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25 깨어남
    2021년 09월 28일 21시 38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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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432/

     

     

     

     "어이......."

     

     몸이 서늘하다.

     일어날 수 없다.

     

     "어이! 정신차려, 형.......어이! 형!"

     

     동생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잠깐 있어봐......"

     

     그리고 뭔가의 액체가 입안에 흘러들자......목에 불타는 듯한 알콜의 열기를 느꼈다.

     

     "큭, 쿨럭.......쿨럭......!"

     

     그 정체가 브랜디라고 깨닫고, 난 반사적으로 기침을 했다.

     하지만 불쾌하지는 않다.

     온몸에 불이 들어온 것처럼 에너지가 흘러들어와서는, 마치 기계에 가솔린을 넣은 것처럼 내 몸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오, 오오...... 일어났어......다행이다."

     

     료헤이가 매우 안도하고 있는 모습을 무시하고서, 난 야수처럼 병나발을 불었다. 너무 배고팠던 나머지 미각이 이상하게 민감해져서, 정수리를 때리는 것처럼 찌릿한 향기가 기분 좋았다.

     

     ㅡㅡ이 녀석은 셜록홈즈를 읽었던 적이 있었으니, 브랜디를 정신차리게 하는데 쓸 거라 생각했다.

     

     안심하고서, 바로 옆에 장바구니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난 브랜디의 술병을 기울여서, 물처럼 꿀꺽꿀꺽 들이켰다.

     

     "어이 형, 설명하라고. 이 먹을 것은 도대체 뭐야......?"

     "잠시만 기다려."

     "그, 그래."

     

     재빨리 세면대로 가서 알콜 소독용 스프레이를 들고 2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장바구니의 내용물에 순서대로 뿌리면서 입안에 쑤셔넣었다.

     아무래도 내던진 충격으로 못쓰게 된 식량은 거의 없는 모양이다. 운좋게 부드러운 흙 위에 착지해서 그런가.

     

     "어, 어이! 그런, 누가 들고 왔는지도 모르는 걸......형답지 않다고."

     "안심해. 출처는 확실하다. 너도 좀 먹어."

     "그, 그래?"

     "그 대신, 일단 포장을 소독하고 나서다."

     

     아웃브레이크 직후에 했던 와이드쇼에서 '좀비독은 직접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했었지만, 만일을 위해서다.

     동생은 쭈뼛거리면서도 카레라이스를 입으로 옮겼다.

     

     "맛있다. 맛있어. 맛나......."

     "또 먹어도 돼."

     

     그걸 반쯤 먹었을 즈음에,

     

     "하지만 형, 정말 괜찮을까, 이거. 누군가가 준 선물이야?"

     "뭐 그런 거다."

     

     그렇게 말하면서, 난 조심스레 포장을 벗긴 삼각김밥을 깨물었다.

     아직 에너지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쉬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참고로, 난 어느 정도 잠들어있었지?"

     "음......30분 정도?"

     "30분."

     

     세상에, 그렇게나.

     마당에 나가서 장바구니를 들고 와서 그 중에서 브랜디를 꺼내들고 내 입에 흘려넣을 때까지가 30분.

     동생의 무능함에 낙담함과 동시에, 자신의 한심함에 두통을 느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형을 아무리 흔들어도 전혀 일어나지 않아서 죽은 줄 알았다고."

     

     그에 대답하지 않은 채, 내 방의 의자에 앉아서 PC를 켰다.

     

     "어이어이. 이런 때까지 게임이냐고......!"

     

     동생의 어이없어하는 목소리는 무시했다. 화면상에 표시된 시점ㅡㅡ좀비들의 배치를 시급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음."

     

     상황이 꽤 나빠졌음을 눈치챘다.

     대기상태에 있는 좀비는 지도상에서 녹색 점으로 표시되지만ㅡㅡ집 근처에 있어야 할 경찰 좀비를 나타내는 표시가 사라진 것이다.

     그 대신, 그가 있던 주위에 다섯 개의 붉은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 총성을 들은 좀비 무리가 경찰 좀비를 쓰러트린 모양이다.

     

     "젠장......"

     

     불쌍하게도, 라는 생각이 강했다. 내가 더 똑부러졌다면, 그 녀석은 조금 더 오래살았을(?) 텐데.

     

     "형......진짜 괜찮은 거야? .......머리라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거의 미친놈을 바라보는 듯한 눈길을 주는 동생.

     설명하기가 아득해서, 난 잠시 눈을 감았다.

     

     미간을 문지르면서, 안경을 척 하니 고쳐쓴 뒤에 커다랗게 한숨.

     

     "아니, 문제없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잃었을 뿐이다."

     "뭐야 게임이었냐고. 뭘 그런 것 갖고!"

     "하지만 말이다, 료헤이. 이래뵈어도 일단 우리들의 생활을 좌우하는 사태다."

     "뭐어?"

     

     이 이상 동생을 불안하게 두어도 무의미할 것이다.

     난 말해줘도 무난한 부분만 골라서 사실을 전달하기로 했다.

     

    ・신과 같은 힘을 가진 소녀와 만났던 것.

    ・그녀가 마법의 힘을 부여해줬다는 것.

    ・그 대가로 평생 집에서 나갈 수 없게 된 것.

    ・마법의 힘을 써서, 편의점에서 장바구니를 가져오게 한 것.

     

     일단 그가 한번 좀비화되었다가 소생했다는 일은 숨겨둔다. 말해서 좋을 일은 전혀 없다.

     모두 말하자, 동생은 (적어도 표면상으론) 믿어주었다.

     

     "헐~ 좀비에다, 여신님에다, 마법의 힘이라....."

     

     그는 멍하게 천장을 바라본 후,

     

     ".......그렇다는 말은......결국......"

     

     오도카니 중얼거린다.

     

     "지금 인류를 덮치고 있는 이 현상은.......왜 그런 거야?'

     "몰라."

     

     일단 개인적인 견해는 있지만, 그에 관해서는 언급을 자제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ㅡㅡ우리들은 살아가야만 한다는 거다. 그렇지?"

     

     그러자 동생은 미간에 깊은 주름을 만들며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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