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47 피난소
    2021년 09월 30일 12시 00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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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54/

     

     

     

     사다리를 올라가서 바리케이트를 지나, 건너편에 얼굴을 내밀자ㅡㅡ

     

     [오옷!]

     

     동생이 눈을 부릅떴다. 나도 아마 비슷한 표정이었을 것이다.

     

     사람, 사람, 사람.

     잘도 여기까지 살아남았구나 싶을 정도의, 살아남은 인간의 무리였다.

     지금은 마침 저녁식사 준비가 시작된 참인지, 거대한 냄비와 잡다한 야채류가 운반되고 있었다. 재료를 보면 오늘밤은 카레인 듯 하다.

     

     [생존자......꽤, 있었구나~]

     [사람을 찾는다면, 저곳의 텐트에서 접수받고 있을 거다]

     

     확실히 교차로 중심에는 지휘소라고 생각되는 대형 텐트가 하나 있었다.

     장기간 체류도 고려한, 2~3십만 엔 정도나 하는 튼튼한 것이다.

     

     [알겠습니다. 감사요]

     [아니아니. 종말의 나팔이 울린 이런 때야말로ㅡㅡ서로 도와야지. 신께서 선택하시기를 기도함세]

     

     그리고 아저씨는 빠르게 십자를 그었다. 고우키의 롱소드를 보고 나서 그런 것은 아닐지.....어쨌든, 우리들의 RPG모험가 파티같은 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종말의 나팔이라.......]

     

     혼자 중얼거리는 동생과 함께, 우리들은 함석벽 바리케이트를 뒤로 하였다.

     

     [자, 움직여움직여!] [빨리 쉬는 재료부터 팍팍 쓰자!] [손이 빈 사람은 모두 도와줘!] [제대로 손을 씻고~!]

     

     어수선히 저녁식사의 준비를 하는 아줌마들을 지나친다.

     요 1주일 간, 활기찬 사람의 목소리에 굶주려있는지, 뭣하면 하루 종일 들을 수도 있을 북적거림이었다.

     

     [실례합니다~]

     

     동생이 인사를 하며 지휘소의 텐트 입구를 지나쳤다.

     그곳에는 텐트의 절반 이상을 메우는 거대한 게시판과, 사람을 찾는 전단지가 수두룩히 나열되어 있었다.

     

     [오. 새로운 사람인가]

     

     고블린을 연상시키는 자그마한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하신가. 난 요시오카다. 잘 부탁한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사키미츠 료헤이고, 이쪽은 카리바 쨩ㅡㅡ당신이 여기의 대표자입니까?]

     [대표자......아니, 난 단순한 접수원인데. 대표는 없어]

     [엥. 없습니까]

     [그래]

     [그런데도 잘도......이런 제대로 된 피난소를 만들었네요]

     [뭐, 제각각 필요한 물자를 내놓은 결과지. 여긴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있어]

     

     호오.

     

     난 안경을 고쳐쓰고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정말로 대표가 없는 집단이 성립되는 일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가.

     

     [대단해. 인간도 버릴 만한 것이 아니었군요]

     [뭐, 그렇지......그래서, 용건은?]

     [저희들,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유우키와 츠즈리라고 하는데요]

     [과연ㅡㅡ유우키와 츠즈리. 흐음]

     [들은 기억은 없슴까? 남자같은 여자와, 여자같은 남자인데......아! 남자 쪽은 최근 머리카락을 보라색으로 염색했지요! 보라색임다. 보신 적 없슴까]

     [보라색.......흠흠. 그렇게나 임팩트가 있는 모습이라면, 기억할 텐데.....안타깝게도 난 만나지 못했다]

     [그런가요. 그럼 이쪽에는 오지 않았던 건가]

     [그게, 이 가로수 길을 걸어간 것 뿐이고, 여기는 들르지 않았을지도 몰라]

     [이 피난소는 어디까지 이어져 있지요?]

     [이곳의 길은 항공공원역까지 계속, 캠프촌이 되어있지]

     [진짜임까. 1km가까이나?]

     [그래]

     

     거기까지 말을 듣고서, 맵 기능을 켰다.

     

     "................."

     

     과연. 확실히 이 부근의 좀비는 깨긋이 청소되어있다.

     하지만, 내 시점으로 말하자면ㅡㅡ조금 '좀비'의 습격에 약한 기분이 든다.

     적어도 항공공원에서 도코로자와 통신기지로 피난소를 옮기면 조금 더 지키기 쉬울텐데.

     

     [어쩔 수 없나ㅡㅡ어이 형.......형을 좋아하는 카리바 쨩. 돌아갈 때는 그 길을 통하면서 나아가자. 그래서 쇼핑센터로 돌아가는 루트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 혹시 두 사람, 여길 나갈 셈인가?]

     [예]

     [적어도 저녁식사는 먹고 가지 그래]

     [죄송하지만, 어두워지면 걱정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그런가. 뭐, 사람마다 사정이 있으니]

     

     그리 말하면서, 동생의 입가가 약간 올라가 있음을 눈치챘다.

     그야 뭐 미인이 만들어주는 요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여기서 먹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 후, 우리들은 느티나무가 늘어선 길을,

     

     [죄송합니다~ 보라색 머리의 여자 못 보셨습니까~!]

     

     라고 말을 걸면서 나아갔다.

     추운 밤을 대비해서인지, 곳곳에 기름 난로가 배치되어있는 4차선의 도로(화물운송을 위한 차도 몇 대 달리고 있었다)를 걷고 있자.......

     

     우연인지. 아니면 필연인지.

     

     매우 평범한 행인같은 표정을 지으며, 한 소녀가 걷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새하얀 머리카락은ㅡㅡ사람들 사이에 섞여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 세상을 이런 꼴로 만든 원흉인 소녀.

     

     아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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