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62 남자화장실에서
    2021년 10월 01일 16시 06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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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69/

     

     

     그 후 어떻게든 시체의 산더미까지 이동한 나는, 코코아와 이와타 씨의 사체를 기대어 세우듯이 나열하였다.

     그리고 바로 옆에 방치되어있던 가솔린 통을 주우며,

     

     "나무아미타불."

     

     두 사람의 사체에 가솔린을 끼얹었다.

     조금 떨어지고서 성냥에 불을 켠 후, 휙 하고 시체를 향해 투척.

     후욱 하고 불길이 일어나더니, 곧장 새하얀 연기가 두 사람의 몸에 옮겨붙었다.

     

     어둠을 비추는 불기둥이 한 마리의 마수처럼 일렁이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ㅡㅡ그럼.

     

     하며 재빨리 등을 돌렸다.

     

     ㅡㅡ일단 동생에게 사정을 설명할까.

     

     그래서 녀석이 자고 있는 종업원용 휴게실로 나아갔다.

     

     물론 그 자리에는 미하루 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태는 긴급을 요한다. 미안하지만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다.

     굳게 결심하고서 휴게실에 도착하자, 이미 그 물이 반쯤 열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의문으로 생각하면서 실내를 들여다보자, 모포에 휩싸인 채 지렁이처럼 되어있던 사람은 미하루 씨, 단 한 명. 료헤이의 모습은 없었다.

     난 조금 걱정되어서, 먼저 화장실로 가보았다.

     물이 흐르지 않는 화장실은 현재 아무런 가치도 없는 공간이지만,

     동생은 고민거리가 있을 때 자주 화장실에 틀어박히는 버릇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남자화장실에 발을 디디자......

     

     "음."

     

     좋든 싫든, 거울에 비친 고우키의 얼굴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녀는 지금 불의 마법을 제대로 받아버린 결과, 한쪽 눈이 거의 뭉개지고 만 것이다.

     

     ".............음."

     

     이런 꼴이 나버리면, 이제 그녀를 써서 사람과 만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ㅡㅡ어떻게든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같은 것을 배워야겠다.

     

     참고로 동생의 존재는 이미 확인해놓았다.

     남자 화장실의 가장 안쪽에 있는 곳에서 [으으으으으으음.......] 하는, 도시전설의 요괴같은 신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이 목소리를 들으면 울 텐데.]

     

     혼잣말을 하면서,

     

     [료헤이]

     

     일단 말을 건다.

     발소리로 누군가가 있는 것은 눈치챈 모양이다. 동생은 크게 놀란 기색도 없이,

     

     [여어, 형]

     [문 열어]

     [미안, 조금 무리]

     [왜]

     [딸치고 있어]

     

     란다.

     난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고민하고서,

     

     [고추 만지면, 안 돼. 그만해]

     

     라며 왠지 아이를 혼내는 듯한 어조로 말해버렸다.

     

     [왜냐면.....나.....나.......]

     [진정해. 무슨 일인데]

     [다 알면서. 들었잖아. 내 꼬락서니를]

     [그래......]

     [그로부터......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여러가지로 시험해봤는데......왠지 잘 안 돼. 예전엔 그렇게나 수많은 모험을 함께 해온 내 파트너가......내 귀여운 죠가......아무래도, 서지 않는다고......새하얗게 불타고 만 것처럼.....]

     

     이 녀석, 자기 고간에 닉네임을 붙여놓은 건가.

     

     [저기 형.......나, 고자가 되어버렸다고오오오오]

     

     이마에 손을 대면서.

     왠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을 깨달으면서.

     

     [뭐, 인생에는, 여러 일이, 있다. 신경쓰지 마]

     [신경쓰지 말라니......신경쓰인다고. 나, 나, 나, 나, 남자로서 한심해......]

     [남자의 승리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고]

     [정말?]

     

     대변실의 문이, 몇 센치 정도 열렸다.

     울먹이는 표정의 동생과 눈이 마주친다.

     

     [구체적으로는?]

     [싸움에서 이긴다던가, 머리가 좋다던가, 돈벌이가 좋다던가]

     [전부 자신없다고오오오오]

     

     팡 하고 문이 다시 닫힌다.

     ........정말.

     깊은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예전의 나도 지나갔던 길이었기 때문에, 동정의 마음도 크다.

     

     부쩍 야윈 동생을 화장실에서 끄집어내어ㅡㅡ이제야 본론으로 들어갔을 무렵에는 이미 자정 전의 시간.

     동생과 비슷한 정도로 야윈 얼굴이 된 나는, 이제야 요 몇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의 개요를 설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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