 범위 안에 있어야 수국이 반응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몇 년이나 같은 색으로 피는 수국이 따로 있다면 그 부근에 마력이 강한 인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먼저, 3년 이상 변하지 않고 같은 색으로 피는 수국의 조사를 시켰다. 그리고 그게 확인된 수국 근처에 사는 자의 마력량을 측정했다."

     

     로이가 3년이라고 기준을 정한 것은, 슈테파니에가 매년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그 정도일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2년뿐이라면 작년에도,라고 인식했겠지만, 3년 이상 지속되었다면 매년 그러는 일이라고 인식이 바뀔 것이다. 철이 드는 것이 세 살배기부터라고 계산한다면, 충분히 계산이 맞는다.

     

     "그 결과 마력이 강한 자를 몇 명 발견했지만, 그녀 이외에는 이미 성인이 되어있었지. 다음으로는 나 자신으로 실험해서, 속성 때문에 색이 변하는 것을 증명했다. 마침 확인하고 싶었을 때, 시기에 벗어난 수국을 조달해왔다. 그때 내가 2 속성 보유자라고 깨달았다."

     

     스스로 키워보자, 연노랑색과 보라색 수국이 피었다.

     이자크한테서 마석을 써서 수국의 색깔을 바꾸는 귀족도 있다고 들어서, 마술성에서도 같은 연구를 조금이나마 했을 거라 추측하였다. 실제로도, 마술성의 연구실 중 한 곳에서 마석을 써서 어느 정도의 마력량에 반응하는지 수치화하는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마술성의 실험 결과로, 불은 빨강, 바람은 황녹, 번개는 밝은 노랑이라고 판명되어 있어서, 희귀한 빛속성의 색을 확인하기 위해 로이가 스스로 수국을 기른 것이다. 설마 그걸로 암속성의 색을 확인할 수 있었고, 거기다 슈테파니에가 무속성일 가능성에 깨닫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필이 기뻐하며 장식해놓았던 그건가."

     

     유년기의 로이가 키웠던 수국을, 크라우스도 봤던 적이 있었다.

     그 무렵에는 형과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동생의 방에서 보았다. 여동생이 공식 굿즈라며 크게 기뻐하던 것을, 크라우스는 잘 기억하고 있었다.

     

     "모든 속성의 색이 확인되어서, 마술성에는 수국의 색이 변하는 인간의 마력량과 거리의 조사를 의뢰하였고, 나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성장에게 어떤 제안을 하였다."

     

     "아버님께.....?"

     

     그때는 아직 약혼녀 후보였던 시절의 이야기였는데.

     

     "그때, 아버님한테 어떤 제안을 했나요?"

     

     "마력량이 많은 평민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기반 다지기다."

     

     "기반, 이라면......"

     

     "마력량이 많은 자를 조기에 발견하는 제도의 확립, 그리고 그 자를 받아들일 환경의 구축. 그에 수반하는 조사기관의 신설이다."

     

     "그래서, 평민을 양자로 삼는 가문이 늘어난 거였구나."

     

     "확실히, 파니 님 이후로 점점 양자를 들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애초에, 나는 의문이었다. 마력량에 유전성이 없는 이상, 마력이 강한 평민도 마력이 약한 귀족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장래적으로는 신분이 아닌 마력에 따라서 마법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 반대도 그렇고."

     

     "그건 그렇고, 조기발견을 어떻게......"

     

     류디아의 물음에, 로이는 미소 지었다.

     

     "어린 시절부터 국화(国花)인 수국와 친근해지면, 애국심도 자라는 법 아닌가."

     

     "아~ 그래서 품평회를 하게 되었구나."

     

     "자크, 뭔가 알고 있나요?"

     

     휴식 공간 쪽을 바라본 류디아가 물어보자, 이자크는 자기가 아는 일을 이야기했다.

     

     "꽤 이전부터, 5월의 봄축제가 되면 교회에서 아이들한테 수국의 묘목을 나눠주고는 다음 달인 6월에 수국의 품평회를 하게 되었어."

     

     장마철에 외출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행사라고만 생각했었다고, 이자크가 중얼거렸다.

     

     "나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시작될 무렵에는 대상 연령에서 제외되어서 말야."

     

     "그렇게나 참가하고 싶었나요?"

     

     "글치만, 우승하면 빵 1년 분이나 줬다고."

     

     "자크......"

     

     먹을 것에만 관심을 보이는 대답에, 류디아는 어이가 없었다. 그가 참가한다 해도, 견습정원사가 우승해버리면 직권남용이 아닌가. 상품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로이는, 유쾌하다는 듯 웃음소리를 내었다.

     

     "스스로 신고해주면, 집계하기 쉬우니까."

     

     어쨌든, 마력량이 많은 자를 찾기 위한 수단이라며 일동은 납득하였다.

     

     "아. 설명할 수고를 던다는 뜻은, 이거였구나."

     

     "그래. 귀족은 평민의 일을 잘 모르니까."

     

     왜 자기가 이 자리에 동석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이자크였지만, 평민 쪽의 사정을 설명하는 역할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뭐, 그런 이유다. 그녀가 왕족의 약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생겨날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 뒤의 일은 그녀의 의지에 의한 것이고, 류디아 양과 친해진 것도 생각지 못한 우연이었다."

     

     모든 것은 도박이었다고, 로이는 말했다.

     슈테파니에가 양자 결연의 제안을 수락할지 아닌지도 그녀의 선택에 달렸었다.

     그리고 류디아의 친구들은 자신과 직접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이 되어서야 재회하게 되었다.

     

     "형이 반한 여자를 위해서 이 정도까지 했다니....."

     

     "그녀를 계기로 시기가 빨라졌지만, 난 그녀를 만나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이렇게 했을 거다."

     

     "...... 로이 님은, 정말로 파니 님을 사모하고 계신가요?"

     

     류디아의 의심하는 눈초리를, 로이는 당연하다며 받아들이며 미소 지었다.

     

     "한눈에 반했다고 말했지만, 난 아마도 슈테파니에 양이 그녀답게 살아간 끝에 이 학교에 왔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한눈에 반한 거다."

     

     처음 만났을 때는, 작과 귀여운 소녀였다.

     

     이 아이다.

     

     말도 나누지 않고, 직감적으로 느끼고는 반했다.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그 직감을 한눈에 반한다고 부른다면, 거의 외모만 알고 있기 때문에 맹목적인 판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녀와 다시 만나서, 이번에는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주거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력을 조사해서 평민인 척을 한다면 그야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로이가 원했던 것은 자신의 본모습 그대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쉽지 않은 재회에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아아 그녀다,라고 또다시 반했으니 직감을 확신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설마 인간이라고도 인식하지 않았던 점은 상당한 충격이었지만. 뭐, 오늘 정식으로 왕자인 자신인 채로 만났으니, 이제부터 사람이라고 인식한다면 문제없다.

     그녀와의 미래가 생긴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

     

     "오늘, 그녀를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기쁜 나머지 싱글벙글해하는 로이는, 16살의 소년이었다.

     

     "로이 님......"

     

     

     그런 표정을 지으면, 류디아도 두 사람을 제각각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크라우스는, 형의 나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고는 작게 놀랐다.

     

     "...... 레오는, 좋아하는 여자한테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진짜 귀찮겠어."

     

     "알고는 있었지만, 지독한 꼬맹이였네, 당신."

     

     우웩, 하면서 이자크와 니콜라우스는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각각의 감상을 늘어놓았다.

     

     "두 사람, 로이 님의 친구라면 응원 정도는 하는 게 어때요."

     

     "레오라면 알아서 할 거야."

     

     "이런 끈질기고 지독한 방법으로 함락된다면, 파니 양은 남자의 취미가 별난 거야."

     

     "그렇지 않아요!"

     

     일관되게 멋지다고 주장하는 류디아를 보며, 두 사람은 에~ 하며 난색을 드러냈다.

     그러자 로이는 소리 내어 웃었고, 다른 사람들은 움직임을 멈추고는 그를 돌아보았다.

     

     "이야, 제멋대로 해보고 볼 일이로구만."

     

     어렸을 때의 고집을 부린 결과가 이거다. 나이에 맞는 감정에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류디아 양, 나를 위해 말해줘서 고맙다. 곤란할 때는 상담해줄게."

     

     "얼마든지 해드릴게요. 설령 약혼 관계가 아니라고 해도!"

     

     파혼 후에도 친구로 있어준다는 류디아를 보고, 로이는 미소를 지었다. 이 얼마나 믿음직한 약혼녀인가.

     일단, 이라고 운을 떼어서, 모두의 눈길을 자신에게 모이도록 한다.

     

     "나 나름대로 힘내 볼 거다."

     

     로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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