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00 평상운전
    2021년 09월 01일 07시 24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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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530cy/206/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승부의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어? 진짜루?' 할 정도로 사람들이 학교 내에 모여드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아마 어림잡아 천 명 정도는 되지 않으려나?

     

     "저기.....린네 씨."

     "응?"

     "저, 듣지 못했는데요. 이렇게나 관객들이 모여든다고는."

     "뭐, 어쩔 수 없지. 진짜 초인들의 프로레슬링이잖아. 이 부근에 사는 사람이라면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보러오겠지."

     

     이건 안 돼, 배가 아파와.

     

     "뭐야 쫄은 거야?"

     "사실을 말하자면, ......조금."

     "그럼, 손을 잡아줄까."

     "놀리지 말아주세요."

     

     두 사람의 대화를 무표정하게 듣고 있던 츠즈리 씨는,

     

     "이 승부의 결과는 이곳의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쳐요. 오락 이상의 의미가 있는 거죠."

     

     결투장의 장소는 운동장의 한 곳ㅡㅡ지금은 휴경 중인 밭을 쓰기로 되었습니다.

     약간 걷기 어렵지만......뭐, 이 정도가 좋습니다.

     지면을 구르게 될 때 대미지가 적어서 좋겠지요.

     

     주변을 둘러보자, 학교 안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맨션의 옥상에서도 쌍안경을 들고 바라보는 사람의 무리가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은 타 커뮤니티의 사람들도 모여든 모양입니다.

     진저리를 치고 싶은 기분이 되자, 생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사사키 선생이 나타났습니다.

     

     "여어."

     "......안녕하세요."

     

     대충 대답해주자, 개구리같은 표정의 그 사람은

     

     "ㅡㅡ이렇게나 성황이라면, 가끔씩 이런 행사를 열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는데,"

     

     라며 이쪽의 기분도 모른 채 희희낙락합니다.

     뭐랄까.

     이 아저씨만은 '종말' 전과 변함없이 평상운전을 이어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말도 안 돼요. .......저는 이런 거 진짜 싫어해서 부활동에 접근도 안 했을 정도라구요."

     "뭐, 부활동은 매년 신입생을 위한 연설도 해야하니."

     "그래요 그거. 모두의 앞에서 아침인사를 해야만 하잖아요."

     "그 날만 학교를 쉬면 되잖아."

     "전 무리예요. 분위기에 약한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싸우는 게 싫은 건가."

     "뭐 그런 느낌이죠."

     

     선생은 흥 하고 콧김을 내뿜고는

     

     "그럼 일부러 져도 된다고."

     "엥."

     "어제ㅡㅡ야쿠 긴스케 씨와 함께 식사했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더군. 조금 기묘한 점은 있지만, 뭐 '너희들' 은 대체로 이상하니 그 정도면 나은 편이겠지."

     "그런가요."

     "그러니까, 너는 져도 돼."

     

     물론, 옆에는 츠즈리 씨와 린네 씨도 있습니다.

     그녀들이라면 지금의 말에 반론할지도 모르는데, 둘 다 가만히 있네요.

     아무래도 사사키 선생의 말을 전면적으로 믿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네가 지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어째서요?"

     "후회할 테니까."

     "할까요......후회."

     "흠."

     

     사사키 선생은 깊은 신음소리를 내었습니다.

     

     "뭐 어떻게 굴러가도 큰 문제는 안 될 거다. 편하게 해라."

     

     편하게......?

     

     "그런데 너ㅡㅡ결혼할 생각은 없냐?"

     "네?"

     "사실을 말하자면, 네가 기억상실이 되었다고 들은 적지 않은 남자들이 신랑이 되겠다며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는 약간 놀랄만한 이름도 있는데......어때? 만일 네가 원한다면 몇 명 소개시켜줄 수 있다."

     "저기, 저......"

     

     그렇게 말해도.

     

     "그 사람들은, 기억을 잃기 전 저의......"

     "그래. 널 은인이라며 떠받드는 녀석들이다."

     "으엑."

     "하지만, 지금은 여자 혼자 살아가기 어렵다ㅡㅡ만일 네가 져서 스킬을 전부 빼앗기는 것을 원한다면 그렇겠지만."

     "......뭔가요? 협박할 셈인가요?"

     "협박? 좋은 남자를 소개시켜주려는 것이, 왜 협박이 되지?"

     

     ......이 아저씨.

     

     "전, 고독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소원인데요."

     "세상에. 그럼 억지로라도 강해져야겠구만."

     ".......왜요."

     "요즘은, 너 정도의 기량을 가진 소녀를 내버려 둘 정도로 느슨한 시대가 아니라는 거다."

     

     그 때, 꽤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린네 씨가 끼여들었습니다.

     

     "아~ 맞다맞다. 나도 힘을 손에 넣기 전까지는, 강간당할 뻔한 적이 있었어."

     "진짜?"

     

     그보다, 그거 농담조로 이야기할만한 건가?

     위험하지 않아?

     

     "응. ㅡㅡ이 부근은 치안이 좋지만, 벽 바깥은 역시 여러가지로 좀 그래."

     

     으, 으음......

     

     "아, 그러고 보니 그 가면남, 너를 '귀여워' 라고 말했다고......그 사람이 만일 '그것' 을 원한다면, 우리들도 널 내어줄 수 밖에 없을지도오?"

     

     그건......성가신데.

     

     저는 머리를 싸맸습니다.

     아니 뭐, 이 정도의 도발에 가볍게 넘어갈 셈은 없지만요.

     

     그보다 저는, 애초에 이 사람들이 뭐라뭐라 말하기 전부터 이길 생각이었다구요. 정말로.

     

     "슬슬 시작한다."

     

     사사키 선생이 그렇게 고하자, 저는 튀어오르는 것처럼 일어섰습니다.

     

     "뭐, 힘내. 난 무슨 일이 생겨도 네 편이다."

     

     뒷쪽에서 아저씨의 기쁘지 않은 응원이 들렸습니다.

     왠지 뺨 부근에 근질거리는 가려움이 느껴집니다.

     

     "그거 감사."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난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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