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 <3장> 게임2021년 11월 11일 02시 11분 4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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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의 피리네 시점인데 겹치는 부분이 적은 듯해서 번역함.
태어났을 때부터 전생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다.
철이 들 무렵 전생의 기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마력량이 많게 태어나고 만 탓에 그걸 제어할 수 없어서. 발작처럼 마법을 발동해버리는 체질로 고생했었다. 점점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게 되고, 시녀를 포함해 한정된 사람들만 다가가게 되었다.
스스로도 자신이 기분 나쁘다고 싫어지려는 것을 구해준 사람이 오라버님이었다.
오라버님은 처음부터 내 옆에 있어도 괜찮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리고 같은 빛속성 소유자여서 그런지 곧장 마법의 효과를 깨닫고, 힘을 제어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어울려주었다. 그런 오라버님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오라버님이 바빠서 만나지 못할 때도, 거울을 보면 같은 얼굴이 있다. 자연스레 거울을 보는 습관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 얼굴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피리네 에르나 폰 로젠하임."
알고 있어. 하고 있던 여성향 게임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공략 대상의 여동생이다.
"여기, 그대의 별이야.....!"
전생의 자신이 플레이했던 여성향 게임, 그대만의 자그마한 별-Dein einziger Sternchen-의 세계로 전생해버렸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깨닫다는 것은 좀 그렇다.
"그렇구나. 이래서 피리네는 로이 오라버님을 좋아하게 된 거야."
들고 있던 거울의 저편에 있는 자신에게 말을 건다.
"피리네 님, 거울을 향해서 말씀하신 건가요."
혼자 납득하고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시녀 데레제가 의아한 듯한 목소리로 말해왔다.
"테레제, 저기저기, 대단한 일을 깨달았어!"
"무엇을 눈치채신 거지요."
"나는, 왕녀님이었어!"
테레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랬지요."
"그래서."
그런 테레제에 상관하지 않고, 보고를 이어나간다.
"내가 오라버님을 행복하게 해 줄 거야!"
".......반대가 아닐런지요?"
"상관없어~ 오라버님한테 행복을 받은 만큼 돌려줄 거야!"
전생에서도 현생에서도, 오빠한테 행복을 가득 받았다. 그러니 그걸 돌려주는 거다.
"...... 피리네 님은 꽤 단락적인 생각을 하고 계십니다만, 그 생각 자체는 훌륭하다고 생각하네요."
"글치만, 어려운 일은 잘 모르겠는걸."
칭찬 이전의 지적이 너무 엄하다면서 피리네가 삐지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짓는 테레제.
"피리네 님 답다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칭찬할 거라면 더 제대로 칭찬해줘."
찬사의 수정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오라버니를 행복하게 만들기로 결심하기는 했지만, 그 후로는 여전히 따분한 일상이었다.
자신의 마법을 사용하는 법을 찾아내면 찾아낼수록, 성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제한당했다.
그런 무렵에, 오라버니한테서 게임에서 아는 이름을 듣게 된다.
"에룬스트 가문의 정원은 정말 멋졌어. 필한테도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류디아 양이 자랑하는 것도 납득돼."
"그렇게나 훌륭한 정원이었나요. 그런데, 류디아 님은 오늘 어떤 모습이었나요?"
"소매 쪽으로 갈수록 장밋빛으로 바뀌는 흰색 기조의 드레스여서, 꽃의 요정 같았지."
여자애라서 패션이 신경 쓰이나 생각했는지, 오라버니는 물어보면 곧장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게임에서 알던 류디아와 달라서, 내심 고개를 갸웃하였다.
"그건 그렇고, 로이 오라버님...... 요즘 즐거워 보이네요."
"그래? 음...... 그럴지도 몰라. 이것도 좋은 친구를 얻은 덕택이겠지."
오라버니의 빛나는 미소가 눈부시다.
"그거 잘 됐네요. 저도 류디아 님을 언젠가 만나 뵙고 싶어요."
실제의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그녀와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는 욕구를 부채질했다.
그 탓일 것이다. 그때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것은......
"큰일 났다......"
도심지의 한 구석에서 웅크렸다. 원래라면 지면에 손을 대고 싶을 정도의 심정이었지만, 드레스와 손이 더러워져서 할 수 없다.
이대로 미아가 되어 누구한테도 발견되지 못하면 어쩌지.
"아니, 게임 본편까지는 괜찮을 거야. 하지만, 지금 이걸 벗지 않으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데......"
"너, 괜찮아?"
누군가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누구??
걱정해줬는데도 미안하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보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자신을 찾아낸 것일까.
"너, 레오의 여동생?"
그는 자신이 에룬스트 공작가 사람이라고 신원을 밝히고서, 오라버니와 관련이 있는 이유도 설명해주었다. 미아가 된 사정을 물어보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젠 괜찮아. 오빠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줄게."
오라버니를 다시 만날 수 있어.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어떻게든 참고, 소년의 등에 올라타서 안내받았다. 이름은 오라버니를 따라서 미들네임을 가르쳐줬다.
등에 업힐 때의 진동과 체온이 이상하게 안심된다.
전생에서 어렸을 때, 따돌림당하기 싫어서 오빠를 따라다녔더니 지쳐버린 끝에 걷지 못하게 되었다. 오빠는 그래서 싫었다던가, 두고 간다던가 하는 불평을 말해서 내가 울었더니, 결국 오빠가 업고 돌아가 줬던 적도 있었지.
전생의 기억은, 자신이 아니라고 알고 있어도 왠지 그립다.
그래서 그럴까, 무심코 전생의 어조가 입으로 나온 것은.
"유우카 같은 말 하지 마."
원래라면 익숙할 리가 없는 그 이름. 하지만, 정말 귀에 친숙한 이름.
사고가 일시 정지된다.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전생의.
"........... 타이치?"
"뭐? 진짜로 유우카였어??"
소년의 다리가 멈추더니 다시 부른다.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모양이다.
현실이라고 이해했더니, 오히려 이 상황에 혼란스러워졌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전생의 오빠였다니 뭐야.
엑스트라조차 아닌 타이치, 아니 이자크가 제멋대로 하겠다면, 이쪽도 전력으로 상대해주겠다.
오라버니와 합류하고 이자크와 작별할 때, 라이벌 영애 쪽 사람 같은 그에게 선전 포고했다. 그도 마찬가지로 선전포고를 해와서, 투지가 샘솟았다. 오라버니가 이자크와의 사이를 의심한 것은 큰 오산이었지만......
"로이 오라버님"
"뭔데? 필."
돌아가는 마차에서, 선물로 받은 쿠키를 먹으며 오라버님한테 말을 걸었다.
"해주지 않겠지만, 말해둘게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상담해주세요."
"왜 그래?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에요. 전 알고 있어요. 로이 오라버님이 무엇을 하려고 꾸미는지."
"꾸민다니 너무 하잖아."
오라버니는 밀랍색 눈동자를 치켜뜬 뒤 쓴웃음을 지었다. 미소 지을 뿐이고 말할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예상대로의 반응에 삐져서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상담해도 여동생인 저로서는 역부족이겠지만요!"
자고로 오빠라는 것들은 여동생한테 상담하지를 않는다. 타이치도 그랬었다. 그건 알고 있다.
"그래도, 멋대로 걱정하게 되잖아요!"
손가락을 뻗으면서 선언하자, 오라버니는 놀란 뒤에 배를 움켜잡으며 웃어제꼈다.
"하하하, 필한테는 당해낼 수 없겠어."
"정말, 저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고요!!"
내가 화냈더니 진지하게 듣고 있다고 오라버니가 대답했지만, 분명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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