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카리바 고우키2021년 09월 29일 04시 51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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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지금부터 십여 분 정도 전.
강한 '좀비' 개체를 찾아서, 수풀 속에서 길거리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음?"
걸어다니는 좀비들 속에서, 한 마리 기묘한 개체를 발견했다.
더욱이, 그 얼굴이 아는 것임을 눈치채고,
"세상에."
난 무심코 심장을 꽉 움켜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창백한 피부와, 왠지 슬퍼하는 표정의 그 좀비의 얼굴을ㅡㅡ본 적이 있었던 것이다.
카리바 고우키(狩場豪姫).
고딩 시절의 동창생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녀와 직접적인 교류는 적었다. 고우키는 나같은 자와는 정반대인, 이른바 반의 중심적인물이며 모두의 무드메이커였다.
약간 어린 체격과 성격인 그녀였지만, 그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미모 때문에 숨은 팬도 많았다고 들었다.
ㅡㅡ이 부근에 살고 있다고는 들었지만......아니, 그보다도.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현재 그녀의 복장에 눈길이 갔다.
고우키는 지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다시 말해 알몸이었던 것이다.
알몸 좀비.
그 부도덕한 단어에, 무심코 침을 삼켰다.
하지만 왜?
어째서?
무슨 일이 일어나야 저런 심한 상태가 되지?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은 기분도 있었다.
어쨌든, 그녀의 신변에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그 결과 현재 알몸의 좀비가 되어 길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저 모습으로는......다른 좀비한테 발견되면 바로 죽겠는데."
나는 잠시 생각하고서, 지금 조작하고 있는 여자 좀비를 움직여서 적당한 돌멩이를 주웠다.
그리고 그것을, 고우키만 알아챌 수 있도록 조심스레 던졌다.
[으으으으으............아? 아아아아아아아.......]
돌멩이를 눈치챈 그녀가,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다시 한번 돌멩이를 휙.
[아아아, 아, 아, 아, 아.......]
이걸 반복하여, 그녀가 다른 좀비들의 사각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한 뒤ㅡㅡESC키를 눌러서 고우키를 제어하에 두었다.
"좋아."
휴 하고 한숨.
그렇다고해서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가능하다면 사지 멀쩡하게 그녀를 우리 집으로 안내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고우키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었던 것은 아니지만ㅡㅡ누구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그녀에게는 몇 차례 신세진 적이 있었다.
"그건 그렇고......"
도로의 반사경으로 고우키의 몸을 확인해보니, 좀비에 물린 자국이 하나도 없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
아니면 세상을 비관해서ㅡㅡ스스로 좀비의 체액을 마신 것일지도.
자신의 아름다운 몸이 상처가 나는 것을 우려해서.
그렇다고 한다면, 진짜 바보같다.
그녀는......괜찮은 사람이었는데.
▼
"어쨌든 제대로 된 무기만 있으면 다섯 마리 정도의 좀비는 바로 처리할 수 있다. 넌 일단 내 제어하에 있는 좀비한테 무기를 건네주는 걸 우선으로 생각해."
"그래......"
"물론 네 역할에도 기대하고 있어. 적당히 소란을 피워서 제대로 눈앞의 좀비를 붙잡아두는 거다."
"어, 어어......"
료헤이는 조금 시선을 떨구고서,
"하지만 만일 녀석들이 손에 닿을 것 같으면......."
"우리 집의 담장 높이를 잊은 거냐. 3.5미터나 되니, 녀석들의 손은 닿지 않아."
"점프할지도."
"그런 좀비는 본 적이 없어."
내가 조작하는 좀비는 다르지만.
".......어이 료헤이. 정말 괜찮은 거냐?"
"응? 어어."
동생의 표정에는 한순간 '공포'라는 두 글자가 새겨졌지만ㅡㅡ억지를 부리고 있는지, 그 이상의 한심한 말은 하지 않았다.
"건넬 무기는.......그래. 저 삽이 좋겠다. 전시하에서도 무기로 쓰였다고 하니."
"알았어."
"잘 들어. 주변에서 뿅뿅 뛰고 있는 알몸의 여자 좀비가 아군이다. 그 녀석한테 무기를 던지라고."
"아, 알몸녀?"
그리고 눈썹을 약간 찌푸리면서,
"........알았어."
▼
그로부터 5분도 지나지 않아, 동생은 준비를 갖추고 제자리에 들어섰다.
난 그 모습을 PC모니터상의 카리바 고우키 시점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도로 앞에 보이는 우리 집.......의 담장 위에, 불건전해보이는 얼굴을 한 남자 한 명이 섰다.
그는 먼저 삽을 양손으로 치켜들고 뭐라고 외쳤다.
"~~~~~ッ! ××××! ×××××! ×××!"
입의 움직임으로 알 수 있다.
아마 '니 애미 좀비' 라는 부류일 터.
그러자, 그 부근에 있던 좀비가 단번에 그쪽을 돌아보았다. 아니면 모두 어머니를 욕한 것에 화난 것일지도 모른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여기까지 들려오는 절규와 함께 녀석들이 손을 들었다.
닿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녀석들은 눈앞의 신선한 고기에 눈길을 빼앗겼다.
"좋아. 잘한다."
재빨리 시프트 키를 누르면서 전진. 고우키는 알몸이었지만, 고딩 시절에는 스포츠 만능이었던 점도 있어서 움직임은 빨랐다. 난 그대로 우리 집 앞으로 이동하여 스페이스키를 연타. 동생에게 신호를 보냈다.
예상 외의 일이 일어난 것은 그 때였다.
[와.......와아아아아아.......떠! 떨어져, 어이!]
동생의 비명이 들려온 것은.
보아하니 그 바보, 발치에 모인 좀비한테 삽을 붙잡혔다. 아무래도 욕심을 부려서 한방 먹여주려다 붙잡힌 모양이다.
[젠장, 젠장, 젠장.......]
ㅡㅡ뭐하는 거냐.
ㅡㅡ그딴 거 그냥 줘버리면 되잖아.
ㅡㅡ무기라면 그 외에도 있잖아.
하지만, 항아리 속의 먹이가 너무 탐났던 나머지 손이 빠지지 않게 되어버린 원숭이처럼, 지금의 동생에게 있어서는 '무기는 주고 말지'라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양이다.
"바보 녀석. 운빨 게임만 하니까 사고력이 떨어진 거다!"
직접 알려줄까 생각했지만, 곤란하게도 내 방은 게임방송에 특화된 완전방음이다. 얼마 전에 고정시킨 창도 그리 간단시히는 열 수 없게 되어있다.
어쩌지.............이대로 내버려두면, 동생까지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
내가 즉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젠장. 이쪽으로 돌아봐!"
동생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좀비한테, 근처의 돌멩이를 던졌다.
그러자 다섯 마리의 좀비의 목이 빙글 하고 일제히 이쪽을 보고서......
반짝반짝 거리는 유리구슬같은 안구와 눈이 마주쳤다.
그 때, 난 확실하게 열 개의 눈알이 욕망의 빛으로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다.
녀석들은 물론, 손이 닿지 않는 생고기보다 이쪽을 우선한다.
ㅡㅡ할 수 밖에 없나.
각오를 다지고, 작게 중얼거렸다.
"부탁한다, 카리바 고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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