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42 성가신 선객
    2021년 09월 30일 05시 18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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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49/

     

     

     

     그 여자는 괴이한 표정을 띄우면서 천천히 나타났다.

     마치 '티비 보고 있었는데 방해하지 마' 라고 말하는 것처럼.

     

     [저기......뭔가요......?]

     

     나이는 20대 후반일까. 꽤 신경질적인 모습이다.

     언제 잘랐는지 모를 머리 모양.

     둥근 눈밑에는 다크서클.

     볼에 있는 무수한 긁은 흉터에다, 구입한지 몇 년 이상은 되었다고 생각되는 셔츠와 스웨터.

     난 내심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건 좋지 않지만, 이 사람은 아마 '겉모습'이 그 성격의 태반을 드러내고 있다고.

     

     세 미녀를 본 뒤라서 더욱 그렇게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동생이 먼저 친근하게 한손을 들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료헤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저, 저는......이와타인데요]

     

     이와타라고 소개한 여자는, 파충류같은 몸짓으로 료헤이와 고우키를 멀뚱멀뚱 바라본 뒤,

     

     [그래서......뭔데요?]

     [아. 여기의 물자가 필요한데 조금 나눠줄 수 없나 생각해서]

     [나눠?]

     

     여자는 조금 눈썹을 찡그리면서,

     

     [아~.......그렇게는 못하겠는데요]

     [음? 못해?]

     [예. 이 가게의 것은 전부 제가 사버렸으니까요]

     

     잠시, 동생은 입을 떡 벌리고는,

     

     [샀다? 그래요? 1층도 2층도 전부?]

     [예]

     [.......엄청난 갑부잖아]

     [뭐가 문제라도? 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나요?]

     [그야......]

     

     시선을 방황시키면서, 동생은 [솔직히 그렇잖아요?] 라는 말을 삼켰다.

     

     [그럼 일단, 물자를 조금 나눠주지 않을래요? 일부라도 좋으니]

     [뭐어? 다, 다, 당연히 안 되지. 영문을 모르겠어]

     [저기. 그럼 이쪽도 돈은 지불할테니]

     [돈의 문제가 아니잖아!]

     

     그것은, PC를 너머로 사태를 바라보고 있던 나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앙칼진 목소리였다.

     

     [아니면 뭐? 당신, 남의 소유물을 훔치겠다는 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그럴 셈입니다. 만일 소유자가 아무도 없다면의 이야기지만]

     [최악! 범죄자! 영문을 모르겠어!]

     

     이와타 씨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이를 드러냈다.

     

     [이제 돌아가! 경찰 부른다!]

     [경찰은......이제 작동하고 있지 않아요. 그러니 우리들, 서로서로 도와야]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왜? 왜 내가 처음 보는 녀석과 서로 도와야 하는 거야]

     [음. ........으음~.......]

     

     사람 좋은 동생은, 그 의견이 매우 신선하게 들렸던 모양이다.

     '왜 타인에게 친절해야 하는가?'

     듣고 보면. 뭐 난제이기는 하다.

     

     [그야 그 쪽이 모두 싱글벙글 웃을 수 있고 기분 좋으니까?]

     [뭐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모르.......모르는 겁니까. 그렇습니까]

     

     완전히 곤란한 표정의 료헤이가, 도움을 요청하려는 듯 이쪽을 보았다.

     PC앞에서의 나는 미간을 문지르고 있었다.

     

     어떻게 발언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

     

     [아, 하지만 우리들, 이 부근의 좀비는 처리했는데, 그 보수라는 걸로 하는 건?]

     [알까보냐! 너희들이 멋대로 한 일이잖아]

     [...... 그렇죠~ 하하하]

     [뭐야? 뭐야 너? 왜 웃어? 재밌어? 우스워? 내가?]

     [아뇨, 절대 그럴 셈은]

     [그럼, 무슨 셈이냐고]

     [저기......이와타 씨. 힘든 상황이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걸 어떻게든 좀. 애초에, 이렇게나 많은 물자를 독점한다 해도 다 쓸 수도 없잖아요?]

     

     필사적으로 설득을 시도하는 동생이었지만, 오히려 그녀는 풀썩 쓰러져서 이마를 바닥에 대었다.

     

     [죄송해요...... 여기에는 아무것도, 줄 수 있는 것이 없어요......]

     

     그리고 헤드셋의 음량을 올리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이어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괴롭힘만 당했습니다. 못생기고 공부도 못한다며, 남자들한테 바보취급 당했단 말이에요. 부모도 계속 무시해왔습니다. 가난한 집이었어요. 집에는 항상 바퀴벌레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싸움만 해왔어요. 전 이 나이까지 계속 무직이어서, 내일의 먹을 거리도 전혀 없는 인생이었어요. 저한테서 아무것도 빼앗지 말아주세요]

     

     그 긴 대사는 왠지 염불을 연상시켰다.

     

     과연, 약하다는 것은 죄인가.

     이런 때가 아니면, 꽤 생각하기 어려운 문제다.

     나의 결론은 명백했다.

     

     ㅡㅡ죄가 아니다.

     

     약한 것도, 무식한 것도.

     

     또 한편으로, 난 이렇게도 생각했다. 요구를 거절하는 방법으로서,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방법은 꽤 쓸만하겠다고.

     참을성 좋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동생은,

     

     [저기.....이와타 씨, 조금 모순되어 있다구요. 가난했다면, 이곳의 물자를 모두 사들이지 못했을ㅡㅡ]

     

     동시에, 그녀의 얼굴이 홱 들렸다.

     그 표정은 분노로 물들어있었다.

     

     [알까보냐! 내 남편은 '크로스로드'의 사장이었다! 그러니 이곳의 물건은 전부 내 것이다!]

     

     그런 것 치고는, 약지에 빛나는 것이 없다만.

     

     [저기.....진정하세요, 당신, 말하는 것이 뒤죽박죽이어서.....]

     [너무 쪼잔하게 말하면, 이쪽도 생각이 있어]

     

     여자는 재빨리 달려서 멀어지나 생각하자.....곧장 비닐포장을 뜯으며 식칼을 꺼내들었다.

     

     [우왓. 잠깐! 위험하다구요]

     [찌른다! 찌른다! 찌른다! 사라져!]

     

     침을 튀기며, 여자는 식칼을 역수로 들었다. 난 만일을 위해 재빨리 고우키를 앞으로 내세웠다.

     동생은 자신보다 키가 낮은 여자의 뒤에 숨으면서,

     

     [방금 전의 좀비퇴치, 봤잖아요. 이 애는 호전적이라구요!]

     [알까보냐! 죽어, 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

     

     잠시, 동생과 눈을 마주친다.

     이건 아무래도 가망 없음, 이라는 상황이다. 돌아가서 작전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에 저기. 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돌아갈 테니까요......하지만]

     

     다음에 할 말을 잠시 고민하는 모양이었지만,

     

     [하지만 만일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우리들 꽤 도움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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